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대략 24년 12월 둘째주,
화산 심장부 1주차 레이드를 앞둔 시기부터 시작된다.


앞서 <War Song> 길드 내에선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족쇄 선입 사건으로 인해
한개의 공대가 길드 공대로 모집되었다 해체했고 동접 150명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공대장 하나 없는 거품 길드가 될 상황에 놓였다.

당장 레이드가 코 앞인데 마음이 급해진 조커는 길드 공지로 공대장을 모집한다고 써놨는데
여기에 ['개인적인 지원' 많이 해드립니다.] 라며 '보상'을 분명하게 조건으로 제시했다.

굳이 당시 공지를 증거로 스크린샷해진 않았지만 당시부터 <War Song> 길드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사실로 증언해줄 것이다.

심지어 1공 뿐만 아니라 2공 3공 공대장에게도 '개인적인 지원'을 해줄테니
공대장 더 할 사람은 연락해달라 추가 공지가 있었다.

난 이때 이 부분을 확실히 하고 진행 했어야 했다.
대체 이 '개인적인 지원'은 뭘 해준다는 거였을까?

와우라는 게임을 깊게 해본 사람들은 일부 공대의 목적에 따라서
물주 또는 회장님이 공대장비를 따로 챙겨주기도 하는데
이게 그리 낯선 일이 아니고 나쁜 일로 보지 않는다.

물주 본인이 직접 공대장 하기는 어렵거나 귀찮고 싫은데
게임 내 추구하는 개인적인 목표(아이템, 로그, 권력 꺼들럭)가 있을 수 있고
공대장은 이 목표 달성을 도와주는 대신 수고비를 받는 형태다.

그것이 게임 내 골드이든 아니면 현실의 보상이든 간에
'공대장'은 단순히 게임만 하는게 아니라 구인부터 공략 준비, 오더, 경매 진행까지
한 인간의 인적 리소스를 쏟아야 하는데 서비스직 노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론은 길마가 채용하려 하는 '공대장비'의 범위는 딱히 국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활동을 해본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누구나 생각하는 최소한의 범위는 있다.

서로 친구도 아니고 모르는 사이에 보상을 조건으로 공대장을 구인했으면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누구든 끄덕일만한 비용은 챙겨줘야 하고
만약 그렇게 못할 거 같으면 '개인적인 지원' 이딴 워딩은 조금도 꺼내지도 말고
처음부터 '공대장 해주실 분  ㅠㅠ' '화심 공장 나와라 얍~' 정도만 해야 하는게 맞다.

그런 다음에 정 고마우면 싸이버거나 몇개 보내던지.


아무튼 조커는 이러한 암묵적 사회적 합의를 아는지 모르는지 일부러 낚은 건지
당당하게 회장, 큰 손 흉내 + 길마라고 꺼들럭 '개인적인 지원' 해주겠단 말을 남발하며 공대장을 구했고

당시 나는 마땅히 갈만한 공대가 없어서 공대를 짤까말까
망설이던 차에 '개인적인 지원'을 해주겠다는 조커의 제안에
얘가 어느 정도 사회 물정은 아는 '정상인이겠지' 싶어서

오케이. 이 떡밥을 물어버렸다.

난 당시 조커가 디커나 하코 전 시즌에 뭐하던 애인지 몰랐고
돈 좀 있는 척도 하니까 회장님 대우도 해줄 겸
나름 격식 갖춰서 공대장 지원서를 보냈고 조커는 바로 아주 좋다고 답했다.

우린 연락처를 교환하고 이 날 바로 육성으로 통화했는데
첫 통화할 때 내 기대는 짜게 식고 굉장히 싸한 느낌을 받았다.

뭔가 기대했던 정상적인 어른,
돈있고 당당한 큰손 회장의 느낌이 아니라 어눌한 말투로 말을 더듬어댔다.

당시 통화 내용은 자동녹취가 되지 않아서 없는데
대략 

'어 저... 공대장 해주시는 거 좋구요...
해주시면 제가, 개인,,,,적인 지원 아,,낌없이 해,,드리겠습니다.'

조커는 이때 통화할 때도 '개인적인 지원'이란 말을 앵무새처럼 해댔다.

경제활동 경험있는 일반 사회인처럼 즉흥적으로 조리있게 말하는게 아니라
그 찐따들이 음식 주문할 때 미리 멘트 준비하는 것처럼
(짜장,,면 두개,,,, 짬뽕 두개 주시구요,,)
나랑 통화하기 전 '개인적인 지원'이란 멘트를 미리 연습한 거 같았다.

사실 이 날 아직 공대 출발 전이고 결과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처음부터 보상을 이야기하는 건 좀 짜치는 거 같아서
'개인적인 지원'에 대해 포인트를 짚어 물어보지 않았는데

사실 신뢰는 첫통화부터 이미 무너져 있었다.
이 인간의 그릇 사이즈를 말 몇마디 나눈 걸로 간파해버렸다.
통화를 먼저 시도한 것도 사실 그런 이유이기도 했다.
실제적인 지불 능력이 있는지 떠본게 사실이다.

난 첫 통화 이후 조커를 돈통 회장님으로 마냥 빨아주기 보단
그냥 공대나 잘 돌리자라는 마인드로 전환했다.

1달 전 워송이란 길드 타이틀은 족쇄 선입 사건으로 한참 시끄러웠고
조커라는 인물에 대한 평판도 좋지 않았기에 이러한 이유로
공대 구인 및 디코에 워송이란 표현을 최대한 문구를 넣지 않으려 했다.

'War Song 공대'가 아니라 '혜지 공대'로 방향을 잡아갔다.

근데 조커는 <War Song> 이란 표현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길마로서 이 공대에 자기 지분이 있는 것처럼
요구 조건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뭐 일단 공장비에 대한 기대는 꺾였지만 hoxy? 라는 기대에
약속한대로 일정 수준의 보상은 주려보나 싶어서

오케이, 수용했다.
어눌하면 어때 돈주면 형이고 사장이고 회장이지 ^^


1주차 24년 12월 14일 토요일.
그렇게 War Song 길드원 다수를 데리고 출발.

조커는 이 날 만렙을 못찍어서 참여 못했고
봉츄르 방송으로 라그나로스 킬하는 걸 지켜봤다.

그 다음날 12월 15일 전화를 하더니 방송으로 봤다며
공대 운영 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나도 진성 겜돌이긴 해서 첫킬의 여운도 좀 남았고
재밌고 기뻐서 좋게좋게 통화는 했다.

이 날도 조커는 앞으로 개인적인 지원 해드리겠다 앵무새처럼 말했는데
자꾸 말로만 이러니 내가 좀 노빠꾸 직진 스타일이라
레이드 결과도 나왔고하니 대놓고 물어봤다.

'그래서 그 개인적인 지원은 대체 뭔가요?'

이때 나의 의도는 조커에 대한 악감정은 없고
줄거면 주고 말면 말라는 식으로 계속 말로만 생색만 내지말고
'주기로 한 거 라그 1주차 킬로 증명했으면 좀 줘라' 라는 입장이었다.

이렇게 말하니 조커는 골드로 지원하겠다고 했고
그 규모나 일정에 대해 말하진 않았다.

더 캐묻는 건 노골적이고 짜치고
혹시라도 진짜 회장일 가능성이 1%는 남아 있으니

'아 그래요. 저도 전사라 골드 많이 필요하니까 주시면 좋죠. 감사합니다.'

하고 더 묻지 않고 그냥 덮어두었다.

그렇게 구체적 금액과 지급 일정은 없지만
'개인적인 지원'은 '골드'로 제공한다는 확답을 받았고
'워송 길드 공대'는 2주차를 향해갔다.



24년 12월 18일
조커로부터 한통의 우편을 받았다.




골드값이 너무 비싸다는 말과 100골이 동봉되어 있었다.
나중에 싸지면 많이 주겠단다.
...

이 우편을 받아본 나의 심정에 대한 코멘트는 생략하겠다.

실망하기엔 미리 통화해봐서
조커가 어떤 사람인지 사이즈 나왔기에 기대도 없었다.



24년 12월 21일
2주차 화심에 조커는 도적템을 다 쓸어갔다.

얘가 입으로 떠든 거에 비해 남한테 베푸는 회장님은 못되어도
최소한 헤비 현질러는 맞았다.

무기든 방어구든 일단 도적꺼라면 400 500 부르며 다 먹어갔다.
본인템에 골드 아끼지 않는 스타일인 거 확인.

근데 공대장비는 100골? 흠...

이후로 조커랑 '개인적인 지원'을 두고 대화하는 일은 없었다.
사람이 염치는 있는지 100골 보냈다고 생색내고 그러진 않았다.

'개인적인 지원' 허풍떨어넣고
2주에 100골 보내준게 민망해서 눈치보이긴 했을 거다.


24년 12월 28일
게임에 접속하니 조커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와접했다고 다른 길드원이 알려줬다.

내 연락처도 있고 디코에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가능한데
공대장인 내가 아닌 다른 사람 통해서 전달하고 노쇼한 것이다.
그러려니 했다. 원래 이상한 애였으니까.

접을 놈이 접었다 싶었다. 길드야 어찌되든 내 알바 아니다.
일단 당일 레이드를 진행했다.


24년 12월 29일
24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조커는 접속해서
전 날 집안일이 있어서 그랬는데 게임은 안접고 하겠단다.

그 날 다른 공대에 가서 전멸의 비수를 2800골드로
먹었다고 나에게 자랑을 한다.

(아.. 그러세요...)




이 날 조커에게 두번째 우편이 왔다.
이번에는 200골드다.
그렇게 난 12월 1달 동안 공장비를 합계 300골 받았다.




지도 말해놓은게 민망해서 걸리긴 하는지 안주긴 뭐하고
찔끔찔끔 주는 거 존나 짜치기 시작했다.

차라리 주질 말던가.



25년 1월 4일

게임 안접고 다시 하겠다던 조커는 또 공대 신청해놓고 노쇼 했다.
2주 연속.

나의 인내심은 끝이 났다.


25년 1월 5일
통화를 시도했다.

조커 : 누구세요?
본인 : ..?.. 와우하는 사람입니다.
조커 : 아.. 아.. 죄송합니다 공장님이시죠
본인 : 노쇼하셨던데요. 무슨 일 있으세요?

조커는 집안일이 있어서 게임을 할 수 없다며
지난주와 똑같은 소리를 했다.

조커 : 길드는 다른 분에게 운영을 넘기겠습니다. 공장님이 하셔도 되고요.
본인 : 아뇨 저는 할 생각 없습니다.

여기서 통화를 끊고 덮었으면 난 대인배겠지만
나도 그릇이 큰 사람은 아니다.

얘 집에 일이 생겼다 하는 건 안타깝긴 하지만
그건 그거고 내가 신경쓸 문제는 아닌 거고
게임은 접겠다니까 지금까지 당신이 뭐가 문제였는지 짚어줬다.

나의 기분을 한달 가까이 곱창내놓고 이대로 런치겠다?
씹하남자인 나로서 용서할 수 없는 거시다.


본인 : 저 선생님 접는 건 접는 거고
지난주에 무슨 200골드 보내셨던데
이게 지금 시작할 때 약속한 '개인적인 지원'의 전부인가요?

내 4주 공장비를 고작 300골드라 생각했음?
님 진짜 장난?

내가 선생님? 으로 이니시에이팅을 하자
조커는 다 듣지도 않고 바로 뭐? 뭐? 발작 하며 반말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진짜 구라안치고

시발놈아 시발놈아 시발놈아 시발놈아

이거를 한 30초 반복했다.
갤럭시가 아니라 자동 통화 녹취가 안된게 너무 안타깝다.

지 똥꾸린 게 많으니 내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이 욕배틀에서 지 말만 하겠다는 초등학생같은 태도였다.

만약 조커가 나한테 지 스스로 생각했을 때
합리적인 수준의 보수를 지급했다 판단했으면
나한테 이런 태도를 보일 수가 없다.

"내가 그동안 해준게 얼만데 이러냐" 이렇게 나왔어야지
근데 욕배틀로 전환하는 속도가 이렇게 빠르다는 건
지도 호언장담했던 공장비 존나 짜게 줬다는 걸 느꼈을 거다.

대체 어떤 병신이 공장비를 한달 300골드 받고 하겠는가.
이렇게 짜치게 받을거면 안받고 명예직으로 가오부리는게 맞지.

조커는 '내가 너한테 개인적인 지원을 왜 해야 하는데
자꾸 전화하면 스토킹으로 신고한다'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이렇게 우리의 욕배틀은 끝났다.
이 부분은 통화 녹취가 정확하게 되어 있다.


난 조커에게 우편으로 300골드를 돌려보냈고
'공대장비 스캠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받고 끝내려 했지만
전화는 더 이상 받지 않더라.

문자로 더 이상 답이 없으면
커뮤니티에 그 동안의 일을 정리해서 올리겠다 통보했지만
그는 답이 없다.



아까 레이드 중에 길드 들어오더니 이러고 있다.




그렇게 난 이 글을 마지막으로 <War Song> 조커와
1달 간 있었던 일을 마무리 하려 한다.

내가 듣고 경험한 조커는 실제로 정신적인 아픔이 있는 사람이다.

애가 집에 돈은 있을지 모르겠는데 직접 경제활동으로 부를 축적했다기엔
사람이 많이 어눌하고 부자의 여유가 느껴지지 않았다.

개인적인 지원해줄테니 길드 들어와라 공대장 해주라 이렇게 말해놓고
싸게 퉁치거나 은근슬쩍 넘어가려는게 기본 템플릿인 사람이다.

불필요하게 '서버 1위 대형 길드'라는 타이틀 '길드 공대'
이런 아무도 인정안하는 명예에 집착하는 모습은 정상인으로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의 계획.

현재 내 공대는 <War Song> 길드라는 타이틀이나 조커를 믿고 온게 아니라
대부분이 나를 보고 믿고 따라오는 분들이라 보기에 앞으로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운영할 것이고

잠시 '공대장비'라는 허황된 유혹,,? 불로소득,,? @+?
보상받고 편하게 게임하려 했던 제 자신이 조금 한심했다 생각한다.

혹시라도 공대장 하시는 분들 중에
조커처럼 공수표로 보상 제시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약식이라도 확실히 계약서를 쓰시기를 권장합니다.

저처럼 100골 200골 받고 기분 조지지 마시고  ^,^;
(다시 강조하지만 너무 짜쳐서 돌려줌)

저는 조커가 War Song 길드에서 공대장하면
'개인적인 지원'을 주겠다는 스캠에 속아서 가입했던 거고
길드에 아무런 소속감이나 애착은 없으니 탈퇴합니다.

조커가 이상한 사람인 거지
길드는 그냥 사람이 많을 뿐이고 무색무취 평범한 와우저분들이니
또 워송이 어쩌네 머네 길드에 남은 분들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 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냥 조커가... 저런 사람입니다.


혹시라도 추후  조커로 추정되는 인물이
와우에 또 복귀한다면 이 글을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