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라는 말은 이분에게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무려 3,000개가량의 지식을 습득하며 '현인' 칭호를 습득, 많은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낸 플로린 서버의 지식박사 '부냐'의 이야기입니다.

사냥이면 사냥, 낚시, 무역, 무궁무진한 검은사막의 콘텐츠들을 모두 직접 체험해봤다는 그. 증거로는 쌓아놓은 지식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새롭게 선보인 황실 무역과 아직 연구 중인 3개를 제외하면 존재하는 지식은 다 모은 거라고 하는데요. 도대체 이분 어떻게 검은사막을 즐기고 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솟습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데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지식의 끝을 먼저 맛본 부냐님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노하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보유 지식 약 3,000개 이상! 현인 칭호를 획득한 플로린 서버의 '부냐'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플로린 서버에서 개인주의자 길드의 길드장을 담당하고 있는 '부냐' 라고 합니다. 소서러가 사냥으로 힘들었던 시절부터 소서러만 키워온 외길 인생 유저에요. 제가 지식을 연구하는 것을 보시고 서버 내에서 연식이 많은 줄 착각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20대 중반으로 아직 창창합니다. 꼭 기억해주세요.

캐릭터의 기운은 현재 칭호를 포함해서 374입니다. 현인을 달성하고 기운 습득 작업을 마치지 않은 상태고요. 전문기술은 조련, 수렵만 숙련단계이고 무역 명장2, 나머지는 모두 장인 1~3 사이입니다.


Q. 검은사막을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여태까지는 접속하면 일꾼을 돌리고 얻지 못한 지식을 찾는 게 일과의 대부분이었어요. 현재는 현인을 달성해서 지식 습득 작업은 약간 소홀히 하고 고래가 나올 때까지 그냥 멍하니 있다가 수렵하는 게 전부네요. 보조 캐릭터도 조금씩 키우기도 하고요. 현인을 달성하면 지식작업을 그만둔다고 말을 많이 하긴 했는데, 사람이 잘 안 변하는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틈틈이 지식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현재 총 3,012개에요!


Q. 남은 지식은 몇개인 것이죠?

일단 추정하기엔 참가 못 해본 황실 무역품 개수 만큼이요. 이게 주마다 갱신이 되는데 영지별로 12~15개였던걸로 기억해요. 황실 무역품 지식을 현재 15개 획득했으니, 약 50개에서 60개가량 남았을 것 같고요.

이 외에는 아직 작업 안 한 생태지식 3개 빼고는 미구현 지식 외에 거의 다 얻은 것 같습니다. 약 99% 정도 달성한 거 같아요. 남은 생태도 이번에 새로 패치 된 곳인데요. 현인이 되어버려서 일단은 쉬는 중입니다. 투구족, 툰그라드, 해적단 1개씩 3개네요.


▶부냐의 능력치 및 생활 경험치 현황


▶지금까지 완성한 지식 페이지


Q. 속칭 지식 습득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검은사막 오픈 당시 지도도 다 개방 못 했었는데, 전체채팅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다 제 기운이 많이 높더라고요. '이게 뭐길래 내가 높지' 하고 궁금해했었는데, 남들보다 거점을 많이 찾아다니고 NPC를 많이 만나서였어요. 그래서 '이거 지식란 하나하나 채우면 재밌겠다' 라고 느꼈죠.

처음엔 저도 레벨 업을 열심히 했어요. 근데 어둠의 파도가 없던 시절 소서러는 상대적으로 약한 캐릭터였거든요. 사냥하기 힘들어서 메기맨 조차도 가기 힘든 시기. 레벨은 44인데 다른 캐릭터를 키우긴 귀찮고, 지식란이나 하나하나 채우자 라는 마음에 모험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칭호가 패치 되면서 '성인' 칭호를 보고 너무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지식 습득 작업에 돌입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다른 게임을 하더라도, 사냥이나 PvP같은 것보다 업적이나 칭호 같은걸 따는걸 즐겨서 잘 맞았던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성인 칭호는 지식 개수 1,830개에서 열려요. 1,825개에서 열린다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체크했을 때는 1,830개였습니다. 지식 칭호가 패치되고 칭호가 좌르르 있는 걸 보고 자격증처럼 '아 이거 다 따야겠다.' 마음을 먹은 거죠.


Q. 지식 습득 작업을 위해서 처음이라면 따로 준비해야 할 것도 있나요.

정말 다른 거보다 필요한 건 근성과 멘탈이에요. 지식이라는 게 잘 나올 땐 잘 나오지만 저 같은 경우는 최대 나흘 동안 한 사냥터에 머물러 있던 적도 있어요.

매일 접속해서 경험치나 아이템도 못 얻는데 온종일 표적 몬스터만 잡고, 이러다 보니 4일째 되던 날 지식을 주더라고요. 다른 것보단 일단 근성과 단단한 멘탈이 없으면 쉽게 접근하기 힘들거 같아요. 특히 많은 분이 중요시하는 돈이 안 되니까요 지식 습득 작업은.

타고 다니는 말은 물론 빠르면 좋지만, 지식 습득 작업을 하게 되면 이곳저곳 막 다 돌아다녀야 되기 때문에 저는 아무 말이나 타고 말을 육성하는 심정으로 돌아다녔습니다. 말은 그냥 선택이죠.


▶처음엔 '성인' 칭호를 따기위해 달렸던게 시작이라고



Q. 인물, 지형, 생태, 모험일지, 학문, 생활 지식이 있는데 각각 난이도가 어떤지

인물=지형 ▶ 모험일지=생태 ▶ 학문 ▶생활지식 순서로 진행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인물과 지형은 한 세트로 이루어지는 거나 다름없고요. 모험일지를 얻다 보면 넓은 맵을 돌아다니게 되고 몹을 사냥하면서 생태지식이 채워져요.

학문 같은 경우는 친밀도 획득 작업으로 얻는 게 많은데 앞에서 얻는 지식을 바탕으로 친밀도 작업을 진행할 수가 있죠. 생활지식은 기운을 주지 않기 때문에 기운이 아닌 지식 습득 작업을 하는 분들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Q. 같은 의미로 전문 기술도 다 해보고 지식을 얻어야 할 텐데 순서가 있을까요

이건 딱히 순서라기보단 먼저하고 싶은 것이나 재료나 기반이 되있는 것들 순서로, 채집-가공-요리-연금은 아시다시피 물고 물리는 거라 열심히 플레이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올라가 있고요. 무역 정도만 마음먹고 해야 되는걸 빼면 나머지는 자신의 창고 사정 봐가면서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Q. 모험을 위한 돈이나 아이템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사실 자본 같은 경우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스톤을 사서 강화하는 편이 아니고 그냥 획득하는 족족 모아서 강화하는 편인데 실제로 메디아 쪽 생태작업을 다 끝냈을 때도 장비가 헤베 10강 세트 정도 무기 13강 정도밖에 안되었습니다. PvP가 아닌 이상 이 정도로도 무리가 없습니다.

현재 소서러 아이템은 헤베 3세트에 아제리안 장갑, 바레스부적이 장까지 강화된 상태고요. 악세서리는 고래 귀걸이 2개, 반지는 그림자표식이랑 선행반지를 갈아끼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정도지만 아이템 세팅은 10방에 13강 무기로도 충분했다



Q. 본격적으로 각 지식 분류별 대략적인 수집 방법이 궁금합니다.

인물 탭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대부분 NPC가 기본적으로 대화가 가능해서 지식을 얻을 수 있는데요. 개중 몇몇 NPC들은 바로 말이 안 걸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들면 하이델에 크루시오 도몬가트나 케플란에 시녀, 알티노바에 네루다센 같은 경우가 있겠죠. 이런 인물들 같은 경우는 일단 과감하게 스킵 하시는걸 추천해 드리고 퀘스트 진행하다 보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만나지는 편이니 조급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지형에 관해서는 정말 중요한 게 하나 있는데요. 이게 버그가 고쳐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지형 지식은 맵의 해당 지점을 지나가면 자동으로 얻어지는 시스템이에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지형지식을 얻고, 거점 관리자에게 말을 걸어서 거점 관리자 지식을 얻는 편이죠.

그런데 지형지식이 얻어지는 특정 지점을 지나지 않고 먼저 거점 관리자에게 말을 걸어버리면 거점 관리자 지식만 얻어지고 지형지식은 얻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해당 거점 노드를 활성화해줘야 지형 지식이 정상적으로 얻어지니,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으신 분들은 꼭 맵을 돌아다니면서 지형지식을 먼저 얻고, 거점 관리자에게 대화를 걸어주시면 됩니다.


▶현인을 달성하기 위한 노하우 공개!


모험일지 같은 경우도 중요한 부분이 있는데요. 제가 몇 번 인벤에 정보 글을 올릴 때마다 꽤 많은 분이 리플로 '해당 NPC한테 말을 걸어도 진행이 되지 않아요', '퀘스트를 주지 않아요' 라고 묻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어요. 모험일지의 경우는 흑정령 퀘스트랑 마을 타입의 퀘스트(집모양), 스토리타입 퀘스트를 통해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모험일지를 채우고 싶으신 분들은 최소한 해당 지역의 스토리 퀘스트와 마을타입 퀘스트는 다 깨주시는 게 기본입니다.

하나 예를 들어보자면 메디아 모험일지 4번은 아토농장에서 진행하는 '마을' 타입 퀘스트에서 얻는데요. 아토농장 퀘스트에서 메디아 모험일지 4번 중단 1개를 빼고 모두 얻게 됩니다. 스토리 퀘스트나 흑정령 퀘스트만 하다보면 놓치게 되는 부분이죠.


▶퀘스트가 안 뜬다면? 마을 타입 퀘스트를 체크하자


생태 지식의 경우 일단 사냥을 하면서 지식 완료 조건이 많이 채워진 것 먼저, 그다음에는 자신이 친밀도 작업에 필요한 몬스터 혹은 약한 몬스터라 금방 채울 수 있는 것, 다음으로 기운 많이 주는 카테고리, 제일 뒷순위가 기운을 적게 주거나 혹은 아예 안주면서 잡기는 힘든 녀석들입니다. 지식을 안 주는 감시탑 아래 그림자기사단이나 다 모아도 기운1 주는 툰그라드 던전같은 곳이요

마지막으로 학문의 경우는 일명 친밀도 작업이 대부분인데 올리기 힘들어서 인사로 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몇 번 올라온 팁이지만 꼭 인사 한 번에 친밀도 4나 5를 획득할 수 있도록 장비를 세팅하시고 '인사하기'를 하시길 바랍니다. 기운을 많이 아낄 수 있어요.

부가 설명을 하자면 NPC와 친밀도 획득 증가율을 34% 이상까지 장비+소모아이템으로 세팅하면 한 번 인사할 때 친밀도가 4가 올라가고 67%를 맞추면 5가 올라갈 겁니다. 친밀도 100 혹은 200까지는 힘들어도 교류하기로 올리시는 게 효과적입니다. 기운 1당 친밀도 1의 시스템인데 아무리 힘들어도, 기운 100을 쓰기 전에 교류하기로 친밀도 100 이상 올릴 수 있기 때문이죠.

덧붙여서 교류하기 시스템은 성공확률이 누적되니, 성공확률이 3%, 4%인 지식이라도 교류 마지막 칸에 넣어서 연속으로 성공하면 높은 확률로 성공이 뜹니다.


▶생태 지식은 완성할 수 있는 것 먼저, 기운을 적게주는 것은 나중에



Q. 획득하기 어려웠던, 기억에 남는 지식이 있다면

대부분 힘들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실패한 크자카의 기운' 지식입니다. 배회하는 흑정령이랑 같은 몬스터인데 잡기도 힘들고 개체 수도 얼마 없어서 얻었을 때 육성으로 '아싸!' 하고 소리쳤던 기억이 남네요.

낚시는 어종을 직접 다 낚아야 하는 게 힘들죠. 참고로 작살 낚시 어종은 지식이 없으니 안 해도 됩니다.


Q. 무역품같이 구입하고 사용해야 배울 수 있는 지식도 있는데 부담되진 않았나요.

가격 자체만 보면 황실 무역품이랑 밀무역품이랑 비슷한데 황실 무역은 낙찰까지 받아야되서 비싸기론 1순위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가장 비싼 지식은 칼페온 도서관에서 파는 보스 지식이었어요. 여담이지만 지식 2,900개에 현인이 될 줄 알고 2,899개에서 500만 원주고 알룬디 지식을 사 먹었는데 안 나와서 한동안 공황이 왔었죠.


▶지식을 모으기 위한 험난한 여정, 많은 분들이 함께했다


Q. 다른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서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틀린'게 아닌 '다르다'라는 것을 인정해주지 못하시는 분들 때문에 힘든 적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검은사막 인벤 팁 게시판에도 지식 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거든요. 중간에는 상처받아서 글을 삭제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사실 지식 습득 작업이라는 게 돈도 안 되고 캐릭터 성장에는 눈에 띄게 도움은 안되죠. 그래도 다른 분들한테 도움이 돼서 감사하단 말 듣는 데서 보람을 느끼고 했는데 악플도 많이 달리더라고요.

특히 '지식 올려서 필요도 없는 것 왜 하느냐' 라는 말이 가슴 아프게 했어요. 그때 당시에는 기운을 써서 할 수 있는 일이 채집과 전체채팅뿐이긴 했죠. 채집물도 지금처럼 돈이 되지 않았으니까요. 결국, 돈도 안 되고 고생만 하는 거 왜 하고 있느냐는 말이었죠.

이후에 귓말이나 쪽지로 다시 글을 올려달라는 분이 많아서 지식 관련 정보를 총정리해 '지식의 모든 것'이라는 글을 다시 썼어요. 사실 저희 길드 분들끼리 의기투합해서 웹문서나, 실제 작은 책자로 만들어보는 게 어떠냐 라는 말도 있었는데 현실상 반 정도 포기한 상태에요. 일단은 인벤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식을 직접 전달할 순 없지만 획득방법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다


Q. 검은사막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개발자분들 패치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신규 콘텐츠보단 미구현된 부분, 혹은 버그 수정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패치는 돼 있지만 미구현으로 획득할 수 없는 지식이 너무 많아요. 매번 패치 때마다 버그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신규 유저 진입도 좋지만, 기존 유저들도 신경 써줬으면 좋겠어요. 함께 연구하던 친구들이 떠나갈 때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자유롭게 해주세요.

지식 습득 작업을 하다 보면 모든 생활 콘텐츠를 다 즐기게 되는, 사실상 검은사막의 엔드 콘텐츠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지식을 모으다 보면 말도 많이 타고 다녀야되서 조련 레벨까지 오른답니다.

지식 습득 작업을 목표로 하는 많은 분들 항상 화이팅이고 응원합니다. 꼭 저보다 더한 지식 변태 분이 나타나기를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본격적인 지식유저가 되는 데 큰 도움을 주신, 최근엔 게임을 접으셨는지 안 보이는 인벤 가족 '왕새우mk'님과 '양봉구'님한테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을 하고 싶습니다.

지식 습득 작업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할 때 자극줘서 힘내게 하여주신 케플란 서버 '페레이'님도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나름 훈훈한 플로린 서버 화이팅! 그리고 개인주의자 길드원들 길마가 츤데레지만 잘 따라와 줘서 항상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요.




※ 인터뷰에 응해주신 부냐님께 감사드립니다.
※ 인터뷰 당사자에 대한 무분별한 인신 공격성 발언과 악플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