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솔랭을 하다보면 현지인들끼리 개인기량으로 판을 부수는 일은 예전보다 훨씬 드물다. 왜 그럴까?

정말 단순한 원리다. 이제는 티어가 낮아도 조금이나마 이득보는법, 손해 안 보는 법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행하고 있기 때문이다.즉 상향평준화가 됬다는 말이다.

이제 마구잡이식의 라인전은 옛날 사람들의 전유물이 되었고 솔랭에선 어떤 챔프든 상관 없다는 말도 100% 신용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별 이상한(?) 챔프로 다이아는 물론 더 위의 마스터,챌린저까지 올린 사람도 존재하니 상관없는것 아니냐 하고 물어볼수 있겠다. 내 대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것이다.

라이엇 이 씹새키들은 틀딱봉쇄정책을 쓰는 중이다. 2주마다 조지는 빠른 템포의 패치는 2주마다 메타를 바꿔버리고 꿀챔도 바꿔버린다. 게임을 자주 플레이하지 않는 사람에겐 이 변화를 적응할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나 확실한건 내가 처음부터 똥챔으로 점수 올리기에는 너무 챔프가 구려서 꿀챔으로 돌리는 것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걸 느낄 수 있다. 반대로 꿀챔으로 꿀을 빨려니 밴되거나 빼앗기고 틀딱을 혐오하는 라이엇의 관짝에 들어가버리기 일수다. 대체 어떤 챔피언을 해야 할까?

현 솔랭은 과거에 비해 어느 정도 팀게임화 되었다. 과거엔 탑신병자(탑+정신병자)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고오약한 탑솔러들이 정글에게 108갱을 무리하게 요구하며 게임의 승패를 두고 협박하는 일도 비일비재했었다.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을 못 보거나 보고도 모른체 하며 본인의 흥망성쇠에만 정신이 팔린 것이다.
허나 지금은 어떤가? 과거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역버프 리쉬를 해주기도 하고 아군 정글이 탑갱 오는걸 질색하며 싫어하는 탑 라이너도 생겼다. 이럴 시간에 얼른 미드 바텀이라도 한 번 봐주라는 말과 함께...

이제는 탑 미드 정글 셋이 머리를 맞대고 바위게를 사수하거나 탈취하려들고 바텀이 주도적이라면 용을 편하게 칠 수 있다는걸 모두가 인지하는 시대가 왔다 이 말이다. 이제는 나의 불리함을 감추고 피해 안보려는 심보만으로는 피해를 안 볼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좁은 챔프폭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메타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졌고 팀원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초라한 모습만 남아있을 뿐이다.

나는 탑 라이너이기에 탑을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나는 미드와 정글 챔프들의 상성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다. 왜냐? 이제는 어느 정도 팀게임화가 되어버린 솔랭에선 내 챔프 하나만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행동이라 할 수 있겠다. 밴픽 창에서부터 상대에 알맞는 좋은 픽을 잡는 것부터 팀에 딜 밸런스(AP,AD),탱 밸런스, CC기의 유무 정도만 생각하는게 의미 없는 게임 10판보다 훠얼씬 게임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고 확신한다.

내 어떠한 픽으로 그 픽만의 이득을 보는건 숙련도에서 나오는 실력, 곧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고 볼 수 있으나 어떤 상황이 되고 어떤 챔프가 가장 적합한 상황인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 라인에서 적당히 플레이해본 사람이라면 좋은 조합과 효율적인 픽으로 적합한 챔피언을 알 수 있다. 핵심은 팀원들의 상황까지 고려하고 읽는 것이다. 각 라인이 유리한지 불리한지 빠르게 계산하고 시간 죽이기 싸움에서 유리한지 불리한지도 픽창에서 전부 계산할줄 알아야 한다. 일종의 뇌지컬 플레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아군 정글의 루트를 보고 바위게 커버가 빠른지 느린지 내 라인에 케어가 필요한지 안 필요한지 당겨야할지 밀어야할지가 결정되는거다. 정글 유저라면 반대로 팀원들의 유불리함을 따라서 동선을 짜는게 좋을 것이고 라이너라면 나의 유불리함을 계산해서 팀원에게 공유해주는 것이 좋다. 불리함을 풀어주고 팀원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챔프폭이다. 유불리함을 잘 계산한다면 닷지 각도 잘 볼 수 있게되는건 보너스다.

그래서 어떤 챔프들을 연습해야할까? 라는 질문에 내 생각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프로 선수들의 챔프폭은 괴랄한 수준이다. 한 라이너가 7~8개를 넘게 다루기도 하는데 이게 넓은 폭인가? 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을거다. 누구나 정말 자신있고 많이 플레이한 나만의 모스트1 챔피언이 있을거다. 챔프 7~8개를 전부 그 정도 수준으로 쓸 수 있을때 그게 내 '폭'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점을 감안하며 연습하고 라인의 상성들까지 외우는걸 추천한다.

티어를 빠르게 열심히 올리려는 사람의 기준이다.

1순위로는 당연히 1티어 챔프다. 2주마다 패치되는데 왜 꿀챔을 연습해야하는가? 언제 너프 먹을지도 모르는데? 라고 의문일 수 있지만 당연히 명실상부 좋은 챔프는 당연히 점수 올리기에 적합할 뿐더러 팀원의 사기증진에도 굉장히 좋은 효과가 있다. 그리고 1티어 챔프를 상대할때도 그 챔프를 내가 플레이해본 경험은 아주 좋은 영향을 끼친다. 메타에 알맞는 1티어 챔프를 1~2개는 반드시 다뤄야한다.

2순위로는 1티어챔프를 카운터치는 챔프다. 사실 이 픽만으로도 1티어 챔프를 잡아먹고 점수 올린 기억이 있다. 사이온이 1티어로 떡상했을때 동시에 일라오이와 다리우스 승률도 덩달아 올라갔었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아는가? 밀리 탱커가 1티어가 되면 당연히 밀리 탱커를 잡아먹는 픽도 자연스레 떡상하게 되는거다. 1티어 챔프를 플레이하지 않고도 점수를 빨아먹을 수 있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는 거다.

3순위로는 너무 너무 다양하지만 팀에 맞추는 픽이다. 미드 기준으로 하드 CC라이너, 누커, AD 3개쯤으로 나눈다면 각각 1~2개는 다룰줄 아는게 좋다. 탑이라면 탱커와 브루저 AP쯤으로 나눌수 있겠다. 밴픽 창부터 한타나 소규모 교전하는 이미지를 그려보면서 어떤 구도가 나올지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생각해보면 어떤 챔프가 알맞는지 떠올릴 수 있다. 원딜과 서폿도 마찬가지다. 암살자 가득한 적 조합에 굳이 진 칼픽박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다. 만약 있다면 똑똑한 서포터가 탐켄치를 골라서 죽지 않게 보좌해줄거다. 이게 솔랭의 팀게임화다.

4순위가 종종 하던 애매한 픽들이다. 연습해둬서 나쁠게 전~혀 없다. 반대로 2주마다 바뀌는 메타에서 언제 떡상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상대의 애매한 픽에 내 애매한 픽이 카운터를 치게 될 수고 있는 일이다. 근데 사실 고랭크로 갈 수록 보이는 챔피언만 거의 계속 보게 된다는게 함정이다. 종종 개쓰레기 같은 챔프를 모래주머니로 달고 수행하는 분들이 계신데 이 사람들은 진짜 사서 고생하는 느낌인거다.

폭이 넓으면 당연히 좋다. 좁게 시작해도 티어가 높아지면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우게 되는거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지 않았나. 가렌원챔으로 다이아 찍어서 다른 챔프한테 계속 두들겨 맞는다면 그 상대 챔프를 플레이 안 해봤어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이해도가 생긴다. 너무 폭에 고집부리지 않아도 좋으나 넓은 폭을 가지게 된다면 게임이 재밌어진다! 다양한 챔프로 다양한 상황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은 탱커만 플레이하던 실버유저였고 지금은 야스오 이렐도 자주하는 하찮은 다3딱이다. 실~골 유저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될거라고 믿는다. 할만한게 못 되는 챔피언이라는건 없다. 일단 건드려 봐라. 나도 죽을때까지 야스오 같은건 못할 줄 알았다. 허나 게임 중에 필요한 상황이 꼭 오더라... 결국 챔프폭이 아주 넓어지면 메타와 티어에 관계없이 게임을 할 수 있게된다. 왜? 다 할줄 알기 때문에! 부디 다양한 챔프를 연습해서 더욱 재밌고 더욱 높은 티어의 게임을 즐기길 바란다.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