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일요일, 하루가 마무리 되어가는 늦은 밤, 검은사막 하이델 서버 1채널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아이템별 히든 옵션 공개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목소리가 담겨있다.

▲ 히든옵션 공개를 비롯, 자신의 의견을 내기 위해 수많은 유저들이 하이델에 모였다


시위가 일어나게 된 최초 발단은 해외쪽 정보에 의해서다. 해외의 한 유저가 클라이언트 언팩을 통해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정보를 공개한 것이다. 특히 그 내용 중에는 히든 스탯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으며, 만약 해당 내용이 실제로 게임 내 적용되어있을 경우 그간 알려져있던 장비의 능력치를 비롯한 선택 기준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점이 주요했다.

대표적인 예는 항상 뜨거운 감자였던 보조무기 '누베르'와 '쿠툼'이다. 공격력이 더 낮은 쿠툼이 사냥 중 실제 사용 시에는 더 좋은 효율을 보이는 것이 의문이었으나, 클라이언트 언팩에 의한 정보를 보니 높은 수치의 몬스터 추가 피해 효과가 쿠툼에 존재했던 것이다.

당연히 여파는 컸다. 파일을 통해 공개된 히든 옵션들이 실제 적용되어 있는지 아닌지는 개발사에 직접 공개하지 않는 이상 불명확한 상황임에도, 주기적으로 거론되었던 히든 옵션에 대한 논란의 증거로 활용되기에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 경매장에 남아있는 누베르 매물, 여느때처럼 모두 매진된 쿠툼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결국 히든 옵션의 공개는 유저들의 알권리를 보장하라는 목소리로 귀결된다. 누베르와 쿠툼처럼 눈에 보이는 수치만으로 선택했다간 손해를 볼 수 있는, 혹은 잠수함 패치로 히든 옵션을 수정해도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는 비밀이 되는 등 다양한 불안 요소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구입해서 직접 사용해보니 막상 별로라면, 팔고 다른 것을 구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은 검은사막에 맞지 않는다. 주요 아이템의 획득 및 실제 사용할 수 있을 수준까지의 강화에 적지 않은 재화와 시간 그리고 노력이 필요한 것이 검은사막이다. 다시 팔 경우 100%의 값을 돌려받을 수도 없고 새로운 아이템을 언제 구할지도 미지수다. 결국 히든 옵션을 숨겨진 것을 찾는 재미의 측면이라고 두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상황이다.

클라이언트 언팩에 의해 시작된 시위지만 오해하면 안 될 것이 있다. 유저들은 클라이언트 언팩 행위에 대한 정당화를 외치는 것이 아니다. 히든 스탯의 공개와 함께 불안감을 없애고, 모든 것을 투명하게 운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22시 전후로 시작된 시위는 약 2시간이 지난 현재도 계속 진행중이다. 시위 내용 중에는 히든 옵션 공개 외 대미지의 표기 혹은 대미지 미터기 기능의 추가, 해외에 비해 높게 책정되어 있는 펄아이템의 가격 인하와 같은 내용도 담겨 있다. 갑작스럽게 나온 의견이라기 보다 평소 쌓여있던 불만과 의견이 최근의 사건과 맞물려 나오는 목소리로 보인다.

이를 통해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알 수 없다.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도 있고 새로운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다만, 히든 옵션의 공개와 같은 측면이 단순히 게임의 방향성만을 두고 볼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신뢰, 즉 개발사와 유저가 서로 믿음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으로 들려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