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윙... 그는 나에게 참으로 묘한 경험을 하게 해준 보스였다.

오늘 무수한 헤딩을 반복하며 등짝을 조지고 광기를 트라이하다가

처음으로 광기 2페로 넘어가던 그 시점..

간신히 지탱되어지던 그의 머리가 땅에 처박히는 순간

나는.. 잠시후 있을 첫킬의 뽕맛을 예감하며 희열을 느낀게 아니라 무언가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연민이었을까.. 

사실 이전의 보스들은 수많은 페이즈를 반복하며 현란하게 플레이어들을 유린했지만

그들이 죽어가는 과정은 딱히 묘사되지가 않는다.

그저 체력바가 점점 줄어가다가 0이 되는 순간 갑자기 죽어버릴뿐.

하지만 이녀석은 달랐다.

등짝....... 등껍질을 떼어내는건데.. 이게 말로는 그냥 쉬워보여도

사람이 손톱하나 뽑는데 얼마나 큰 고통을 느끼는가 생각해보라.

근데 이놈은.. 등판에 붙은 그 큰걸 그리 떼어내버리니.......

사람으로치면 등에 중화상을 입고 등 전체에 거대한 딱지가 앉았는데

그걸 그대로 드러올려서 떼어내 버린다고 해야하나.. 딸려올라오는 힘줄 잘라주는건 서비스고.

그렇게 하나하나 해체가 되고나서 쓰랄형의 레이저인지먼지에 배를 관통당하고 추락해버린다.

배를 관통당하는거야 말할것도 없지만... 

나는 물에 추락하는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싶다.

흔히들 물을 만만히 보곤 하는데 일정한 높이 이상에서 물로 낙하하면 

콘크리트 바닥에 충돌하는 것과 필적하는 충격을 준다고한다.

근데 등짝을 잡을때보니.. 이넘 옆에 구름이 보이는거보니.. 최소한 아무리적게잡아도 왠만한 빌딩 이상의 궤도로 날고있는건데

그 상태에서 몸에는 무거운 엘레멘티움덩어리를 매달고 거기다가 다이빙선수처럼 유선형으로 충격을 줄이지도 못한채

그냥 물과 정면충돌을 해버린다.

실제로 강력한 충격을 입어서인지 광기가 시작되기전 그는 물에서 나오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는.. 등짝은까이고 배는 뚫린데다가 충격까지 입은 몸으로 밖으로 기어나와 

위상 네마리와 졸개 10마리라는 부담스러운 적들과 정면으로 맞선다.

나는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그는 어째서 나온 것일까.

위상들은 데스윙이 죽었다고 착각하고 졸개들과 파티나 벌이자며 좋아하고 있었다.

분명 데스윙의 입장에서는 물안에서 잠시 숨어있다가 상처를 치료하고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그는 결국에는 그를 최후로 이끌 마지막 전투를 택한다.

그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상처입은 몸으로 상대하기 녹록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가 싸움을 택한 이유는..

내가 보기엔 그는 스스로에게 뒤가 없음을 스스로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부로부터 부숴져가는 몸..

자신에게 충성하는 부하들은 몰론 아들, 딸, 와이프까지 모두 죽임을 당하고 군대가 궤멸된 지금

그가 도망쳐본들.. 아마도 다시 그를 위해 엘리멘티움을 제련해서 갑옷을 만들만한 수하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아마도 그는 이런 자질구래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사나이답게 돌아갈수 없으니 앞으로 가자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그는 마지막 전투를 택했을 것이다.

마치 옛 고사에 나오는 배수진처럼..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일으켜 그는 위상들과 그들의 졸개들 앞에 우뚝선다.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는게 다지만 그럼에도 쓰러지지 않고 서있다.

하지만.......... 위상들의 연합공격과

모든 체중을 지탱하는 발톱에 캐극딜........ 아 이것도 생각해보면 안습이다.

사람으로 치면 절벽에 떨어지기 직전의 사람이 간신히 매달려있는데 손톱에 망치질을 해야한다고 해야하나.

어쨋든..... 결국 그는 쓰러진다.

그토록 굳건하던 그의 머리가 옆으로 툭 떨어지던 순간...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사나이의 모습에 감탄과 회한을 동시에 느꼈다..

뒤가 없는 자는 참으로 어리석어보이지만.. 이토록 아름답다.

그는 비록 선량하다고는 할수 없으나..

스스로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굳건한 마음가짐을 가진 사나이였다.



곧 아이템창고로 전락할 그지만.. 나는 그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며 그의 영정에 이 글을 바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