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된 배틀 아이템 사용 로그 표시 기능


지난 2월 23일, 로스트아크의 업데이트에선 다양한 편의성 개선이 진행되었다. 이중 기타 편의성 부분에서 자신 및 파티원이 사용한 공격형/기능성/버프형 배틀 아이템의 정보를 채팅창 시스템 메시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일명 '배틀 아이템 로그'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러한 변경점은 꽤 많은 모험가들이 원하던 개선 사항 중 하나다. 배틀 아이템의 사용 유무는 그간 각종 콘텐츠 진행에 있어, 많은 분쟁이 생겨났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배틀 아이템은 각종 기믹 수행에 필요한 무력화나 부위 파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아이템으로, 특정 기믹 파훼 시 꼭 필요한 전투 보조 아이템이다.

하지만, 간혹 의도적으로 배틀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는 모험가가 있어, 기믹 파훼에 실패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기도 했다. 부위 파괴로 기믹을 수행해야 하는 일부 콘텐츠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 심화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발탄 2관문에서는 부위 파괴를 진행하며 레이드 공략이 진행되는데, 간혹 부위 파괴가 진행되지 않을 시 던전 진행이 중단되거나 싸움으로 번지는 일도 잦았다. 상대적으로 많은 부위 파괴나 무력화가 필요한 상위 가디언 토벌인 칼엘리고스와 하누마탄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자주 발생했다.


▲ 무력화-카운터-부위 파괴로 구성된 패턴이 등장하는 상위 가디언 토벌


특히, 가디언 토벌 매칭에서는 더 잦은 빈도로 발생하기도 했다. 사전에 배틀 아이템의 종류와 순서 등을 확실하게 정하고 가는 파티와 달리, 매칭에선 서로 알고 있는 '국룰'이 다르거나 순서를 헷갈리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또한, 매칭이라는 시스템의 특성상 일부 모험가는 의도적으로 배틀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는 상황도 자주 연출되기도 하며, 이러한 유저 간의 갈등은 다소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사전에 합의가 가능한 파티 찾기와 달리, 매칭에선 배틀 아이템 소모와 관련한 분쟁이 잦았다


배틀 아이템 사용 로그가 추가된 뒤로, 이러한 모험가 간의 분쟁은 줄어들었을까? 사실 정확한 자료나 통계 등을 확인할 수 없고, 각자가 경험한 상황 또한 다르기에 분쟁이 줄었다거나, 기믹 실패 빈도가 줄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긴 어렵다.

다만, 개인적인 체감이나 여론으로는 매칭 시 빈번하게 발생하던 배틀 아이템 사용에 관한 분쟁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특히, 매칭을 통한 가디언 토벌이나 일부 군단장 레이드에서 배틀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아 기믹 수행에 실패하는 빈도는 현저하게 줄어든 걸 체감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배틀 아이템 사용 기록이 시스템 메시지로 출력 되다 보니, 주저 없이 배틀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브렐슈드 하드 5, 6관문처럼 릴레이 형식으로 암흑 수류탄 등의 배틀 아이템을 사용하는 콘텐츠에서는 채팅 창에 표시되는 배틀 아이템 사용 로그를 통해 더 수월하게 배틀 아이템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


▲ 배틀 아이템 로그 시스템 추가 이후, 몰래 사용하지 않는 등의 빈도가 줄었다


다만, 이러한 배틀 아이템 로그 시스템 추가에 따른 부작용을 찾아볼 수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무력화나 부위 파괴는 스킬이나 배틀 아이템으로 일정 수치 이상을 달성했을 때 성공할 수 있는데, 일부 클래스의 경우 스킬만으로 충분한 무력화, 부위 파괴가 가능한 경우가 있기도 하다.

배틀 아이템을 추가적으로 소모하지 않아도 각종 기믹 수행에 필요한 무력화 및 파괴 수치 달성이 어렵지 않은 일부 클래스의 경우, 다소 난처해진 셈이다. 해당 클래스의 이해도가 부족한 일부 모험가의 경우, 배틀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분쟁의 여지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시스템이 도입되자마자 무력화나 파괴 수치가 충분한 일부 클래스가 배틀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기자가 육성 중인 블레이드의 경우, 각성 스킬 '플래시 블링크'에 3레벨의 부위 파괴 효과가 포함되어 있다. 보통 블레이드로 하누마탄을 공략할 때 2페이즈의 무력화-카운터-파괴 패턴 시, 파괴 폭탄 대신에 각성기를 사용하곤 했다. 부위 파괴와 딜링, 포지셔닝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틀 아이템 로그 시스템 추가 된 이후에는 각성기 사용보다 파괴 폭탄을 사용하고 각성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배틀 아이템 로그가 남지 않아, 자칫하면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다소 아쉽게 소모되는 파괴 폭탄을 대신해 아드로핀 물약을 사용하며, 오해의 소지를 줄이고 있다. 아드로핀 물약 역시, 배틀 아이템 로그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 특정 기믹 수행 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아드로핀 물약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사실 배틀 아이템 로그가 기록되는 시스템의 추가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는 평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전까지 시스템 추가에 대한 목소리도 많았고, 적용된 이후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이 어느 정도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선 부작용처럼 아쉬운 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배틀 아이템을 소모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배틀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부분은 결과 창에서 파괴나 무력화 기여도나 횟수 등을 보여주는 등 시스템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보완이 가능한 만큼, 추후 이러한 변화를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떠한 시스템도 완벽이란 없다.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기 위해선, 계속해서 변화와 발전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당장은 현재의 시스템에 적응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모험가의 사고 확장 역시 필요하다. 로스트아크의 다양한 클래스는 저마다 다른 특징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시기가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 무력화와 부위 파괴 등 클래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