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시끌벅적한 니아마을
 
 "로요일 시작은 역시 비아키스인가?"



 니아마을 레이드 게시판은 여느때와 같이 여전히 서폿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파장들과

 어중간한 스펙으로 구직을 외치는 딜러들의 외침으로 시끌벅적하다

 대규모 업데이트, 그리고 그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이 몸의 영향으로 유난히 부산스러운 모습이 이젠 내 집같이 정겹다. 
 
 




 '반숙팟 3333+ 랏서폿!'
 '하드 트라이가실 분~ 서폿 환영! 공대장 클경있음'
 '숙련팟입니다 3트 실패시 파티쫑내요 숙련만! 랏서폿!'
 ...
 ......



 딱 1자리만 남은 트라이팟 녀석들이 속해있는 파티.

 모코코까지 보이는 걸 보니 몇 시간을 해도 클리어는 쉽지 않아보인다.


 
 좋아, 오늘은 이 녀석들에게 구원을 내려볼까..?




 [파티 신청] 

  꾸-욱
 

  띠링!


 [신의기사 님이 모집에 참여하였습니다.]




 
 1초의 대기도 없다...?

 



 '홀나 엠블럼을 보자마자 승인을 누른건가? 파장녀석 꽤 하는군'



 멤버 구성은...


 파장은 워로드. 
 그리고  인파, 리퍼 둘, 데헌, 스카, 그리고 바드...인가 나쁘진 않군




 딱......1가지만 빼고 말이야
 




 워로드 : "호..홀리나이트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파: "젠장 이젠 살았어! 이제 됐다고!!" 
 
 데헌: "감사합니다"

 리퍼: "ㅠㅠ 나도 이제 선클한 번 해보는건가..."

 스카: "하핫..홀나님이 오실 줄은... 오늘 운수가 좋더라니" 




 어이어이. 

 내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 벌써부터 기강이 해이해지는거냐고 

 뭐 좋겠지, 내가 들어온 이상 

 녀석들은 이미 클리어는 확정이라고 여길테니 

 그나저나...





 "어이, 워로드 '저것'은 무엇이지?"



 내 목소리에 순간 '그것'의 화들짝하는 떨림이 순간 전해진 것 같다.

 다음에 찾아온 0.5초의 적막감.



 하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이 공기의 변화

 파장인 워로드가 식은땀을 흘리며 입을 연다

  


 "네..네? 저...... 바드...님 말씀하시는 건가요?"


 "...."


 "네...엡. 다행히 바드님이 먼저 와주셔가지고 운좋게 1,2팟 모두 서폿과 함께..."

  



  "저 년을 추방해라"





  ".......예? 그게.. 무슨..." 


 당황한 듯 말을 잇지 못하는 워로드에 뒤이어 인파가 나선다



 "홀...홀나님 바..바드님이 뭘 잘못하셨길래..."

 
 "네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저것은 타고난 반반한 얼굴과 하잘 것 없는 재주로 온 아크라시아를 제 치맛폭 안에 두고

 온갖 딜러들 사이에서 부조리한 관계를 맺어오며 기망하던 아주 요망한 년이다."






 "허니, 저 더러운 것을 어서 내 앞에서 치워라. 내 안의 신이 노여워하신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것'은 그 특유의 동정심 불러일으키는 표정을 지으며 다가온다

 하지만 그 눈동자 안의 담긴 질투와 시기심은 숨기지 못하지


 그 가면, 내가 오늘 벗겨주마

 신의 이름으로.





 "홀나님 왜그러세영... 제가 잘해드릴게영. 

 갑자기 그러시니까 작바 지금 너무 무섭당 ㅠㅠ"

 




 '허, 그 순진한 표정과 말투로 딜러들을 가지고 놀며 즐거웠더냐'

 '허나 내 앞에선 통하지 않는다'  
 






 "홀....나님? 역시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작바님이 절대 그럴 분이 아닌데..."

 "그렇죠! 솔직히 이만한 조합이 구성이 쉽지도 않은데 별 일 아니면 그냥 ....같이 가시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바드님 수연이랑 절구, 공벞 없으면 클리어하는 게 한 세월은 늦어질....헢!"


 "야...!! 너 홀나님 앞에서 무슨 말을!"


 "아...아니 전 그런 뜻이 아니라... 그게...저기..."



 ...

 아주 단단히 씌었군 ... 

 딜러들 꾀는 재주 하나만큼은 인정해야겠어.




 "굳이 더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저 년과 나. 선택은 네 녀석들이 하도록 기회를 주지"

 


 "아니... 홀나님 꼭 이러셔야...그냥 같이... "

 "물론 홀나님이 와주신 건 감사하지만...."

 "홀나님 1표"

 "아, 나도 홀리님 쪽"



 지금까지 뒤쪽에서 조용히 있던 녀석들이 끼어든다.

 갑작스레 나선 건 리퍼1과 데헌.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는군

 무슨 비화라도 있는걸까?




 갑자기 등장한 둘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보이는 '그것' 



 
 "야...야 아니... 데헌님~~ 왜그래영~ 우리 전에 자주 레이드가고 좋았자나영? ㅎㅎ 장난치고그래영"

 "손 떼"

 "넹?"

 "손 떼라고 이 더러운 년아. 니 년이 나 19강일때 얼마나 내 자존심을 땅바닥에 쳐박았는지 알아? 

 나작바라고... 그렇게 선물주고 아바타주고 오레하 버스까지 태우면서 키웠는데

 바로 저 새끼! 스카놈이 23강찍자마자 통보하듯 환승한 거..... 잊을 줄 알았어?" 
 



 사실인 듯 고개를 돌리고 서있는 스카우터. 

 보석도 10강이니 눈 돌아갈만하군





 "리..리퍼님?"

 ".. 나도 괜찮은 딜러라고...클탐 1초라도 줄이려고.... 무리하게 백잡다 죽었을 때 날 벌레처럼 내려다보던 눈빛...

 넌 그 때 분명... 3버블이었어......"


 "그...그건 실수로...."


 "그런데 바로 같이 간 스카놈한텐 2버블로도 힐....잘만주더라?"




 "윽, 젠장...! 고강 딜러....한테 집중하는 게 당연하잖아영!!! 너흰 한 달 넘게 19강따리라고영!!

 옆집 바드는.... 친창에 25강만 수두룩한데 쪽팔리게 19강한테 나큰딜이라 어떻게 불러영!!!!!"



 "바...바드님? 이게 무슨...."



 당황한 듯한 워로드와 인파

 본 모습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인가 

 멍청한 건지 순진한 건지...




 "아직 선택할 시간이 더 필요한가? 5초주마 5"


 "빌어먹을 너희 나에게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영?!"



 "4"



 "저깟 홀나 하나 우리 전바협에서 매장하는 거 아무것도 아니라고영!!"



 "3"


 "고작 신성의 오라 하나 가지고!! 그깟 버그따위에!!! "



 "2"


 "너희 닉 딱 다 기억했어영!!!"


 "1"

 "바드님....죄송합니다."

 "나에게 이럴 순 없어!! 난 바드!
     황족이란 말이야아...!!!!!!!!"



 뚝!




 [ 힐받고싶으면짖어봐 님이 파티에서 추방되었습니다. ]





 "......."

 "아주 멍청하지는 않군"

 "넵 헤헤...어... 그럼 이제...드디어 출발해도 될까요?"




 "그 전에 하나"

 "너, 넬라는 빼도록 하도록"




 "네? 워로드가 넬라를 빼라니 무슨 말씀이신지...?"

 "건방지게 스킬명을 넬라시아의 '축복'이라 부르더군"



 "축복은 너희같은 우매한 녀석들이 함부로 내리는 것이 아니다"

 "신의 목소리를 듣는,

  선택받은 신의 기사들만이 내릴 수 있는 고결한 이름이지"




 "하지만..! 넬라없인 1파티의 생존은 어떻게..."




 " 喝!!(꾸짖을 갈)"
   


  "우..우읍....이것이....홀리.....나이트...." 


 "네 녀석, 내 말을 듣지 못했는지?" 



 "그게...아닙니다..."

 "혹시 율법책으로 맞아본 적 있나?" 


 "앗읍엇...아 아닙니다! 당장 빼고 다른 스킬 채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아...역시 자네는 판단이 좋단 말이야"


 "하..하핫... 네넵 앞으로 자주 함께 할 수 있으면 영광이겠습니다..하하"


 


 간사한 놈. 

 이 녀석은 추후 입찰하는 것을 불허(不許)해야겠군 





 그나저나......





 이제야 비로소

 성전을 위한 옳은 파티가 구성되었군

 







 그럼

 이제...

 신에게 바칠 제물을 사냥하러 가볼까...?




 


 ...


 ......홀멘










<1화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