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 검은사막에 두번째 5인 협동 던전 '아토락시온 : 시카라키아'가 등장한 지 4일이 흘렀다. 시카라키아는 고대 세이지 로크스의 두번째 제자, '시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최고급 성우진의 풀 더빙, 더 강력해진 보스, 다채로워진 퍼즐 등을 통해 몰입감있는 협동-공략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번 시카라키아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는 이전 바아마키아보다 좋아진 모습이다. '생각보다 잘 뽑혔다, 내부 그래픽/BGM이 좋다, 보스 기믹이 재밌다'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데, 기자 역시 직접 시카라키아에 도전해보면서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시카라키아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바아마키아보다 깔끔해졌다'다. 바아마키아에서 나왔던 유저들의 피드백(수정 깨짐 패널티 삭제)을 그대로 반영해 부담이 적어졌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래서인지 현재 유저들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시카라키아의 보스 공략, 퍼즐 답, 지식 습득 방법 등을 활발히 공유하는 중이다. 실제 인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도 이미 바아마키아를 경험한 탓인지 불과 4일이 지났음에도 더 숙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해당 콘텐츠가 어느 정도의 스펙(일반 기준 260공 320방, 엘비아 기준 280공 340방)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시즌 전용 시카라키아'의 출시를 기다리는 유저들도 여럿 보인다.

그렇다면 유저들은 왜 시카라키아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을까. 기자가 직접 시카라키아를 플레이하며 느낀 것들을 나열하고자 한다. 시카라키아는 분명히 바아마키아보다 재밌고, 깔끔했다. 물론 아직 100%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이후 출시될 2개의 던전 요르나키아와 오르제키아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던전이었다. 한편 검은사막은 지난 10월 6일 패치노트를 통해 시카라키아 이후 나올 새 대규모 콘텐츠는 협동 던전이 아닌 '끝없는 겨울의 산'이 될 것임을 알린 바 있다.


▲ 아토락시온 : 시카라키아 공식 티저 영상


■ 몰입도 : 화려한 성우진의 풀 더빙과 컷신,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전달 방식
시카라키아는 지난 바아마키아와 마찬가지로 모든 캐릭터의 대사에 성우진의 더빙이 지원된다. 야즈 역을 맡은 윤아영 성우, 라피 역을 맡은 사성웅 성우를 비롯해 국내 최고급 출연진의 열연은 검은사막의 고유 스토리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큰 선물이 됐다.

또한 지난 바아마키아와 다르게 최종 보스 외 중간 보스의 등장에도 특별한 컷신을 삽입함으로써 몰입감을 더했다. 삭막한 사막 지형이 아닌 화려하고 아름다운 해저 지형으로 보는 맛이 더 살아났다는 한 유저의 평가도 있었다. 기자 역시 시카라키아를 플레이하며 주변 지형과 그에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고대 건축물들을 보며 스크린샷을 찍기 바빴다.

이렇게 시카라키아는 그 자체 콘셉트와 몰입감에 더 신경을 쓴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최고급 성우진의 열연에 비해 실제 NPC들의 동작이나 입모양 등 세세한 부분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개발 비용 탓일 수도 있지만 컷신이나 장면 전환 같은 영화적 연출이 몇몇 부분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래서 생동감 넘치는 더빙의 역할이 다소 축소되고, 여전히 텍스트를 읽는 느낌의 스토리 전달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인상이 강했다.

5인 협동 던전이라 정작 스토리를 감상할 시간이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협동 던전이다보니 스토리를 다 읽을 때까지 다른 파티원들에게 기다려달라고 하기엔 사실상 무리가 있는 것이다. 결국 공들인 스토리에 'R키 연타'를 강요하는 구조인 셈인데, 그런 점에서 지난 10월 6일 패치노트의 '스토리는 혼자서도 완료할 수 있도록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은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 비밀 수호단과 다시 한번 모험을 떠난다. 성우진의 열연이 담긴 풀더빙이 매우 인상적이다.

▲ 보스 등장 시 컷신으로 몰입감을 더했다. 다만 이후 반복성을 고려해 스킵 기능도 필요해 보인다.


■ 일반 몬스터 : 깔끔해진 패턴과 더 높아진 집중도
시카라키아에서 가장 좋아진 부분은 일반 몬스터의 종류와 패턴이다. 이전 바아마키아에서는 다음 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조합 아이템'을 드롭하는 정예 몬스터의 종류가 많았고, 그에 따른 공략 방식도 가지각색이었기 때문에 실제 플레이 시 다소 난해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시카라키아에서는 전갈과 가오리 몬스터 2개로 축소됐고, 기믹도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에 집중도 있는 사냥이 가능해졌다. 일반 몬스터는 '일반 몬스터답게' 난이도가 쉬워진 셈이다.

조합 아이템의 경우도 초반에 단순히 가시 10개를 모아 다음 지역으로 넘어갔던 바아마키아와 달리 비늘 4개와 알 2개를 모아 중간 보스를 소환함으로써, 일반 몬스터의 부담은 줄이고 중간 보스의 '우두머리 콘셉트'를 살리는데 성공했다. 중간 보스의 기믹 자체도 바아마키아보다 다양해져 공략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 외에도 유저를 귀찮을 정도로 괴롭혔던 일반 공중 몬스터가 없어지고, 그에 따라 화승총과 같이 강제적인 장비 탈착으로 불편함을 주는 공략 요소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전 바아마키아에서는 중간 보스 크라텐을 제외하고는 화승총을 이용해 공중 몬스터를 사냥하는 유저는 거의 없었다. 이런 불편 요소를 과감히 삭제함으로써 플레이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점은 유저들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낸 하나의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 일반 몬스터의 종류와 기믹이 깔끔해져 파밍 집중도가 높아졌다.

▲ 중간 보스의 패턴이 더 다양해져 공략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신비스러운 디자인은 덤이다.


■ 최종 보스 : 우두머리는 우두머리답게, 협동과 타이밍을 유도하는 기믹
최종 보스(센티루토스)의 경우 정말 '최종 보스'다워졌다. 패턴이 훨씬 많아지고 그만큼 강력한 즉사기도 추가됐으며, 무엇보다 그러한 패턴 자체가 유저 간 호흡과 컨트롤을 요구하게끔 디자인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중 현재 유저들에게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은 '전력 공급 장치'다. 이 전력 공급 장치는 1~4 단계로 구분되며, 단계가 올라갈수록 센티루토스의 방어력이 감소하는 대신 공격력이 강해진다. 결국 유저들은 보스의 패턴에 맞춰 1~4단계로 보스의 공격력/방어력 등을 조정하는 기믹을 사용하는데, 이런 방식은 단순 공략의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저스펙 유저도 난이도를 조정하면서 함께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외 바아마키아 최종 보스 2페이즈였던 '요정 불빛' 같은 모호한 패턴이 사라졌고(유저 동선이 겹치면 불빛의 어그로가 꼬이는 현상 등), 다소 판정이 애매했던 '부유석, 용암' 등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보스의 공격이 '깔끔한 노란색 발 밑 장판'으로 확실하게 표시됨으로써 전반적인 전투 시인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물론 여전히 리마스터 급 그래픽에서만 확인이 쉬운 기믹 요소도 존재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억울하게 공략을 실패하는 요소가 많이 줄어들었다.

결국 시카라키아는 바아마키아보다 아름다운 테마, 일반 몬스터의 종류 축소와 중간 보스와의 확실한 구분, 최종 보스의 공략 요소 추가와 전투 시인성 강화 등의 이유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기자는 출시 전 시카라키아의 난이도가 바아마키아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말에 걱정을 했었는데, 그 난이도가 단순히 공/방 제한이 아니라 공략 요소의 추가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 현재 유저들이 피드백하는 몇몇 부분(각종 버그, 이펙트 표시 등)만 더 보완한다면 앞으로 검은사막의 5인 던전 콘텐츠는 더욱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 유저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전력 공급 장치

▲ 보스의 공격이 바닥 장판으로 확실하게 표현됨으로써 전투 시인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