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을 전체적으로 인플레하는 시스템의 문제점은,
시즌초에 큐를 박는 것을 시간 낭비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저 순수 재미를 위해 투기장을 한다면 할말 없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특정 보상, 목표를 위해 큐를 박을 것이고
그 경우에는 그냥 시즌말까지 쉬거나 디아4 같은 유흥을 즐기다가 시즌말에 복귀해서 바짝 달리는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입니다.

특히나, 지난 시즌 처럼 중간에 징기 리워크 같은 대규모 패치를 통해 메타를 완전히 엎어버리는 행위가 반복된다면 시즌 초에 열심히 달려야 할 이유는 더더욱 축소되고, 그냥 3상이나 채우면서 정복 점수 점먹을 하는 ‘숙제’만 하는 현상이 만연하게 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이런 재미를 하락시키는 요소들은 게임에 큰 악영향을 미칩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플레이어들에게 숙제를 시키면서 어느정도 통계적으로 유저수를 유지시킬수는 있겠지만 하나 둘씩 환멸을 느끼고 떠나가는 유저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거나 다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요.

어차피 그냥 오래된 게임이라 그냥 자연스럽게 도태하는거 아니냐, 라고 생각하신다면 롤을 보세요. 롤도 이제 10년이 훌쩍 넘은 ‘오래된’ 게임이지만 합리적인 플레이 시스템과 과금 구조로 인기를 잘 유지하고 있죠.

차라리 롤 랭킹 시스템처럼 인플레를 싹 없애고 특정 구간 이상(예를 들어 2400)에서는 ‘휴면 강등’을 적용하여 ‘점수 파킹’을 방지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겁니다. 몇몇 사람들은 반발할수도 있습니다. 인플레에 의존하여 본인의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롤로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골드 현지인이 mmr 인플레빨로 다이아를 찍었다고 해서 ‘나 다이아’야라고 말하는게 정말 합리적일까요?

뭐 여기부터는 약간의 MSG와 뇌피셜이 첨가될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라이엇이 블쟈의 지원을 거절당했다가 보란듯이 성공해버린 회사여서 와우 개발자들이 대놓고 롤의 시스템을 베껴 오기엔 윗대가리 눈치가 보일겁니다. 미국에서 살아본 바로는 미국에도 앞뒤 꽉막힌 꼰대가 많으면 많았지 절대 적지 않거든요. 그래서 ‘솔로 랭크’도 ‘솔로 셔플’이라는 구조로 출시해서 마치 ‘봐라, 우리가 솔로 경쟁 시스템을 더 합리적으로 만들지 않았냐’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레스토랑스의 실패를 통해 대놓고 베끼는 전략에 어느정도 민감한 부분이 있을것으로 사려되네요.

한줄 요약: 가평 인플레를 없애고, 롤의 랭킹 시스템을 모델로 삼아 합리적이고 신뢰도 있는 경쟁 시스템을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