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예전엔 페이투윈이 아니었으나(혹은 덜 그랬으나), 지금은 페이투윈의 농도가 너무 짙다."

이 점이 지금 월탱에 대한 온갖 불만의 시작점임

예전(~2016)엔 골탱이 다 나사 빠진 애들이었고, 정규트리도 나름의 특색이 존재했음

골탄? 물론 정말 예전엔 골탄을 골드로 밖에 사지 못했지만, 그땐 골탄을 쓰면 조금 더 편하다 정도였을 뿐임. 지금과 다르게 예전 전차들은 일반탄으로도 뚫을 수 있는 약점(하부, 기관총좌, 해치 등)을 많이 갖고 있었기 때문임. 덕분에 밸런스도 지금보단 더 잘 잡혀 있었음. 내 생각으로는.

크레딧 팩터도 괜찮았음. 5~6티어 일반 탱크를 프리미엄 없이 몇판 돌려도 크레딧은 쌓일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됐음?

골탱? 2017년의 디펜더를 시작으로 일반적인 정규/골드 탱크는 눈에 차지도 않는 미친 성능의 전차들을 마구잡이로 내놓고 있음. '상자깡'이라는 확률 획득 시스템까지 덧붙여서.

까놓고 말해 9티어 46패튼, T-54 탈 바엔 8티어 보라스크 타는 게 훨씬 캐리 가능성이 높음. 그 수준까지 성능 인플레가 진행됨. 반면 T34, 88야티, 프큼, IS-6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골탱들은 이제 줘도 안 타게 되었지.

덕분에 밸런스도 파탄났음. TVP VTU랑 보라스크가 똑같은 8미듐이라는 게 믿어짐? 골탱은 물론이고 정규 트리까지 밸런싱이 이상해짐. 뜬금없이 2684 같은 미친 탱크 풀어서 재미 좀 보다가 너프시키고, 마우스 같은 탱크 지나치게 버프시켜서 공방 이상하게 만들다 너프시키고, 이젠 이탈리아 구축 갖고 그 짓거리를 하고 있음.

동일 티어 간의 밸런스도 이 꼬라지인데 1~2티어 차이도 훨씬 극복하기 힘들게 됨. 어떤 분이 조금 전에 지적했듯이 정규 6티어 탱크로 OP 8티어 골탱을 상대할 수 없게 됨. 예전엔 8티어에게도 약점이 있으니 어떻게든 저티어가 비벼볼 수라도 있었는데, 지금의 신규 8티어들은 전천후임. 같은 실력이라면 6~7티어 따위가 감히 비벼볼 구석이 없음.

크레딧 팩터? 이것 역시 줄었음. 이젠 5~6티어 일반탱크를 프리미엄 없이 몇판 탄다고 크레딧이 유의미하게 쌓이지 않음. 거기에 저티어에조차 골탄을 강요하는 전차가 뜬 이후로는 더 어불성설이 됨.



이 게임은 신규 유입이 별로 없는 썩은 물들 파티기 때문에 위 문제를 더 잘 체감할 수 있을 거임. 그러니 페이투윈이네 게임 망하네 같은 말이 계속 나오는 거임.

분명히 예전엔 안(혹은 덜) 그랬으니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 모름. "예전부터 그랬다", "불만이면 너도 노력해서 OP 탱크 장만해라", "페이투윈은 필수불가결이다. 게임사가 자선단체냐?", "게임 망하네 망하네 거리지만 안 망함 ㅅㄱ" 등등.

유감스럽지만 그거 다 틀렸음.

"예전엔 그랬다"? 예전엔 이러지 않았음. 근거는 위에 다 적어놓았고.

"꼬우면 너도 노력/돈을 써라"? 내 시간/노력/돈의 가치가 고작 6개월~1년 뒤에 쓰레기가 되는 걸 납득하라고?

그리고 돈 털어 붓고 잘하는 사람의 노력만 노력인가? 현질을 별로 하지 않고 OP가 아닌 탱크에 시간과 노력과 돈을 쏟아부은 사람은 왜 예전과 다르게 보답받지 못하는데? 왜 현질 많이 하고 OP 탱크를 뽑는 사람들만 보답받아야 함?

"페이투윈이 필수"? 도가 지나치잖아. 이젠 일반적인 사회인이 시간적/체력적으로 도저히 완수할 수 없어 지불을 강제하는 OP 탱크 마라톤에, 돈을 주고도 원하는 걸 못 얻을 수 있는 상자깡까지 들이미는데. 더 복잡한 얘기 들이밀 것도 없이 지금 8티어 공방 꼬라지만 봐도 페이투윈이 문제인지 아닌지 딱 드러남.

"게임이 안 망해"? 망하고 있음. 예전엔 단순 엄살이나 과장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확실히 말할 수 있음. 이 게임은 가라앉는 배임. 살아있긴 하지. 죽을 날을 뒤로 밀어내기만 하며 연명 치료하는 걸 생존이라 할 수 있다면 말이지만.



물론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음.

월탱을 리니지에 빗댈까도 생각해 봤지만 역시 리니지급의 사행성 도박은 절대 아니고, 다른 모바일 가챠겜보다도 돈이 덜 드는 것도 맞음. 재미는... 상대적인 거지만, 그래도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어떻게든 게임 컨텐츠를 꾸준히 내놓고 이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없다고도 못할 거임. 여전히 누군가에겐 재미와 매력이 있는 게임이겠지.

하지만 내 생각에 이 게임엔 미래가 없어 보임. 동접자 수의 지속적인 감소세, 뉴비가 거의 없는 것, 그리고 활성화된 커뮤니티가 없는 것(예전엔 있었지만 이젠 없음)부터 딱 드러남.

고딩 때부터 이 게임에 바친 시간과 열정을 바친 햇수가 무려 10년에 가까운데 그런 게임이 이리 영락해가는 게 참 안타까울 뿐임.


P.S.

그리고 게시판 둘러보는 중에 이상한 비유를 드는 사람이 있던데, 그거 본인도 이상하다는 생각 안 해보심?

왜 Pay만 노력이라 생각하는 거지? 실력이 있든 없든, 돈/시간을 많이 쓰든 아니든, 갓탱을 타든 똥탱을 타든, 모두 다 공평하고 대등한 환경에서 게임 이기고 재미 느끼려 게임 하는 거 아니었나?

'Pay = 노력'이면 워게이에 돈 찔러다 밸런스 파괴 탱크 내놓게 만들고 그거 타며 공방 썰어먹는 것 또한 노력인가? IOC에 돈 먹인 뒤 마라톤에 레이싱카 끌고 나와 세계기록 세우는 것도 노력이겠고? 어이가 없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