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을 쓰기에 앞서

 

 

필자는 소극적인 성격이라 인벤에서 주로 정보만 얻어 가는, 소위 말하는 눈팅족입니다.

 

그런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몽크를 설계한 개발자들의 안일함과 무책임함에 너무 화가 났기 때문입니다.

 

성직자 게시판(이하 성게) 유저들은 저처럼 순둥이가 많아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항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표로 글을 올리고 몰매를 얻어 맞고자 합니다.

 

 

 

 

 

2. 몽크의 현 상황

 

 

몽크의 현 상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성게 유저들이 안 좋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직업이 보코르, 팔라딘, 그리고 몽크입니다.

 

-. 성게에서 몽크의 선구자 역할을 하셨던 분들은 현재 고랩 존에서 몽크가 얼마나 안 좋은가를 인증하는 영상을 올리고 대부분 접은 상태입니다.

 

-. 성게에서 몽크 관련 질문에 답변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고랩에 도달하기 전 유저이거나 비 몽크 유저입니다.

 

-. 현재 200랩 이후 남은 몽크분들을 보면 길드원들과 함께 고정팟을 다니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 몽크를 1랭이나 2랭 탄 많은 유저들이 스탯의 이득을 포기하면서까지 플레이그 닥터나 드루이드로의 전직을 연구 중입니다.

 

 

 

 

 

3. 몽크의 문제점

 

 

몽크는 성직자 계열 14개 직업(히든 포함) 중 유일한 물리 딜러입니다.

 

5랭에서 처음으로 몽크를 타기 전까지 얻을 수 있는 물리 스킬은 사실상 전무합니다.

 

(그 이전엔 팔라딘의 '스마이트' 같이 조건이 안 맞으면 평타보다 낮은 대미지를 내는 스킬들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물리 딜을 뽑아내기 위해선 모든 스킬을 몽크 스킬 내에서 자충해야 하는데,

 

몽크 스킬의 대부분은 스킬 개수를 채우기 위한 장식용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사냥 효율이 나빠

 

사실상 쓰이는 스킬은 '양광수'와 '쌍쇄공'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7랭까지 탄 캐릭이 단 두 개의 스킬로 사냥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양광수와 쌍쇄공은 손 댈 부분이 없는 스킬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양광수는 1분의 긴 쿨 타임을 가지고 있는데다, 풀 차징 시간이 6초 이상 걸리고,

 

또한 그 사이에 적에게 스치기라도 하면 캔슬됩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사냥에서보다 PVP에서 필살기로 쓰이는 데 더 적합한 스킬입니다.

 

이 때문에 광역딜부터 지속딜까지 쌍쇄공 하나로 해결해야 하는데, 이 스킬 또한 두 가지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범위입니다.

 

오라클의 스킬로 본 쌍쇄공의 범위는 그 짧은 클레릭의 평타보다 더 짧습니다.

 

-. 관련 글 링크 -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4198&name=subject&keyword=%EB%B2%94%EC%9C%84&sterm=9982791&l=7692

 

이게 어느 정도인지 몽크를 오래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일부 보스몹을 상대할 경우 더 붙을 공간 없이 밀착해서 쌍쇄공을 써도 닿지 않아

 

몹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닿는 부위를 찾아 다닐 정도입니다.

 

평타로도 넷 이상의 몹을 맞추기 어려운데 평타보다 짧은 범위를 가진 기술로 광역딜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소모 스태미나입니다.

 

오베에 오면서 쌍쇄공의 소모 스태미나는 1에서 2로 늘었습니다.

 

언뜻 보면 작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계산적으로 보면 두 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어떤 게임에서도 스킬 소모량을 너프하는데 두 배로 너프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몽크들은 스태미나 알약을 항상 필수적으로 지참하고 다녀야 하는데,

 

알케미스트들이 이윤의 문제로 고농축 스태미나 알약을 생산하지 않아

 

대부분의 몽크들이 시작 마을에서 파는 스태미나 30 회복에 30초의 쿨 타임을 가진 알약을 가지고 다닙니다.

 

그래서 몽크들은 10초 안에 쌍쇄공을 쏟고 나면 남은 20초 동안 강제 현자 타임을 가지게 됩니다.

 

현재 몽크들이 스태미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스태미나가 붙은 장비를 착용해서 최대치를 올리고 맵에 설치된 나무 뿌리 수정을 통해 스태미나를 수급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는 몽크들의 장비를 강제하여 더 좋은 장비가 있음에도 착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 뿐만 아니라

 

(스태미나를 최대로 올릴 수 있는 대지의 플레이트 세트 경우 40랩제 템이며,

 

몽크들의 필수 상의인 리에나 플레이트 아머의 경우 75랩제 텝입니다.)

 

후반 맵으로 갈수록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나무 뿌리 수정 때문에 사냥에 어려운 상황을 연출합니다.

 

이런 불합리함이 개선 안 되는 게 정말 화가 납니다.

 

 

 

 


4. 몽크가 그렇게 안 좋다면 왜 다른 직업을 하지 않는가?

 

 

앞서 말한 바 있지만 성직자 계열에서 물리 딜러로 가는 경우 몽크는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애초에 캐릭 생성부터 다른 계열을 하지 않은 이상 몽크 외의 트리를 타는 경우 스탯의 이득을 포기하는 것이 됩니다.

 

몽크 유저들은 타 직업을 압도하는 딜러가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스스로 하이브리드 직업임을 잘 알고 있기에 타 물리 직업의 2/3 수준의 지속딜만 낼 수 있어도 만족합니다.

 

간혹 보면 몽크가 필보에 강하니까 된 것이 아니냐고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몽크가 필보에 강해지기 위해선 타격에 힘을 더해주는 타 직업들과의 조합이 필수적인데다,

 

무엇보다 필보 레이드에서 최적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몽크는 쌍쇄공을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쿨 타임마다 연타 스킬을 깔아놓는 직업들에 이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일반 유저들이 필보 레이드에 투자하는 시간이 전체 게임 시간의 10%도 될 지 의문입니다.

 

 

 

 


5. 몽크에게 미래는 있는가?

 

 

현재 미 공개된 8랭 및 히든 직업 중에 몽크의 후속 직업은 없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 관련 글 링크 -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4621&l=478

 

만약 8랭 이후에 물리 직업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몽크는 이대로 사장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현재 상태가 장기간 고착된다 하더라도 애정으로 키우시는 분들 외엔 남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몽크의 가장 현실적인 개선 방안은 아래 3가지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 쌍쇄공의 범위 대폭 향상.

or

-. 양광수의 쿨 타임을 30초로 수정.(단, PVP 시에는 기존대로 유지.)

or

-. 광역 범위 + 논 CC를 가진 쿨 타임 30초, 오버 히트 2의 기술을 추가.

 

 

 

 


6. 글을 정리하면서

 

 

개인적으로 8명의 몽크를 친구 등록해놨는데 200랩 이후 단 하나의 유저를 남기고 모두 접은 상태입니다.

 

그 단 하나의 유저가 저입니다.

 

초등학교 때 한 드래곤 퀘스트를 시작으로 수많은 콘솔 및 온라인 게임을 해왔지만,

 

이렇게까지 직업 설계 자체가 엉망인 것은 트오세의 몽크가 2순위인 거 같습니다.

 

(1순위는 같은 트오세의 팔라딘입니다.)

 

트오세를 접으면서, 이 글을 남은 몽크 유저들을 위해 남깁니다.

 

 

 

 

 

* 쌍쇄공의 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