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변했습니다.






- 15년전 썜썽 가로본능. 스마트폰이 없었던 2005년만 해도 알다시피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기가 매우 힘들었다 -





와우가 오픈된 후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상에는 수많은 혁신과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왔고,

현재는 무한한 정보 더미에 파묻혀 각자 자기만의 생각과 시간을 즐기려는

"개인주의 시대"가 도래 했습니다.



역시 이는 뭐하나 틀린것 없이 똑같이 재탕해준 와우 클레식에도 그대로 적용 되었습니다.






-상층 괴수 하나 잡는데도 설레이던 때가 있었다.-  소울키퍼님 스샷




이미 어떤 아이템이 가장 효율이 좋은지, 어떤 스킬과 특성이 효율이 좋은지,

어떤 공략이 가장 효율적인지에 대한 정보는 넘쳐 흘렀고, 새로운 것을 찾고 즐기는 것 보다

이미 해왔던 것을 좀 더 빠르고 수월하게 하려는 성향이 짙어 졌습니다. 당연한 수순이였죠.





와우 커뮤니티에는 효율 좋은 방법들만이 올바름으로 통용 됩니다.



함께 협력해서 즐겨야 했던 일반 던전은 한 사람의 다계정 골드 벌이의 장소가 되었으며 



큰 패치가 찾아오면 한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던전들과 아이템에 설레이는게 아니라 

사재기 해놓은 물품들이 얼마나 오를까에 설레이고,



날 탈것이 없는 클레식에 언제나 유저들의 쌈박질로 붐빌 것 같았던 필드는

전부 골팟 골드 수급을 위해 인스턴트에 박혀, 짱깨들의 총,펫소리만 가득 차 있습니다.




참 엿같아 졌다고 생각 하시나요? 





그렇게 1년뒤 낙스가 나오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클레식 와우는 서비스를 종료하게 됩니다.

언제나처럼 붐볐던 클레식 게시판도 과거의 추억용 스크린샷 몇장만 올라오는 쓸쓸한 게시판이 되겠죠.

앞으로 15년 뒤에는 얼마나 더 사람들의 가치관이 바뀌어 있을까요?




그렇게 또 하나의 게임이 가고, 다른 게임들을 하거나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문득 그 엿 같았던 클레식 와우가 또 그리워 집니다.




젊고, 어리고, 밤 샐 힘도 있었고, 마누라 눈치 살살 보면서 1랩이라도 더 올려볼라고 발버둥 쳤던 모습

골팟에서 BIS하나 먹어볼꺼라고 접속 내내 반복 앵벌만 했던 시간들

커뮤니티에서 이게 맞니 저게 맞니 투닥투닥 싸우던 날들

좋은 겜이라 사람들이 모여드니 스토리가 생기고 그 속에 지내왔던 자신이 추억인걸 깨닫게 되는거 같습니다.




지금 오리지날을 추억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아재, 아줌마가 되었을텐데

와클 서비스가 종료되고 현실을 살아가다 지금을 추억할 때 쯤이면 

내 자식들이 결혼한다고 배우자 감을 데려올지 모를 일입니다.



블리자드가 경제적으로 어려워 우려먹기 끝판왕으로 와클을 내놓은 것이든,

겜이 유저들로 인해 병들어서 쓰레기가 되어 버렸든

그냥 한번 더 이 겜에 추억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모여 새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거 자체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다들 재미있게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