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네 단골 피시방에서 아이스티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줄어든 머리숱을 만지작거리며. 메이플을 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우리 딸아이랑 몇 살 차이 안 나 보이는... 아주 앳되고 참한 아가씨가 앉더군요. 무슨 게임을 하나 슬쩍 보니... 메이플이더군요... 허참.

요즘 20대 처자들도 메이플을 하는구나 싶어 마음 한구석이 아릿 했습니다. 그런데 그 처자... 스우가 어려운건지 한숨을 깊게 내쉬며 미간을 찌푸리는게 아니겠습니까...

그 모습이 하도 안쓰러워... 나도 모르게 말을 붙였네요.

"아가씨... 메이플 그렇게 조급해하면 지는 거예요... 허허."

깜짝 놀라 쳐다보는 그 처자에게... 제가 sss로 가득찬 유챔 화면을 슬쩍 보여줬습니다. 눈이 동그래지더군요... 하긴 이렇게 메이플에 진심인 사람 보기 쉽지 않지요...

"젊을 때는 다 시행착오가 있는 법입니다. 이런 걸로 기죽지 말고... 인생 선배가 주는 응원이라 생각하고 커피 한 잔 시원하게 마셔요."

카운터로 가서(키오스크 쓸줄 모름) 그 처자가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더 결제해 주고... 제 명함 한 장 장패드 위에 살짝 올려두고 왔습니 다...

"메이플하다 힘든 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요. 든든한 블토카퓨로 다 밀어드릴테니.."

나오는 길에 거울을 보니... 배에 힘을 줘도 조금 나온 제 모습이 보였지만... 그래도 오늘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다는 생각에... 가슴 한구석이 참 따뜻해지는 하루였습니다...

이게 바로... 나이 든 사람의 여유이자 멋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