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평행선을 달리니 지쳐서 그냥 좋을 대로 생각하시라고 치우고 싶었는데, 누군가가 아래 링크에서

https://www.inven.co.kr/board/wot/3200/1128347

'거 쥐뿔도 아닌 거 같고 호들갑 떨어댄다', '뉴비 무과금러 팔아먹어서 지 잇속 챙기려 든다', '여기서 이러면 뭐 달라지나?', '어차피 별 변화 없다'

이딴 흰소리를 지껄이니 부득이하게 몇 마디 더 부연을 해야 겠음. 



1. 이번 변화가 호들갑 떨 거 없을 정도로 쥐뿔도 아닌가?

Quickybaby, Skill4ltu, Dezgames 등 여러 해외 컨트리뷰터들이 일제히 이번 패치에 손가락질 하는 건 뭐임 그럼?

누차 말하지만, 이번에 개편/추가되는 스킬들은 대다수가 이큅 0.5개 이상의 위력을 자랑함. 그리고 그거 다 찍으려면 돈과 시간을 미친듯이 갈아 넣어야 하고.

이러면 스킬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의 차이가 이큅 2~3개 이상으로 벌어지는 거임. 이게 쥐뿔도 아니라고?

다들 가급적이면 이큅 3칸 반드시 적절한 것들로 채우고, 또 이큅 유형 보너스 악착같이 챙기잖음. 왜겠음? 그게 게임 퍼포먼스(평딜, 승률 등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니까 그런 거 아님?

그런데 이게 별 거 아니라고? 지금 당장 '자 지금부터 게임 N년 이상 플레이 하고 XXX만원 이상 지른 사람 아니면 이큅 0개로 게임해야 합니다'라고 워게이가 선언하면 미쳤냐고 반발할 사람들 한둘일까?

이큅 0개와 3개의 차이는 모두가 잘 알잖음. 그런데 왜 이큅 3개와 이큅 4~6개의 차이는 과소평가를 하는 건데?

당장 호들갑 떨 거 없다고 말하는 본인도 탱크에 이큅 3개 꼬박꼬박 넣고 다닐 거 아님? 그 이큅들이 제공하는 보너스를 노리고 단 거 아닌가?

위장/수리/전우애 스킬도 마찬가지로 찍었을 거 아님? 그 스킬들이 제공하는 위장률, 수리 속도, 숙련도 보너스 노리고 찍은 거 아니냐고.

시야 10미터 차이, 위장 2% 차이의 중요성을 아는 건 당신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무슨 남 말 하듯이 지껄이지?


2. 어차피 별 변화가 없나?

변화 있음. 반드시 생김.

지금 스킬 체계 하에서는 4~5스킬로도 떡을 침. 전우애/수리/위장/(소화 - 음식 안 쓸 거면 선택사항) + 분야별 쓸 만한 스킬 1~2개 하면 아무리 많아도 6스킬 정도면 차고 넘침. 그 외의 잡스킬들은 신경을 안 써도 무방함.

그래서 지금 스킬 체계에서는 스킬로 효용을 보는 상한선이 비교적 낮음. 1~2스킬과 4~5스킬 간의 차이가 크기는 하지만, 4~5스킬 승무원 육성이야 누구든 도전할 수는 있는 수준임.

그리고 그 4~5스킬을 찍으면, 6~8스킬 승무원과 별 차이가 없음. 6~8번째로 찍는 스킬들은 있으나 마나한 것들이니까.

그런데 스킬이 개편된 이후에는 6스킬 이상 승무원 육성이 불가피함. 장점뿐인 필수 스킬들이 무더기로 추가되는데 이거 안 찍으면 찍은 사람들 어떻게 상대할 거임? 2~3스킬 이븐 엘크더러 7~8스킬 이븐 엘크 상대하라고 하면 이게 승부가 되겠음?

아, 7~8스킬 찍는 놈이 얼마나 되겠냐는 지적이 예상되는데, 스킬 개편되면 분명히 승무원 훈련서 수백 수천만원 어치 쳐발라서 최정예 승무원 만드는 놈들 반드시 생길걸?

물론 그런 사람들 숫자가 많지야 않겠지만, 사실 얼마나 되는지는 그리 중요치 않음.

그런 놈이 존재하고, 내 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중요함.


예시를 들어볼까? T34가 갓삼사 소리 듣고, IS-6, FCM 50T가 승률주작 탱크 소리 듣던 2014년 한섭에 BZ-176을 딱 50대만 비싼 값에 풀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이 사람들이,

'아 뭐, 한섭 동접자가 5000~10000(당시 기준)명인데 겨우 50대 가지고 호들갑 떨 거 있나?'

하고 넘어갈 거 같음? 당연히 미친 성능에 유저들과 커뮤니티들이 들끓을 거임. 터무니없는 P2W이라고.

이들의 반응이 지나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임. BZ를 산 50명이 상시 서버에 대기하는 것도 아닐 거고, 게임에 접속했다고 해도 BZ 외의 다른 탱크를 탈 수도 있고, BZ를 탔더라도 하필 나랑 적으로 마주칠 가능성은 더 적을 테니까.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임?

저런 씹사기 전차를 마주칠 가능성이 희소하게나마 엄연히 존재하고, 만에 하나 그런 놈을 마주쳤다가는 내 T34와 IS-6, FCM 50T는 한낱 간식거리로 산화해야 한다는데?

여기다 대고 사람들이 '아, 그냥 자연재해 만난다 치자'하고 넘길까? 아니면 '저 미친 전차 당장 치워'라고 난리를 칠까?


고스킬 유저도 마찬가지임.

실제로 공방에서 7~9스킬 유저를 얼마나 많이 마주칠까는 중요한 게 아님.

그런 변태들을 만날 가능성이 미약하게나마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그리고 그놈들을 마주쳤을 때 스킬 적은 내가 극도로 불리한 경쟁을 해야한다는 것 자체가 불만이지.

그게 꼬와서 7~9스킬을 만들려면? 돈과 시간을 대량으로 퍼붓지 않으면 불가능함.

결국 불평등을 강제하고, 이런 처지에 놓이는 게 싫으면 네 돈과 시간을 바치라고 강요하는 태도가 이번 승무원 패치의 주요 비판 이유임. 왜 그걸 이해를 못함?



3. 뉴비 무과금러 팔아서 지 잇속 챙기려 든다

지랄하지 마세요.

이번 승무원 패치로 이득보는 사람들은 1번째가 엑셀/유슈니컴 같은 고숙련자들이고, 2번째가 실력은 떨어질지언정 정예 승무원 많은 양반들이고, 3번째가 돈 썩어넘치는 갑부 및 고래들이며, 저어어어 끝순위가 뉴비와 무과금러임.

고숙련자들은 높은 확률로 게임 몇 년씩 한 고인물들이고, 그런 사람들은 이미 정예 승무원들이 차고 넘침. 게임 이해도까지 높아서 무슨 스킬을 찍었을 때 적을 더 엿맥일 수 있을까를 다른 유저들보다 더 잘 아는 사람들임.

정예 승무원 많은 양반들? 돈 많은 사람들? 솔직히 스킬이 중요하기는 하다지만 상대와의 실력 차이가 절망적이면 스킬 찍은 값을 볼 거라는 보장이 없음.

3스킬 유니컴을 상대할 때 0스킬 떡볶이보다는 8스킬 떡볶이가 승률이 더 높겠지만, 이 스킬 차이가 막 실력 차이를 확연하게 뒤집지는 못 한다고.

그런데 0스킬 떡볶이 앞에 3스킬 유니컴을 들이밀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데, 8스킬 유니컴을 들이민다면? 더더욱 승리와 멀어짐.

'8스킬 떡 vs 0스킬 유니컴', '0스킬 떡 vs 0스킬 유니컴'의 구도로 붙어도 떡이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좀처럼 없을 텐데, '0스킬 떡 vs 8스킬 유니컴'은 오죽할 거 같음?


그거 앎? 하다못해 지금 있는 떡볶이들은 1만판 2만판 하면서 몸으로 배운 게 조금이나마 있으니 생체 육감으로 비벼볼 가능성이 조금은 있음.

그리고 아무리 떡이 실력이 떨어진다지만, 과금을 해 OP 탱크를 마련해서 '떡볶이 BZ-176 vs 유니컴 퍼싱' 같은 구도를 만들 수 있다면 고실력자를 상대로 승점을 따낼 수도 있음.

그런데 뉴비와 무과금러들은? 얘네가 계속 할지 말지 모를 게임에다가 시작부터 하드하게 OP 골탱 + 승무원 훈련서 잔뜩 처바르고 올 리가 없으니 정규트리 같은 거나 0~1스킬로 타고 올 거임.

얘네가 7~8스킬 스코다 56, BZ-176 같은 거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함?

아니, 굳이 얘네 들먹일 것도 없음. 5~6스킬 T32, IS-3 같은 거 데리고 와도 십중팔구는 뒤지게 처맞고 산화함.


여하튼,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

엑셀 및 유슈니컴들은 손해를 볼 게 없음. 오히려 이번 패치로 그 누구보다 많은 수혜를 보는 집단임.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격렬하게 이번 패치를 비난하는 집단도 엑셀 이상의 고레이팅들임. 게임 이해도가 좋으니 이번 패치가 얼마나 게임을 망칠지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임.

반면 제일 수혜를 적게 볼 집단은 일반 유저들과 뉴비, 무과금러임.

돈을 대량으로 처바른 갑부와 원래도 정예 승무원이 많았던 고수/고인물들이 7~9스킬 승무원을 마련해 와도 이에 대응할 실력이나 돈이 없음. 만에 하나 얘네랑 만나면 얄짤없이 털려야 함.

지금도 뉴비들이 지가 왜 죽는지 몰라 접고 무과금러들이 강력한 골탱을 상대하다가 스펙에 밀려 현타를 느끼는데, 거기에다가 스킬까지 얹는다?

신규 유저 유입 어려운 게임에 만리장성을 하나 더 올리는 격이고, 그런 추세가 장기화되면 유저 수도 줄어 지 좋아하는 게임 망하는데, 이 게임 잘하는 사람들이 좋아하겠음?

그런데 뉴비/무과금러보다 고인물/고수/갑부들이 더 효용을 많이 본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뉴비와 무과금러를 팔아먹지 말고 솔직해지라고 매도해?

개소리도 정도껏 해야지 ㅋㅋ



4. 여기서 이러면 뭐 달라지나? 니들도 가만히 있는 거랑 뭐가 다름?

다들 지처럼 가만히 있는 줄 아나 ㅋㅋㅋㅋ




이건 지난 3월 워게이밍 커뮤니티 아고라를 가서 받은 기념품이고



이건 패치 발표 직후 승무원 2.0에 대해 워게이밍 공식 디스코드 채널에 내가 직접 남긴 피드백 내용임.


아고라에는 워게이 니들이 만든 맵 좆같다고 써 내서 직접 현장 참여도 했고, 공식 디스코드 채널에다가 이번 패치 병신 같으니까 차라리 이렇게 하라고 직접 제언까지 함.

이렇게 해도 워게이는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속이 열불나지만, 이 정도면 일반 유저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 한 거 아닌가? 키프로스에 트럭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런데 저 맨 위에 링크 건 게시글의 당사자는 뭘 했을까?

뭘 하기는 하고서 '에휴 워게이밍이 그렇지, 뭐', '그래 봐야 바뀌는 거 없다' 거리고 있을까?

그거 쥰내 추하고 안일한 패배주의라는 거 아나 모르겠다.

하기야 그걸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 말마따나 남들을 본인 같은 개돼지 티어로 끌어내리려는 생각을 안 했겠지 ㅋㅋㅋㅋ


그래, 백번 양보해서 이번 패치로 급격히 변화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치자.

헌데 세상 일이라는 게 급격한 변화보다는 사소하고 작은 변화들이 누적되어 일어나지 않나?

하다못해 부부싸움이나 친구 간의 다툼도 무슨 큰 갈등 1번이 아니라, 켜켜이 쌓인 갈등이 아주 사소한 계기에 의해 불이 붙어 터지는 법인데.

언제까지 괜찮을 거 같음?

본인은 이깟 돈에 미친 회사의 P2W 게임 따위 선 넘으면 때려치면 그만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그럴 거면 최소한 개돼지처럼 사람말 하지 말고 입이라도 다물고 있지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