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전개 파훼를 위해 노력 중인 모험가들
해결되지 않고 '전설'이 된 패턴이 있다고?
4년 만에 밝혀진 패턴부터 프로켈 분신까지





'영역 전개'가 뭔데 이렇게 화제일까?

최근 모험가들 사이에서 카멘의 특정 패턴 공략법이 화제다. 4관문 카멘이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일명 '영역 전개' 패턴 때문이다. 4관문 두 번째 페이즈에서 카멘은 주기적으로 시간을 정지시키고 무작위 4인에게 즉사급 공격을 날리는데, 이 패턴에 대처 방법이 오리무중인 상태다. 현재까지도 많은 모험가가 이 패턴의 공략을 토론하고 있을 정도다.

모 애니메이션의 기술명을 따와 일명 '영역 전개'로 불리는 이 패턴은 더 퍼스트에서 최초 전당 입성에 성공한 '로아사랑단' 공대를 애먹였던 패턴이다. 로아사랑단은 비공개 트라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파훼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결국 '시간 정지 물약'으로 타협하는 것으로 최초 공략에 성공했다.

문제는 퍼스트 클리어 공격대가 사용했던 '임시방편'이 현재까지도 정석 공략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 즉사 패턴을 막지 못하는 시간 정지 물약이 먹히기에 기믹형 패턴이 아니고 상시로 대응해야 하는 패턴인데, 패턴이 나올 때마다 시간 정지 물약을 쓰는 대응 방법이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이렇다 보니 온갖 공략 시도가 등장하고 있다. '수류탄'을 속성별로 던지거나 감정표현을 쓰는 등 기상천외한 방법이 모두 시도 되고 있다. 더 퍼스트 전당에 입성한 모험가 중 일부는 아예 실험 공대를 짜서 매주 공략법을 토의하고 있을 정도다.


▲ 문제의 패턴인 4관문 '영역 전개'(이다 유튜브 캡처)

▲ 더 퍼스트를 달성한 모험가들이 각종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중이다(이다 유튜브 캡처)


로스트아크의 대부분 패턴은 배틀 아이템이 필요 없다. 현재도 상아탑 라자람의 거울 파괴 기믹이나 칼테이아의 분진폭발을 위해 화염 수류탄을 챙기는 등 공팟에서는 반쯤 필수적인 배틀 아이템 기믹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론상 이런 기믹도 화속성 스킬을 챙기거나 부위 파괴가 높은 스킬로 대체가 가능한 상황이다. 배틀 아이템으로만 파훼 가능한 기믹은 사실상 베스칼의 히든 무력화뿐이다.

이렇다 보니 모험가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역 전개'의 진정한 파훼법은 현재도 밝혀지지 않았다.


▲ 배틀 아이템이 필요한 거의 유일한 패턴인 베스칼의 히든 무력화


출시 당시 공략이 밝혀지지 않았던 전설의 패턴들

한편, 카멘의 '영역 전개'와 같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초창기 공략 당시에는 경험과 표본이 부족해 공략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지만, 긴 시간이 지나면서 제대로 된 공략이 나오는 사례다. 최근 기준으로는 카멘 1관문 킬리네사의 히든 바훈투르 공략이 있다. 초창기에는 표식 관리를 못해 히든 바훈으로 기믹을 넘겼으나, 현재는 표식을 붙이고 지형을 파괴하는 정석 공략이 주류가 됐다. 시간이 지나면 '영역 전개' 또한 파훼법이 나올 수 있는 셈.

다른 사례도 있다. 정석 공략이 나왔으나 번거로움 때문에 사파 공략을 택하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과거 비아키스의 102줄 무력화 패턴이 있다. 욕망 게이지를 쌓은 특임조가 2개의 점액 괴물을 파괴하는 것이 정석 공략이지만, 게이지 관리도 어렵고 실패 확률도 높아 시간 정지 물약을 쓰는 것이 정석 공략처럼 변했다.

이 중에는 몇년 동안이나 공략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 '전설의 패턴'도 있다. 한참 시간이 지나서 특정 기믹이 개선되거나 연습장이 추가되어 공략법이 발견되는 등 결국 파훼법을 찾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칼엘리고스처럼 정석 공략이 밝혀지지 않고 사라진 사례도 있다.


▲ 공략은 알지만 번거로움 때문에 시정을 썼던 과거 비아키스 레이드


전설의 패턴 ① 헬가이아 무력화의 비밀

헬가이아의 무력화 패턴은 로스트아크 오픈 베타기준(2018년 11월) 4년이 지난 2022년에 정석 공략이 발견되었다. 정확히는 헬가이아의 무력화 메커니즘이다. 오픈 베타 당시에는 헬가이아의 무력화가 몇 번 가능하냐에 대한 논쟁이 자주 일어났는데, 누구도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무력화가 10번도 넘게 성공했다", "무력화는 4번까지만 가능하다" 등 다양한 의견이 대립했지만, 당시 가디언 토벌 구조에서는 테스트가 어려웠고 파티 조합에 따라 무력화도 크게 갈렸기 때문에 정밀한 실험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특히, 당시에는 무력화 공략에 실패해도 이것이 팀원의 탓인지 기믹의 탓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 컸다. 누군가 스킬을 안 썼거나 배틀 아이템을 던지지 않은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 그래서 헬가이아의 무력화는 "4~5회가량 가능하다"는 중의적인 표현이 나오게 됐다.

이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가디언 토벌 개편과 함께 가디언의 무력화 패턴에도 무력화 게이지를 추가하면서다. 헬가이아의 무력화 패턴에도 게이지가 추가되면서 무력화 여부가 명확해졌기 때문. 실험 결과 무력화에 영향을 주는 것은 보스의 남은 체력이었다. 헬가이아 1페이즈에서는 무력화가 무제한으로 가능하지만, 체력이 50% 이하가 되면 4번째 무력화가 잠기고 강제로 변신하게 된다. 상황과 파티에 따라 "무력화가 4번만 가능하다", "무력화가 10번 이상 가능하다" 모두 참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무력화를 4번 이상 진행한 파티는 전체 대미지가 부족해 50%가 넘는 체력에서 계속 무력화를 진행한 셈이다.


▲ 2018년 당시에는 무력화 게이지가 없었다

▲ 1인 기준 네이팜탄 한 방에 무력화가 가능

▲ 체력을 50% 이하로 깎자 네이팜으로도 무력을 줄이지 못한다!


전설의 패턴 ② 칼엘리고스와 위장 로브, 그리고 수면 폭탄

로스트아크 시즌 1 욘 이전 가디언 토벌의 마지막을 장식한 보스, 칼엘리고스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디언으로 무자비한 난이도로 당시 모험가들을 좌절시킨 가디언이다. 이로 인해 '레이드 즉시 완료권'이라는 흑역사가 탄생하기도 했다.

시즌1 당시 기준으로 환뇌룡화(광폭화) 상태인 칼엘리고스를 4인으로 상대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현재 시련 칼엘리고스의 마지막 페이즈를 무한정 상대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래서 나온 공략이 '위장 로브' 택틱이다. 칼엘리고스가 환뇌룡화 상태에 들어가면 3인은 통로 쪽으로 도주해 기다린다. 이 상태로 1인이 칼엘리고스를 드리블하며 시간을 끈 뒤, 부위 파괴 기믹 시간이 되면 4인이 위장 로브를 쓰고 은신 상태로 칼엘리고스에 접근, '황금 뇌전'으로 부위 파괴를 시도하는 기발한 방법으로 공략을 성공시켰다.

이 택틱은 카멘 '영역 전개'를 시간 정지 물약을 넘기는 것보다 더욱 복잡하고 난해한 공략 방법이었기 때문에 많은 모험가가 다른 방법의 정석 파훼가 있을 것으로 여겼다. 대표적인 가설이 추천 배틀 아이템에 있는 '수면 폭탄'이었다. 현재 영역 전개 파훼처럼 보스에 수면 폭탄을 던지고 구슬에 던지는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지만 '위장 로브'만한 공략 방법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위장 로브와 드리블 방식이 정석에 가까운 공략이 됐다.

긴 시간이 지나 시즌 2가 나오면서 시즌1 칼엘리고스의 정석 공략 방법은 결국 미스터리로 남았는데, 공략이 밝혀지기 전에 가디언이 리메이크되었기 때문이다. 리메이크 칼엘리고스는 무카파 기믹과 두 종의 뇌룡옥, 뇌룡화 버프까지 기존 칼엘리고스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도 직관적인 공략이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 2019년 칼엘리고스와 현재 칼엘리고스는 완전히 다르다

▲ 황금 뇌전의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위장로브를 사용했다

▲ 다들 수면폭탄에 비밀이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 재미있게도 수면 폭탄이 시칼 택틱으로 잠시 쓰이기도 했다


전설의 패턴 ③ 딜부족? 무력화? 아르고스 의문사 패턴

출시 당시 굉장히 어려운 협동 기믹을 가진 보스 아르고스. 현재는 군단장 레이드의 연습 무대 같은 콘텐츠지만, 당시 기준으로 아르고스는 엔드 콘텐츠로 기믹도 어렵고 복잡한 레이드였다. 그래도 1주 차가 지나면서 일부 패턴(다이얼 패턴 중 일부)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패턴이 밝혀졌고, 단 하나의 패턴이 끝까지 미제로 남았다.

바로 2관문의 내부 보스 '타르보스'가 가진 즉사 기믹이다. 2관문 교대 입장 후 1분 30초가 지나면 '사원 어딘가 강력한 마력이 모이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보스에게 20초짜리 수상한 버프가 하나 생성된다. 이 버프가 끝나면 강력한 광역 공격이 등장해 파티가 전멸하고 공략에 실패하게 된다.

이에 많은 공격대가 기믹을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했지만 "어쩌다 보니 살았다"는 의견만 나올 뿐 구체적인 공략 방법은 밝혀지지 않았다. 기둥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은 많았지만, 실험을 할 때마다 결과가 바뀌어 안정적인 공략을 세울 수가 없었다. 결국 대부분의 파티가 암흑 수류탄 등을 동원해 보스를 1분 30초 안에 처치하는 식으로 대응하게 됐고, 이것이 정석 공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출시 10개월이 지난 2021년 07월, 한 모험가에 의해 정확한 파훼법이 나왔다. 방법은 꽤 간단했는데, 보스의 모션을 관찰해 즉사기가 나올 방을 파악하고 해당 방의 기둥을 모두 파괴하면 됐다. 기둥에 비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 자체는 맞았지만, 즉사기가 나오는 방이 둘 중 랜덤이라 실험이 모두 실패했던 것.

현재는 기믹에 안내 메시지가 추가되고 즉사급 피해 대신 대미지를 주는 방식으로 패턴이 수정되었다.

▲ 공팟은 딜찍 기믹으로 알려져 있으며 재시도의 원인 중 하나였다

▲ 즉사기가 나오는 방에서 석상을 깨면 되는 간단한 기믹이었다


전설의 패턴④ 대체 이게 뭐지? 프로켈이 두 마리라고?

내부 외부를 나눠 진행하며 내부 1인이 보스와 1:1로 레이드를 펼치는 아브렐슈드 2관문 '프로켈' 레이드. 현재는 삭제된 관문이다. 이 프로켈 1:1 트라이 초창기에는 드물게 나온다는 '분신' 패턴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프로켈이 갑자기 둘로 분열되어 두 마리 나온다는 것인데, 일반적인 숙련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패턴이었다.

이에 아브렐슈드 레이드 초창기부터 어떤 조건에서 분신이 나오냐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다만 모험가들의 숙련도가 올라가는 후반 주차가 될수록 등장하는 것을 보기 힘든 패턴이었기에 정확한 조건은 미궁에 빠진 상태였다.

그러던 와중에 아브렐슈드 출시 11개월 뒤 '특별 수련'이 업데이트되며 패턴의 정확한 비밀이 밝혀졌다. 당시에도 가능성 높은 가설로 여겨졌던 '산책' 가설이 실제 분신을 보는 원인이었다. 산책은 프로켈과 먼 거리를 유지하며 일정 시간 피해를 주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정확히는 분신을 소환하는 패턴을 프로켈이 일정 주기로 사용하나 기본 공격 경직이나 사소한 대미지로도 이 패턴을 끊을 수 있다. 따라서 프로켈을 지속해서 때리는 모험가는 분신 패턴의 전조는 볼 수 있지만 분신을 소환하는 모습을 거의 보기 힘들다. 반면 프로켈과 거리를 유지하며 공격을 거의 하지 않을 경우 분신 패턴이 소환으로 이어져 두 마리의 프로켈을 볼 수 있다.


▲ 버그라는 말도 나왔던 프로켈의 분신 패턴

▲ 11개월 뒤 출시된 특별 수련에서 제대로 밝혀졌다

▲ 공격 없이 긴 시간을 산책하면 분신 패턴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