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의 기본은 성장과 그로 인한 성취감인데
이게 반드시 수직적인 성장일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수직적 성장 모델이 채용돼서
기존 게임들에 발생하던 문제를 해결하질 못함.

복싱을 입문한 A가 있는데 복싱을 배우는게 튜토리얼.
프로가 되는 과정이 렙업단계.
프로가 되면 만렙.
네임드 선수나 랭커가 되면 고인물이라 치겠음.

뒤늦게 복싱 입문한 B도 프로가 되었는데
A와 B는 모두 같은 라이트급임.
B가 이제 막 프로가 된 애송이인데
A와 경기해서 이길 확률은 경험, 스킬 등의 차이로
아주 낮지만 절대 극복할 수 없는 수준이 아니며
실력이나 여러가지 변수 덕분에 어떻게 될지 모름.
실제 만렙들의 모습은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게 본인 의견임.

현재 대다수 rpg는 어떤식이냐면
먼저 시작한 A가 경험, 스킬 등이 쌓이는 정도가 아니라
점점 체급이 불어나는 수준이라 한도 끝도 없는데
그럼 B같은 애랑 겨루지 않느냐?
댓츠 노노. 자비없이 수퍼 헤비웨이트급 챔피언을
라이트급 신인 선수랑 매칭시켜서 패죽여버림.
당연히 pvp던 pve던 경쟁이란게 성립이 안됨.
게다가 급이 차원이 다르니까 대상 컨텐츠도 달라지므로
유저를 갈라놓게 되어 파티가 안잡히는 구간이 다수 생김.

이걸 막기위해 임시 방편에 가까운 시스템으로 보정을 도입.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므로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가 점점 쌓이며, 여전히 수직적인 구조라서
기존 필드 몹이나 보스, 던전, 레이드에서 유저를
원펀맨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하는 쓰레기같은 시스템임.
물론 기존 필드 적에게서 딱히 얻을 것이 없기도 하고.
로아는 심지어 이 보정으로 게임을 다 도배하다시피 하니까
임시 방편이 임시 방편이 아닌 골때리는 상황이기까지 함.

그래서 수직적 성장이 아니라 수평적 성장 모델을 채용해야함.
성장이란건 절대 체력, 방어력, 공격력 등이
올라가야만 이루어지는게 아님.
오히려 이런것들은 딱 만렙쯤 되면 칼고정 해두고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의 격차는 다른 요소로 차이를 벌려야 함.

예를 들면 각각의 컨텐츠마다 고유한 능력을 습득 가능하며
이는 성장형이라 긴 시간을 들여 갈고 닦도록 만들어야 함.
이 때도 체력, 방어력, 공격력 등을 올려주는 것은 절대 배제.
신규 컨텐츠가 나올 때마다 새롭고 고유한 능력을 습득 가능.
만렙 이후에도 기존 필드나 던전, 컨텐츠를 공략할 이유 마련.
일부 필드 몹이나 보스에게 원펀맨이 되는 것도 방지됨.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의 퍼포먼스나 활용, 경험 측면에서
분명한 스펙트럼의 차이가 존재하고,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니기에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노력해서 자신을 갈고 닦게 될 것이며,
컨트롤 의존도가 높으니 손맛도 좋고,
각 컨텐츠를 딜로 찍어 누르지 않으니 난이도 조절 쉽고,
확실히 공략하는 맛도 생길 것.
여기에 모든 보상은 대장장이의 망치에서가 아니라
강력한 적의 배를 갈라야만 얻을 수 있도록 하고
반드시 완제품이어야만 성취감이 커질것.

물론 이건 하나의 예시일 뿐이라 더 많이 다듬어야겠지만
얘기하고자 하는 수평적 성장이란게 무엇인지는
전달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함.

데미지, 체력, 방어력을 올리는 것은 오래 전부터 해오던거라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채용되는 일이 생각보다 많을것.
하지만 이는 고전적이고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구식임을
한 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
따라서 수평적 성장 모델은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의 차이만
분명하게 잡아준다면 꽤 좋은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봄.

모든 유저가 가장 스탯 높은 장비를 교복처럼 입게 하는
근본부터 구닥다리인 수직정 성장 모델을
완전히 도려내야 한다는걸 이젠 유저들도 알아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