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 시즌 2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일주일 남짓한 시간이면 시즌 1이 막을 내리고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다. 2018년 11월 7일 오픈부터 2020년 8월 7일 현재까지 640일의 시간이 흘렀다. 로스트아크도 벌써 2년 남짓한 시간을 서비스한 셈이다.

로스트아크의 시즌 1은 쉴 틈 없이 달리는 시간이었다. 수많은 업데이트가 있었고, 크고 작은 사고도 있었다. 로스트아크에 관심을 가지고 시즌 2를 기다리는 모험가들이 많다. 지난 640일간의 시즌 1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EP01 : 모두가 기억하는 전성기, 아크라시움 성장 구간

초창기 EP01은 우리가 아는 로스트아크의 초반 성장 구간부터 주간 레이드까지다. OBT 런칭 후 2019년 06월 19일 EP02가 업데이트되기 전까지 기간이다.

OBT 론칭 첫날인 2018년 11월 7일 동시접속자가 25만 명을 돌파했고, 하루 만에 PC방 점유율 3위, 3주 만에 PC방 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입소문을 타고 몰린 접속자로 인해 오픈 이후 일주일 동안은 게임에 접속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EP01은 성장 재료 '아크라시움'을 기반으로 한 성장 구조였다. 항해, 모험 섬, 레이드 최초 토벌, 에포나 등으로 매일 아크라시움을 조금씩 얻을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해 아이템 레벨을 올리는 방식이다. 획득 제한이 있어 비슷한 시기에 게임을 시작했다면 성장 격차가 크지 않았다.


▲ 접속도 쉽지 않았던 로스트아크 OBT 오픈 당시

▲ EP01의 핵심 성장 재료 '아크라시움'


EP01 시기의 장점은 레벨업의 재미였다. 비슷한 레벨대의 수많은 모험가가 모여 하나하나 가디언 보스를 깨고 성장해나가는 RPG의 재미다. 재련 시스템처럼 레벨을 올렸을 때의 보람은 적지만,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해도 큰 격차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또, 당시는 현재보다 레이드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던 시기라 선발대는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해가며 가디언 보스를 상대해야 했는데, 어려운 레이드를 공략할 때의 성취감도 있었다.

각양각색의 서브 콘텐츠도 빠질 수 없다. 서비스 600일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익숙한 느낌이지만, 당시만 해도 모험 섬, 카드 배틀, 항해 등 서브 콘텐츠 하나하나가 새로웠다. 이런 서브 요소들이 단순한 콘텐츠에 그치지 않고 모코코 300개 보상인 '모코코의 귀걸이'나 모험섬의 아크라시움처럼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성취감 하나는 끝내줬던 가디언 레이드 보스 '타이탈로스'

▲ 초기 모코코 씨앗은 찾는 재미가 각별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아크라시움 중심의 느린 성장 방식을 유지하다 보니 높은 레벨이 되었을 때 할 일이 부족했고, 뒤늦게 게임을 시작한 모험가들이 선발대를 따라잡기도 어려웠다. 일주일에 얻을 수 있는 아크라시움의 숫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후발대는 사람이 없어 파티 구하기도 힘든데, 반대로 선발대는 더는 진행할 콘텐츠가 없는 '세기말'을 느끼는 상황이 계속됐다.

후반부 콘텐츠가 레이드 중심으로 설계된 것도 단점이다. 1T 장비까지만 해도 장비 간의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레이드 최종 급 장비인 새벽 세트에 대응하는 생활, PVP, 항해 장비 세트가 없어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가디언 레이드를 반드시 진행해야 했다. EP01 후반부에 업데이트됐던 계열별 전설 장비가 초기부터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종 콘텐츠였던 주간 레이드는 시너지 중심의 단기 결전을 요구하는 높은 난이도라 직업 간 격차나 밸런스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후에 다양한 클래스가 활약할 수 있는 '흑야의 요호', '벨가누스' 등의 5T 가디언이 추가되긴 했지만, EP01 시간의 대부분은 주간 레이드를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 EP01의 메인 콘텐츠였던 '주간 레이드'는 시즌 2 오픈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 유령선처럼 생활, PVP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EP02 : 재련으로 과감한 변화 꾀한 '욘'...다양한 가능성 보여

EP01 마지막 가디언 보스였던 '칼엘리고스' 이후 약 60여일만에 등장한 EP02 '위대한 개척자' 욘은 큰 충격을 주었다. 기존 아크라시움 중심의 성장을 버리고 '재련' 일명 '강화'라고 불리는 성장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기존 성장 제한이 해제되고 성장 재료가 모두 거래 가능 재화로 변경됐다. 개인이 골드만 있다면 언제든 아이템 레벨을 올릴 수 있게 변한 셈이다. 동시에 안타레스의 악몽, 미궁, 리버스 루인 등 반복 사냥에 특화된 던전이 추가된다.

EP02는 업데이트 당시만 하더라도 '안타레스의 악몽'과 '망각의 미궁'이 최종 콘텐츠였고, 비싼 성장 재료, 애매한 레벨대에 놓인 신규 가디언 아카테스로 인해 평가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비스 레이드, 낙원의 문 등 레벨에 걸맞은 콘텐츠가 추가되고 성장 재료들이 완화되며 평가가 반전된다.


▲ 재련을 통한 성장 방식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EP02 '위대한 개척자'

▲ 성장의 재미는 확실해졌지만, 그만큼 부담이 생겼다


EP02의 뜨거운 감자 '재련'은 장점도 있었다. 먼저 아이템 레벨이 모험가별로 나뉘어 캐릭터 밸런스 문제가 간접적으로 해소되었다. 레벨 구간마다 존재하는 재련 효과와 능력치는 캐릭터가 강해졌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주게 됐다. EP01에서는 보지 못했던 높은 숫자의 주력기 대미지는 EP02의 확실한 재미 요소 중 하나였다.

또, EP02의 최종 콘텐츠 격인 어비스 레이드, 낙원의 문 등은 로스트아크식 레이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EP01의 토벌식 가디언 레이드와 달리 아크라시아의 주요 인물이 직접 퀘스트를 부여하며, 전용 컷씬과 다양한 협동 패턴, 페이즈 구분 등 최종 콘텐츠에 걸맞은 다채로운 보스들이 추가되었다.

EP01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시도 또한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트 비트'에서 '구원의 섬'까지 이어지는 이벤트 섬, 파밍형 던전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리버스 루인', 보정을 통해 레이드 본연의 재미를 찾은 '도전, 시련' 레이드, '지스브로이', '그림자 달 시장' 등 로스트아크식 스토리 텔링을 완성한 신규 섬 등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콘텐츠였다.


▲ 독특한 파밍의 재미를 주었던 '리버스 루인' 콘텐츠

▲ 최종 콘텐츠에 걸맞는 볼륨으로 등장한 '낙원의 문'과 '어비스 레이드'

▲ '루테란 신년 감사제', '로열로더스' 등 대외 이벤트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단점도 있다. 재련으로 인한 능력치 상승은 성장의 재미를 주기도 했지만, 부작용도 불러왔다. 지나치게 강력해진 캐릭터로 인해 필드 보스, 유령선, 모험 섬 등 다른 콘텐츠의 밸런스가 망가졌고, 가디언 레이드도 패턴을 보기도 전에 토벌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열혈', '마법 스크롤', '주력기 재련 효과' 등은 주력기 중심의 메타를 가져왔으며, 주력기의 기본 계수가 약하거나 열혈을 활용하기 어려운 클래스들이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미궁, 안타레스의 악몽 등 성장 재료를 수급할 수 있는 반복 콘텐츠를 만든 것은 좋았지만, 던전 수행 과정이 번거로워 큰 피로감을 주는 문제도 있었다.

다양한 콘텐츠 지원이 있었지만, 결국 EP02 후반부에 와서는 EP01 때와 동일하게 할만한 콘텐츠가 없는 '세기말'이 이어졌다는 점도 아쉽다. 높은 레벨대 모험가들이 즐길만한 콘텐츠가 오랜 시간 추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련을 통해 기껏 레벨을 올렸는데, 낙원의 문외에는 대부분 아이템 레벨 보정이 걸리도록 변경되어 EP02가 추구했던 캐릭터 성장의 재미가 반감되는 결과를 낳았다.


▲ 초창기 1회에 5분 이상 걸렸던 '안타레스의 악몽' 시즌 2에는 폐지될 예정이다

▲ EP02 초반 좋은 평가를 얻은 보정 콘텐츠는
후반부에는 성장의 재미를 해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다



■ '재정비' 내세운 로스트아크 시즌 2...파밍의 재미 추구한다



시즌 2는 '파밍의 재미'에 강조점이 찍혔다. 시즌 1 로스트아크는 아이템 파밍보다는 성장 재료를 통해 아이템 레벨을 올리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시즌 2에서는 직접 장비를 얻거나 '품질' 시스템과 '계승'을 이용해 언제든 새로운 장비를 선택하고 파밍 하는 재미를 살렸다.

기존처럼 장비를 재련하는 방법을 유지하지만, 카오스 던전 등의 콘텐츠를 통해 장비를 직접 획득하고 강화해 자신만의 장비를 만들 수 있다. EP02의 단점 중 하나였던 스킬 고착화 또한 보석, 트라이포드 강화, 룬 등으로 언제든 다양한 스킬 트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될 예정이다.


▲ 다양한 장비 파밍의 재미를 예고한 시즌 2 성장 방식

▲ 똑같은 장비를 재련, 연마하던 시즌 1과 달리 다양한 장비가 사용될 예정이다


로스트아크의 지난 시즌1이 쉴 틈 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며 달려왔다면, 시즌 2에서는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EP02 업데이트처럼 새로운 대륙과 레이드, 신규 클래스가 추가되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동안 업데이트로 인해 소외된 콘텐츠를 재편해 초반 성장 구간을 개선하고, 각종 콘텐츠를 리포지션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생활' '항해' 콘텐츠 등은 시즌 2에서 원정대 영지 등의 허브 콘텐츠를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며 낮은 레벨 단계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지난 시즌 1에서 추구했던 다양한 방식의 성장이 앞으로 다가올 시즌 2에서 새롭게 부활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 신규 콘텐츠 뿐 아니라 기존 콘텐츠의 리포지셔닝이 예고된 시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