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임 전문 변호사, 게임이용자협회장 이철우 변호사입니다.
로벤에서 인사드리는건 처음이네요.

메벤에서 똥 싸다 댓글 다는 바람에 그쪽에서는 '똥변'으로 알려져 있고, 본업으로는 아래와 같은 일들로 저를 아시는 게이머 분들이 계십니다.

- 21만 명의 청구인이 참여한 게임법 헌법소원,
-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대법원 판결 소송대리인
-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80만 명 대상 219원 원 보상 조정의 소비자 대리인
- P2E 국내 불허 판결, 말딸, 리니지, 뮤 시리즈 등등 50건 이상의 게임 사건 수행 

거진 게임 사건만 맡다 보니 변호사 진로가 아주 이상한 방향으로 잡혀버렸습니다.

사실 지난해 카제로스 더 퍼스트 스태츄 지급 취소 사태 때 인사드릴 뻔 했습니다.
당시 진지하게 게임법 상 경품 문제로 공론화와 제도 개선을 이끌어낼 준비를 했었는데, 마비노기 모바일의 '웨카 경매장'과 메이플키우기의 '전액 환불'이 연이어 터지면서 그쪽에 파묻히면서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야심한 시간에 '차원술사 너프' 관련 여론을 눈팅하러 왔다가, 
'작열 보석 오배송 사건' 글도 보게 되어 혹시나 제 의견이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남깁니다.

1.  차원술사 너프 제보 관련

처음 제보를 접했을 때, 저는 협회가 다루었던 '디2 리저렉션 악마술서 너프'와 '세나 리버스 린 버그 픽스' 사례의 중간쯤 되는 애매한 영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악마술사(디2) : 캐릭터 자체가 아닌 확장팩이라는 콘텐츠를 판매한 것이기에 문제 삼기 애매했습니다.
린(세나리버스) : 유료 결제로 얻는 캐릭터를 OP로 내놓고, 픽업 기간이 끝나자마자 '버그였음 ㅇㅇ'과 함께 돌연 정상화를 빙자한 떡 너프를 시도한 사건인데, 픽업 기간 동안 버그를 알면서도 고치지 않고 방치한 것이라는 추정이 맞다면 전자상거래법상 기만적인 방법에 의한 소비자 유인으로 볼 여지가 있었습니다.

차원술사라는 클래스는 직접 돈을 주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신규 세팅과 육성을 위해 엄청난 유무료 성장 재화들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위 각 사례 간 애매한 경계선에 있겠지요.

그래서 해당 제보자 분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답변 드렸습니다.

"'차원술사'라는 클래스 자체는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니 직업의 성능말고(디아블로의 악마술사 너프 사례랑 비슷합니다.), 결과적으로 세팅을 위해 유료 재화를 소비하여 맞춘 장신구 등 자체의 성능이 훼손되거나 가치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등의 문제가 있어야 법적으로 결부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전자상거래법 위반의 영역이 아니라도 당연히 게이머들이 항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는 생각하기 때문에 유저들이 법적인 수단(공정위, 게임위, 단체소송, 집단분쟁조정)이 아닌 항의 차원의 움직임(트럭시위, 집단 항의, 불매운동)으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 정도라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혹은 아주 심각하게 차원술사 출시 당시부터, 내부적으로 2주 후 너프를 예정해두고 패키지를 출시한 상황이라는 점이 밝혀진다면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겠습니다만, 밸런스 조정인지 의도적 기획인지를 밝히는 단위에서 공정위나 수사기관이 나서기는 어렵겠지요."

라는 답변을 남겼습니다만, 사실 로벤에 들어와서 유저 분들의 반응을 보고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저희 협회 나부랭이야 그냥 게이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있는 뭉태기라 제보 자체에 대단한 강제력이 있는 건 아닙니다. 

[ 확률 조작, 슈퍼 계정, 검열, 질병화 시도, 서비스 종료 먹튀 ]등의 심각한 사안이 아닌 이상은 저희가 총대를 메지 않고 우선은 자문을 해드리거나 공론화를 하는 수준의 도움을 드리는 정도에 그치기에 제보한 유저 분이나 사측의 태도를 비판하는 유저를 오히려 나무라는 반응이 생각보다 많아서 의외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측이 의도치 않은 OP 성능을 내고 있음을 조기에 내부적으로 인지했음에도 즉각 수정하거나 성능 조정을 일부러 예고하지 않았다가 패키지 등을 충분히 판 뒤에 돌연 너프를 발표한 것이라면 분명히 지탄 받을 일이라고 생각하고, 성장에 소요된 재화 일부를 환원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분간 이 이슈는 계속 지켜 볼 생각입니다.


2.  작열 보석 반환 거부 사건

한 뛰어난 변호사님이 이미 정리해주신 글을 보고 저도 사실관계와 쟁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변호사님 의견대로, 형사는 성립할 여지가 없습니다(횡령, 점유이탈물횡령 모두 '재물'을 대상으로 하므로)

민사는 조심스럽지만, 제 생각에는 반환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틀렸을 가능성도 높고 법률 전문가의 의견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 계정과 아이템 및 재화에 대해서 현재 판례는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게임사를 상대로 주장할 수 있는 '이용권한'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한 사건이지만, 최초로 항소심 법원 판결에서 '계정에 대한 접근 및 이용권한'을 양도하라는 주문이 확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따라서 만약 제 일이고 제가 매우 한가하다면, 
1. '아이템에 대한 이용권한을 양도하라'라는 청구취지를 구성하고,
2. 예비적으로 9렙 작열 보석이 현금 거래되고 있는 시세를 기준으로 예비적으로 '거래 가액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시도해 볼 것 같습니다. 

물론 민사 승소 가능성이 있다는거랑, 실제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소송까지 할 만한 일이냐 하는거랑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

그럴리 없겠지만 만약 민사소송이 이루어진다면, 작열 보석을 받은 유저 분이 정말 디코를 쓰지 않았는지 
'디코 접속 기록'이나 어쩌면 우편 수령 로그 등을 확인하면서 하나하나 따지게 되겠지요.

'가만히 있었으면 지켜보다가 친추 받아서 얌전히 돌려줬을텐데, 기분 나빠서 그냥 안 준다.'
'일단 그냥 써도 되는지 간 보다가 마침 옳다구나 싶어 저격을 핑계삼아 내가 쓰자.'
지금 단계에서는 전 구분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잘못 보낸 분이 너무 성급하게 저격했기에 그쪽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만
'분탕러에 낚여 조리돌림을 당한게 화가 난다''실수로 받은 아이템을 돌려주지 않고 먹겠다'는 다른 영역의 문제 같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결말은 '잘못 보낸 분이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정중히 사과하고(기분 나쁨 해결), 받은 분이 작열 보석을 돌려준다(착오 전달 아이템 반환)'일텐데, 유저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이번을 계기로 메벤 눈팅 뿐만이 아니라 종종 로벤에도 구경하러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