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에 개봉한 '여귀교-저주를 부르는 게임'은 2020년 대만의 공포 영화 여귀교의 후속작입니다. 1편의 흥행 덕분에 여귀교는 2022년 공포 게임 '여귀교: 구원으로 가는 길'이 제작됐고, 한국에서도 매니아 층이 형성됐죠.

게다가 영화 후속작 '여귀교-저주를 부르는 게임'은 국내에서 1편보다 더 많이 알려진 편인데요. 게임 후속작인 '여귀교2: 자유로운 영혼의 길'은 2024년 중 출시 예정입니다. 

영화 '여귀교-저주를 부르는 게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게임과 관련된 내용이 나옵니다. 여귀교의 공포 게임 출시 후 제작된 영화라서 그런지 게임과 관련된 내용이 더해진 것 같다는 느낌인데, 전작과 비교했을 때 귀신의 모습도 게임 캐릭터 같은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 2022년공포 게임으로 출시된 '여귀교: 구원으로 가는 길')


'여귀교-저주를 부르는 게임'의 영화 시간대는 2019년. 1편과 마찬가지로 대학교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1편에 여귀교가 있던 대학교와는 다른 곳이 무대입니다. 

단, 2편에 등장하는 대학교는 1편에서 잠시 등장한 바 있는 곳인데요. 1편에서 주요 인물들이 유명한 괴담이 있는 학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거론된 곳 중 하나인 역 팔괘 모양으로 건물이 지어진 대학교가 바로 2편의 배경입니다.





주 무대가 되는 대학교의 다런관이라는 곳은 본래 좋은 기운을 끌 수 있도록 팔괘 모양으로 건축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건축가가 팔괘의 반대인 역 팔괘 모양으로 건물을 세웠습니다. 그로 인해 영혼이 건물 밖으로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해서 귀신이 출몰한다는 괴담이 떠돌기 시작했죠.

영화는 한 남학생이 괴담을 따라 랜턴에 피를 묻히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후 혼수상태가 되는 것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요. 해당 남학생의 동생인 여학생이 주인공으로 영화가 진행됩니다. 

주인공인 여학생은 혼수상태인 오빠의 뒤를 이어서 친구들과 학교에 떠도는 괴담을 바탕으로 AR 공포 게임을 제작합니다. 

해당 게임은 나 홀로 숨바꼭질, 구석 놀이, 엘리베이터 의식 3단계로 진행되고,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을 찍기 위해 어두운 밤 학교를 돌아다니며 괴담을 쫓습니다. 

(여기서 구석 놀이는 밀폐된 방의 모서리에 한 사람씩 서서 한 방향으로 이동, 서로 자리를 밀어내는 방식의 귀신 소환 방법인데, 한국은 물론 일본 등 여러 곳에서 유명한 놀이입니다.)





중간에 음침한 야간 경비에게 걸려서 쫓겨나기도 하지만 게임은 순조롭게 만들어집니다. 그러던 중 게임을 테스트하던 주인공 여학생은 게임 플레이 중 괴담의 귀신과 마주치는 등 공포스러운 상황을 접하게 되고, 오빠 역시 괴담 중 하나인 엘리베이터 의식을 치르다가 혼수상태에 빠진 걸 알게 됩니다. 

몇 차례 충돌 후 친분이 쌓인 야간 경비와 게임 제작 학생들은 함께 도서관에서 구석 놀이 괴담을 진행하며 게임 테스트를 이어가는데요. 이때 진짜 귀신이 나타나 학생들을 공격받으면서 주인공과 야간 경비만 간신히 살아남죠.

그리고 여학생은 오빠의 영혼이 다른 차원에 갇혀있다는 것을 깨닫고, 야간 경비와 함께 오빠가 했던 엘리베이터 의식을 따라 하면서 오빠의 영혼을 찾아 나서는데요. 이후 영화는 시공간을 초월하고, 무한 루프에 빠지는 등 양자역학과 SF 영화가 떠오르게 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1편과 2편의 배경인 대학교가 달라지고, 귀신 역시 바뀌는데 여귀교라는 이름의 시리즈가 맞나?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여귀교는 1편에 등장한 귀신이 나오는 다리인데, 2편에서는 배경이 완전히 달라지니깐요. 

그 의문점은 영화를 끝까지 보시면 풀립니다. 여귀교와 2편의 대학교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동시에 1편과 2편이 어떤 흐름으로 연관성을 갖는지 모두 설명되죠. 

개인적으로 좀 더 전통적인 공포 영화 스타일이던 1편에 비해 2편은 다소 오락적인 요소가 늘었고, 이야기 전개도 좀 더 복잡하게 구성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최종 보스급 메인 귀신의 디자인 역시 너무 게임 캐릭터처럼 표현해서 오히려 무섭지 않았죠. (초반에 나오는 발레리나 귀신이 더 무섭습니다.)

무서운 걸 놓고 따지면 1편에 비해 아쉬운 2편이라고 느껴졌는데요. 2편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바로 후반에 나오는 1편과의 연관성이기 때문에 반드시 1편을 보고 2편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