기본적으로 사람마다 선호하는 세팅과 플레이가 다르며
심지어 레이드의 특성에 따라 빌드의 장단이 엇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드는 중갑착용을 필수라고 말하며
채용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기본적으로 형성되어있죠.
사람들마다 생각은 다양하겠지만,
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1. 중갑 끼는걸 권장하는 구간이 중갑을 빼도 할만한 구간보다 더 길다.
마치 최마증을 집중&단심룬, 음식, 마나 옵션 팔찌로
일정 수준 대체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야기에요.
저 세 가지 마나회복 요소를 전부 갖춘다면
최마증 만큼의 마나 여유를 갖추지는 않더라도
최마증을 빼도 나름 할만해집니다.
하지만 저기서 하나라도 빠진다면 조건에 따라 마나가 마르기 쉽죠.
즉, 1415부터 맞춰서 올라간다고 하면
극신이 최마증을 빼고 3333~33333을 맞춰봐야
그 세팅이 빛을 보는 것은 사실상 1490부터라는 겁니다.

중갑도 마찬가지에요.
충분한 방품작, 살다보 침거숲 풀각 등
방어력과 체력을 갖출 수 있는 다른 수단을 갖춘다면
중갑을 빼고 다른 각인을 채용해도 안정적인 서포팅이 가능합니다.
혹은 고대구간으로 넘어가서 중갑을 1~2만 줘도 되구요.

하지만 이런 것이 다갖춰진 구간은 대체 어디서부터이며
전체 바드 중에 얼마나 해당되는 이야기일까요?
게다가 그 구간까지 올라간 바드는
중갑을 빼도 될지 안될지 스스로 판단을 할 수준입니다.

중갑이 왜 필요한지 다른 유저에게 물어보는 정도의
템렙과 직업 이해도를 가진 유저에게는
우선 중갑 3을 끼라고 권장하는 것이 맞다고 보네요.




 2. 중갑으로 챙겨지는 세이브 기회는 생각보다 크다.
물론 중갑을 빼고 안맞으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냐?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을거에요.
특히 중갑을 빼도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논지는 이렇습니다.

*"원한, 저받도 딜러가 죽어서 노쓸모 각인이 됨에도 불구하고
뉴비 딜러들에게조차 무조건 끼고다니면서
몹 패턴에 숙련하도록 강요하는 분위기인데,
왜 바드는 구동, 전문의, 급타, 폭전 등의 서포팅 각인들이 있는데도
굳이 중갑을 우선시 하려고 하냐?
서포터가 충분히 숙련되면 해결될 일이 아니냐?"

먼저, 중갑이 좋고 튼튼하다보니 지나치게 대충 플레이하는 경향이 생기고
선클하는 다른 딜러에 비해서
레이드 한번의 경험으로 올라가는 패턴 숙련도가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더 나아가 이런 요인+랏서폿 문제 때문에
애매한 숙련도임에도 빡숙 팟을 가서 대충하는 서폿이 생기고
이로 인해 중갑 때문에 대충한다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음은 충분히 동의합니다.

열심히 하려는 저조차도 컨디션에 따라
이거 딜러했으면 진작 죽었겠다 싶은
민망하고 파티원에게 죄송스러운 상황을 겪으니까요.

아마, 제가 언급한 상황들을 딜러들이 자주 겪었기 때문에
해당 논지를 바탕으로로 중갑 바드에 대해
포션 아끼려고한다, 똥손이라서가는건데 숨기지마라,
숙련도 부족인데 말이 많다
라고 욕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해당 주장에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파티원을 세이브 할 때 "유리"해진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세이브는
같이 맞아주면서 쉴드 거는 것 이외에도
알고 구슬먹기
비아키스 대신 잡혀주기
쿠크 카드, 훌라후프, 공굴리기 몸박
아브 각종 장판, 구슬 대신 받아주기 등이 있습니다.

물론, 중갑이 없다고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세이브에 필요한 피지컬이나 숙련도가 줄어들거나
특정 스킬을 쓰지 않고도 세이브가 되거나
더 적은 체력으로도 동일한 세이브가 가능해지는거죠.
이런 부분이 하나하나 모여서
다른 상황에서 파티원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세이브를 더 쉽게, 자주 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중갑이 없어도 세이브가 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중
윈오뮤나 광시곡같은 바드의 스킬을 언급하면서
그런 스킬을 활용하면 중갑이 없어도 충분히 세이브가 가능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냥 숙련도 문제 아니냐
라는 의견을 피력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런 스킬을 덜쓰고도 아군을 도울 수 있다면
그 스킬을 나중에 다시 아군이 받을 데미지를 흡수하는데 쓸 수 있잖아요?
즉 중갑으로 서포팅의 기회, 세이브의 기회를 늘리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딜러도 정흡 등의 유틸 각인을 들면
딜 기회가 더 늘어나니 좋은데
딜러는 싫어서 정흡 안가는거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언급하겠습니다.

(2). 중갑만큼 서포팅 기회를 늘리는 고효율의 서포팅 각인이 잘 없다.
바드는 낮은 기초 체방을 제외하면
깡통이 말도 안되게 좋은 캐릭터이다보니
각인 각절에, 트포작, 필보카드 정도만 해도
서포팅 효율이 미친듯이 올라갑니다.
물론 노 패널티 쉴드/힐량 +24%, 조건부 +36%인 전문의 또한
말도 안되게 좋은 각인이긴해요.
하지만 그 전문의도 쿠크~아브 정도 올라가야 체감이 뚜렷해지지
그 이전까지는 깡통 깡패인 바드가 체방을 더 챙겨서
세이브 기회를 더 자주, 많이 가지는 것 자체가 이득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전문의조차 이러한데 다른 서포팅 각인은 오죽할까요.

딜러는 정흡을 가는 대신,
서포터의 갈망4세트 효과로 공이속을 일정 부분 확보하고
딜 각인으로 딜을 챙기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바드는 체방을 올려서 생존을 확보하는 것 보다
상대적으로 더 좋은 서포팅 각인이 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히려, 딜러가 정흡을 포기하는 만큼 생존해서
4~6갈망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을 뿐이죠.


물론 중갑을 빼고도 일정 수준의 세팅이나
일정 수준의 숙련도가 갖추어지면 세이브가 충분히 가능해요.
그렇게 세팅하는 것도, 그렇게 플레이하는 것도 전부 자유입니다.

다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대충 하는 중갑 바드에게 안좋은 인식을 가지기 쉬운 것은
저도 충분히 동의하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만,
해당 경험을 바탕으로 중갑을 끼는 바드 전체에 대해
숙련도의 문제라고 일반화 하는 것은 삼가주셨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중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때 꼭 나오는 패턴이
먼저 중갑 없이도 세이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밑밥을 깔고
그 다음에 어김없이 튀어나오는게
회복약 아끼려고, 똥손이라서, 숙련도가 부족해서,
날먹이라서 같은 이야기거든요.

아까 어느 누가 중갑 바드 이야기만 나오면
이악물고 쉴드친다고 자게에서 이야기하던데
저 패턴이 지긋지긋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말 나오는 방식이 뻔하거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사실 사족을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는" 무품, 무강, 카드작, 보석작 등으로 딜이 넘치는 딜러라면
각인에 저받 대신 중갑 있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식 때문에 그렇게 되기는 힘들다보니
딜러분들은 무강, 무품, 보석작을 해두고 살다보 침거숲을 끼거나
방품을 통해 생존을 더 확보하고, 숙련도를 높이시죠.
저는 그런 인식이 지나치게 퍼져있는 것 또한 안타깝다고 생각해요.
RPG 게임에서 어느 클래스나 인식으로 고통받는 부분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