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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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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CAPTAIN - 시글로아 해海 - (21)“항구가 보인다!”
이른 아침, 파수대에 올라 사방을 살피는 선원의 외침이 들려왔다. 로자레일은 마르텡, 마렐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벌써 도착했군. 데르시아의 특산물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
로자레일이 빵조각을 입에 넣던 손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마렐에게 물어보았다. 로자레일이 들고 있는 빵조각을 노리고 애나벨이 재빠르게 덮쳐왔지만 로자레일은 가볍게 손을 들어 피해버렸다. 그 바람에 애나벨은 로자레일의 스프에 빠져버렸지만 말이다.
“예, 데르시아는 가구와 직물이 유명합니다. 우르나슈 제국의 전통적 기법이 남아있는 직물과 가구는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되죠.”
“상당히 잘 알고 있는데?”
로자레일은 스프에 빠져 스프로 목욕을 하고 있는 애나벨을 집게와 엄지손가락만을 이용해 들어 올리면서 마렐에게 말했다.
“게르미날 님의 포목점에서 가장 잘 나가는 품목 중의 하나가 데르시아 산의 직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기도 해서...”
로자레일은 마르텡이 가져온 지도를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마렐의 지식을 시험해 보기 위해 질문을 던진 것이다. 지도를 보여줄 정도로 신뢰할 수 있는 상대인지 알 수 없었기에 아직은 지도에 대해서는 숨기고 있었다.
* * ** * ** * *
데르시아는 시글로아 해의 북쪽에 위치한 레리아스 반도에 위치한 데르시아 곶에 자리 잡은 항구였기에 지리적인 이점으로 상당히 번성한 자유무역항구였다. 상행허가증은 자국 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국의 상인에게만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각국이 지정한 자유무역항구에서는 신분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상행허가증이 필요하지 않았으나, 귀족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떤 국가의 것이든 상행허가증으로 신분을 증명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리고 문명이 발달한 땅 중에서는 오직 우르나슈 동맹. 즉 자유도시연합 소속의 도시에서는 상행허가증이 필요하지 않았다.
로자레일 일행은 데르시아의 선착장에 배를 정박하고 항구 관리소로 향했다. 발전된 항구이니 만큼 여러 개의 항구 관리소가 마련되어있었는데 어느 곳이나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30분 정도를 기다려서야 로자레일의 차례가 되어 마렐의 상행허가증을 내밀었다. 로자레일 일행은 3장의 상행허가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렐의 세나콘 - 자렐린 상행허가증과 마르텡의 블레야 제도 상행허가증,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론의 세나콘 - 자렐린 - 키젤 상행 허가증이었다. 말론의 상행 허가증은 라모기항에서 재발급을 받아 건네받았었다.
마렐과 말론의 상행허가증을 확인한 항구관리는 항구출입기록에 말론과 마렐의 이름을 적자마자 바로 로자레일 일행을 통과시켜주었다. 선착장 옆에 마련된 교역소에 현미와 라임을 내리기 위해 두당 은화 한 닢에 짐꾼 5명을 고용한 로자레일은 선원들과 함께 순식간에 짐을 모두 내렸다. 그가 라모기에서 구입해온 현미와 라임은 수확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선한 물품이었기에 생각보다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었다. 4골드 90실버에 구매한 라임과 현미를 9골드에 매각한 것이다. 내일 아침까지 돌아오라는 말과 함께 선원들에게 은화 10 닢씩을 쥐어준 로자레일은 고용된 짐꾼들과 함께 직물과 가구를 구입하기 위해 교역소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역시 대표적 특산물인 가구와 직물이 상당히 많이 보였다.
“저, 저기.”
이번에는 마렐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함께 물품을 구입하기 한 로자레일이었기에 마르텡과 함께 이리저리 전시되어있는 가구들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그때 고용한 짐꾼들 중에 앳돼 보이는 청년이 할 말이 있는지 더듬거리며 로자레일을 불렀다.
“응?”
“가구를 구입하시려는 거라면, 제가 좋은 장인을 알고 있는데...”
“그래?
아무래도 그 청년은 짐꾼역할을 하면서 교역소와 상인을 연결해주고 약간의 소개료를 받는 일도 하는 모양이었다. 짐을 내릴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눈여겨보았었기에 로자레일은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럼 안내하게.”
“예!”
청년이 씨익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가 안내한 곳은 생각외로 구석진 곳에 위치한 허름한 가구점이었다. 가구점 앞에서 마렐이 인상을 쓰며 청년을 쳐다보았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 가보니 생각 외로 훌륭해 보이는 가구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어떤가요? 이곳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테브릭 가구장인 밑에서 수행한 가구 장인이 가구를 납품하는 곳이랍니다.”
“테브릭?”
청년의 소개를 듣고 있던 로자레일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마렐과 마르텡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테브릭이라면 고가의 가구만 제작하는 유명한 가구 장인입니다. 그의 물품은 왕실과 귀족에게만 납품된다더군요.”
“그래?”
마렐의 말에 로자레일은 놀랍다는 표정으로 청년을 바라보았다. 청년은 우쭐한 표정으로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에헴! 이곳의 장인은 그 테브릭의 도제였다 구요! 실력은 보장합니다!”
“그런데 그런 실력자가 왜 이런 구석진 곳에서 가구를 팔고 있지?”
“그, 그건...”
마르텡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에 청년이 당황하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무엇이 그리 궁금하오! 게일, 내가 이런 짓을 하면 다리를 분질러서 밖에 못 돌아다니게 해버린다고 했을 텐데!”
“혀, 형...”
가구점의 창고로 짐작되는 곳의 발을 걷으며 우락부락한 사내가 나타났다. 험상 굳게 생긴 그는 큰 눈을 부라리며 로자레일 일행을 훑어보았다. 게일이라고 불린 청년과 가구점의 주인은 형제인 것 같았다.
“당신들도 가구를 사러 왔으면 사고, 아니면 냉큼 나가시오!”
가구점 주인의 불손한 언행에 일행은 깜짝 놀랐지만 그가 자신이 만든 가구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에 저렇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한 로자레일은 가구점 주인이 마음에 들었다.
“맞는 말이오. 나는 가구만 사면되니, 다른 건 알 필요가 없지.”
“진정 이 자와 거래를 하실 셈이십니까?”
로자레일은 그가 마음에 들었는지 가구를 살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불손한 언행에 심사가 편치 못한 마렐은 가구점의 주인이 탐탁지 않은 듯 로자레일에게 귓속말로 반대의 의사를 전했다.
“흥! 사내답지 못하긴! 살 마음이 있으면 부르시오! 나는 만들던 물건을 마저 손 보아야 겠소!”
귓속말을 하는 마렐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코웃음을 흘린 가구점 주인은 그나마 로자레일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뒤돌아 가구점 안쪽으로 사라졌다.
“헤헤, 가격에 비해 훌륭한 물건이 많습니다. 찬찬히 둘러보세요.”
가구점 주인이 로자레일과 대화하는 동안, 게일은 어정쩡하게 서있었는데 주인이 사라지자 헤픈 웃음을 지으면서 일행들에게 가구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 * ** * ** * ** * ** * *
“게일이라는 아이, 장사에 소질이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음, 다음에 데르시아에 들릴 때에는 권유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 형이라는 작자가 허락할 것 같지 않군요.”
마르텡의 물음에 로자레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으로 말했지만, 마렐은 여전히 가구점 주인에게 심사가 뒤틀린 듯 부정적으로 대답했다. 가구 10개를 사고 마렐의 안목으로 쉽게 상등품의 데르시아 융단 50개까지 구입한 로자레일 일행은 데르시아를 떠나 키젤령 비용으로 항해하는 중이었다. 융단은 개당 40실버, 가구는 개당 1골드였다. 로자레일은 게일이라는 아이의 소개로 구입한 가구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가격은 다른 가구점보다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가구를 볼 줄 아는 사람에게 팔면 다른 가구들보다 더 비싸게 팔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데르시아를 출발한지 3일이 되던 날에 자렐린의 국경을 넘어 비용 공국의 영해로 넘어간 일행은 데르시아와 가까운 거리에 있기에 처분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비용 공국에서는 몇 군데 항구에서 보급만을 한 채, 바로 키젤령 비용의 카세루트 항으로 갔다. 카세루트 항은 넓은 목초지를 끼고 있는 내륙의 히파르소 시와 하루거리에 있는 항구였다. 히파르소 시의 소와 말, 닭 따위의 가축들이 싼 가격에 거래되었고 카세루트 항에서는 가죽으로 만든 제품들이 대량으로 생산되었다. 카세루트 항에서 융단을 60실버에, 가구를 1골드 30실버라는 가격에 팔수 있었기에 각각 20실버, 30실버씩의 차익을 남겼지만 블레야 제도에 판다면 더 많은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는 마르텡의 조언에 카세루트 항도 지나치려 했지만, 시세가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하여 몇 개는 파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마렐의 말에 로자레일은 카세루트 항에서 융단 10개와 가구 5개를 팔고, 나머지는 블레야 제도에서 팔기로 했다. 그리고 카세루트 항의 특산품인 가죽신발과 가죽장갑 등의 가죽제품으로 짐칸을 채웠다.
* * ** * ** * ** * ** * *
가을 내내 시글로아 해를 항해 하면서 상당한 금액을 벌어들인 로자레일 일행은 겨울 동안은 메데이로스 섬에서 보내기로 했다. 메데이로스 섬의 존재를 모르는 마렐에게는 일단은 비밀로 하기로 했기에, 마렐은 블레야 제도에서 겨울을 보내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장기간의 항해로 포로들의 마음도 조금은 누그러들었는지, 로자레일의 말에 충실히 따랐다. 이번에 블레야 제도에서는 하선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다. 원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그녀들을 메데이로스 섬에 내리게 하고 항해를 계속 하려고 했지만, 말을 잘 들을 테니 가족들을 메데이로스로 이주할 수 있게 해달라는 말에 그녀들을 몇 일간 지켜본 로자레일이 그녀들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것이다. 귀족꼬마 렉스는 애나벨과 어울리면서 로자레일을 잘 따랐기에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게 된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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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온라인 디케 십자군 2231올클 공작 6국 국가이벤트 올클 진행중 (폴 잉 에 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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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드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