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그녀는 모든 것을 잃었다.

 언제나 그녀를 따스하게 감싸주던 별빛의 온기도, 휘파람새처럼 귓가에 부드럽게 울리던 별들의 목소리도 이젠 없었다. 필멸자의 생명을 해한 벌로 불멸자였던 그녀는 이제 필멸자들의 시선으로 별을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다. 별들과의 유대가 영원히 끊어져버린 것이었다. 그것이 그녀에게 내려진, 천상의 힘으로 인간을 해한 벌이었다.

 그녀는 속세로 나오자마자 워윅이라는 비열한 암습자에게 철저하게 배반당했다. 멋대로 농락당해 신성한 숲에 그 더러운 이방인을 들여보냈고, 마지막에는 뭣도 모르고 그를 구하기 위해 천상의 법률까지 어겨가며 인간들을 해쳤다. 그에 대한 보상은 그녀의 옆구리를 꿰뚫는 날카로운 비수와, 비통한 척 했던 가면을 벗은 채 이죽거리던 워윅의 얼굴이었다. 후회는 아무리 해도 늦은 법, 별의 아이는 그에게 모든 분노를 짜내어 저주를 퍼붓고 내쫒았으나 그런다고 해서 별들과의 유대가 다시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비록 그 신성이 땅에 떨어졌다 할지라도 그것이 별의 아이가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외면할 이유가 될 수는 없었다. 세상에는 그녀의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별들의 수만큼이나 많았다. 그들 전부 그녀가 구해야 할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도움을 준 사람들의 수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도움을 바랄 터였다. 그건 정말 많은 수였다.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선 그들과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했다. 그렇기에, 별의 아이는 자신의 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무리 고통스런 일을 겪었다 할지라도, 그녀는 여전히 사람들을 사랑했다.

 별의 아이는 자신의 힘이 이 세상을 밝게 비춰주는 별빛과도 같은 존재가 되길 소망했다. 그것은 추한 공명심이나 명예욕 따윈 조금도 들어있지 않은, 오로지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 하나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한 사랑 그 자체였다. 그녀는 자신의 힘을 베풀었다. 작은 마을에서, 도시에서, 아무도 모르는 외딴 산골짜기에서, 병자들이 가득한 구호소에서, 그리고…….

 그리고 피와 죽음이 넘실거리는, 전장 한가운데에서도. 그래, 녹서스가 아이오니아를 향해 그 악귀 같은 이빨을 들이밀었던 바로 그 때에도 말이다.

 아무리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겁게 느껴져도, 아무리 만근거석을 짊어진 것처럼 지치고 고통스러워도 그녀는 자신의 힘을 쓰는 데에 주저하지 않았다. 병자가 있으면 달려갔고 다친 사람이 있으면 치료해줬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그녀가 살아가는 원동력 되었다. 그녀는 치유되는 몸과 함께 희망을 얻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희망을 얻었다. 그들의 밝은 표정이야말로 그녀 자신이 이 어두운 세상을 조금씩 밝혀나가고 있다는 증거 그 자체였으니까.

 하지만 전쟁이란 거대한 악마는 그녀의 사정 따윈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 문자 그대로 고혈을 짜내며 치료한 사람들이 다음 날 전장에서 아침 안개만큼이나 허무하게 스러지는 광경을 볼 때마다, 그들의 죽음을 살갗으로 느낄 때마다 별의 아이는 고통과 분노로 울부짖었다. 그것은 녹서스라는 국가가 아닌 전쟁 자체를 향한, 그리고 자신의 무력함을 향한 분노였다. 아이오니아의 사람들도 녹서스의 사람들도 그녀에게 있어선 다 같이 소중한 생명들이었다.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도 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목에 칼을 들이민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칼을 든 그녀의 손을 쳐내고 상냥하게 그녀를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때로는 증오의 불길에 사로잡혀 오히려 위로해주는 사람들에게 상해를 입힌 적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가 사람들을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모두와 함께 전쟁에 나름의 방식으로 맞서 싸웠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전쟁학회가 아이오니아와 녹서스의 관계에 개입하면서 그녀가 사랑하는 토지에 평화가 깃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오니아가 녹서스와의 리그에서 이기면서…마침내 별의 아이와 아이오니아의 모든 사람들이 염원해마지않던 평화가 찾아왔다. 아이오니아의 승리였다. 그것은 별의 아이에게 있어서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마침내 평생의 숙원인 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겠다는 소망에 조금이나마 다가선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이오니아의 승리가 공식적으로 선포되던 날, 그녀에게 치료 받았거나 목숨을 빚진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했다. 살려줘서 고맙다고 그들은 말했다. 하지만 감사는 오히려 그녀의 몫이었다. 별의 아이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고맙다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별의 아이는 말했다.

 그 후 별의 아이는 리그에 참전하여 챔피언으로서 봉사하는 한편, 아직도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엔 아니오니아 뿐만이 아닌 룬테라 전역으로. 별의 아이의 마음속에는 희망이 부풀고 있었다. 고통 받는 사람들을 구하고, 이 대륙에 진정한 평화의 나날이 오기를. 그녀는 기도했다.

 …하지만, 별의 아이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 어쩌면 필멸자로 떨어졌기에 눈치 채지 못했던 걸지도 몰랐다. 영원한 천상에서 생각하는 시간의 의미가 필멸자들이 생각하는 시간의 의미와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 별의 아이가 영원의 세계에서 필멸의 세계로 추락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별의 아이가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공유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

 하늘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하늘이 핏빛으로 물든 채 검붉게 변색되어 있었다. 가끔씩 시커먼 구름 속에서 우르릉 뇌성이 일어나곤 했고, 그럴 때마다 하늘은 꾸역꾸역 오물을 게워내듯 지상을 향해 비를 흩뿌렸다.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 따윈 당연히 아니었다. 하늘의 색만큼이나 시꺼멓고 불길하게 물든 빗줄기는 더 이상 지상에 생명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것은 하늘에서 내리는 죽음 그 자체였다. 검붉은 비는 닿는 모든 것을 조금씩 갉아먹었고 생명에겐 죽음을 가져다줬다. 땅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풀 한 포기는 고사하고 제대로 서 있는 건물조차도 없었다.

 우지직
 쿠웅

 며칠 전부터 붕괴의 조짐을 보이던 기둥 하나가 빗줄기의 독기를 견뎌내지 못했는지 조금씩 기울어지다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점점 더 폐허로 변해가는 건물 터를 보며 별의 아이는 아직 지붕이 남아있는 건물의 폐허 안으로 들어갔다. 좀 전에 무너져 내린 곳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이 죽음의 빗줄기를 피하기 위해 임시 거처로 삼았던 곳이었다. 이제 비를 피할만한 곳도 얼마 남지 않은 실정이었다. 여기가 무너진다면? 그 다음 계획 따위, 있을 리가 없었다. 별의 아이는 생기 없는 발걸음으로 건물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건물 안쪽이라 해봤자 비가 들어오지 않는 것일 뿐, 바깥만큼이나 생기 없는 폐허인 것은 매한가지였다. 어두컴컴한 복도를 지나 그녀가 도착한 곳은 제법 큰 분수대가 중앙에 설치된 둥근 회랑이었다. 물론 분수대 역시 제 역할을 다할 여력 따윈 없이 박살나있기는 매한가지였다.

 [마법과 지식의 전당, 언제나 정도를 추구하는 전쟁학회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별의 아이는 발치에 채이는 동판을 구석으로 밀어 넣고선 분수대 앞으로 가 조용히 꿇어앉았다. 놀랍게도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 앞엔 어떤 덩치 큰 누군가가 여러 개 겹쳐 놓은 양탄자 위에 누워있었다. 닳아 해진 보랏빛 여행용 로브, 인간이 아님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보랏빛 피부와 세 개 뿐인 손가락. 구멍이 숭숭 뚫린 강판 같은 가면을 쓰고 있는 그는, 오래 전 리그에서 무위로 이름을 날렸던 챔피언인 잭스였다. 하지만 상태가 좋아 보이진 않았다. 옷에서는 병자의 냄새가 진동을 했고 호흡은 불안정하기 그지없었다. 그의 전신은 이 습한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게 심하게 그을려 있었는데, 그 이유는 기괴하게도 가끔씩 그의 피부를 뚫고 피어오르는 파란 불꽃 때문이었다.

 또다시 팍, 하고 그의 팔꿈치 부근에서 파란 불꽃이 솟구치자 별의 아이는 분수대 폐허에 고인 물을 조금 떠다가 불을 꺼트렸다. 그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 전부였다. 그녀가 가진 치유의 힘은 계속해서 약화되어, 지금에 이르러서는 반창고 정도로밖에 힘이 남아있지 않은 실정이었다. 그가 마지막이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은 그녀의 지인이었다. 그마저도 생이 얼마 남지 않아서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고 있었다. 그 앞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별의 아이는 죽을 수가 없었다.

 별들이 그녀를 필멸자로 떨어뜨린 것은 사실이었으나, 수명까지 다른 인간들과 똑같이 만들어 준 것은 아니었다. 언젠가 죽기야 하겠지만 그녀에게 남겨진 시간은 길었다. 너무나도 길었다. 그래도 처음엔 견딜 수 있었다. 자신이 처음으로 지켜 낸 소중한 아이오니아 인들이 그녀 옆에 있었고, 카르마나 이렐리아, 마스터 이같은 친우들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인간이었고 그녀의 수명에 비하면 그들의 수명은 잠깐 깜빡였다 사라지는 촛불과도 같았다. 100년이 지나자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들 중에서 마스터 이밖에 남지 않았다. 얼마 더 지나자 그마저도 죽어버렸다. 자신만 멈춰 있고, 다른 사람들은 다 죽어 스러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별의 아이는 자살을 선택했다. 그러나 별들은 그녀의 죽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스스로 생명을 끊는 것 역시 천상의 법률에 엄격하게 위배되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녀는 천수를 다할 때까지 결코 자신의 손으로 죽을 수 없었다. 물론 타인의 손으로도. 그녀의 정신은 천 길 벼랑 끝에 있는 것처럼 위태롭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비단 그녀에게만 한정된 문제는 아니었다. 그녀가 속해있는 전쟁학회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그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별의 아이가 깜짝 놀랄 속도로 번성했다. 과학과 기술은 점점 더 발전하고 널리 퍼져나갔다. 마법은 과학에 따라잡혀서 그 효율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마법은 그저 과학의 부품 취급으로 전락해버려서, 마법공학 같은 곳에서밖에 쓰이지 않게 되었다. 마법의 위상이 떨어짐에 따라 마법사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소환사들도 새로운 세대의 공급이 끊어지기 시작했다.

 전쟁학회는 중장년층의 고리가 두꺼워 그 여파가 늦게 몰려왔지만, 아무리 전쟁학회가 날고 긴다고 해도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리그의 경기 도중 미니언들을 만들어 낼 견습 소환사의 숫자까지 부족해지고 있는 실정이었으나 전쟁학회로 요구하는 국가 간의 분쟁은 훨씬 더 많아져 있었다. 당연했다.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는데 자원과 땅은 한정되어 있었으니까.

 전쟁학회로 몰린 과도한 관심과 시선, 그리고 그 속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기생충 같은 자들의 농간……. 결국 전쟁학회는 스스로 괴멸해버렸다. 고위 소환사들은 죽거나 도망쳤고, 마지막까지 남아 저항하던 상임의원-베사리아 콜민예는 폭도들의 손에 살해당했다. 그녀의 마법 실력을 생각해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녀의 시신을 거둔 장본인이 바로 별의 아이 그녀 자신이었으니까. 

 약탈과 방화가 일어난 후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반쯤 폐허가 된 전쟁학회에서 별의 아이는 베사리아 콜민예의 시신을 봤다.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허공을 응시하며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져 있는 그녀의 시신을 본 순간, 어쩌면 별의 아이는 베사리아 콜민예가 그녀 나름대로 생을 마감한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과 똑같은 눈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거의 영광도, 살아갈 의지도 잃어버린 공허한 눈을. 별의 아이는 그녀의 시신을 뒤뜰 정원으로 가져가 손수 화장했다. 그림자 군도에서 시작된 죽음이 대륙의 전 영토를 오염시키고 있어서 땅에 묻어봤자 그녀가 안식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시신을 태우며 별의 아이는 맥없이 불꽃을 응시했다. 생기가 빠져나간 그녀의 눈에서 메마른 눈물 한 줄기가 또르르 흘러내렸다.

 다시 시간이 흘렀다. 녹서스가 자운과 힘을 합쳐 필트오버를 공격했다. 지형 상 자운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과는 고립되어 있는 필트오버는 녹서스의 기술력과 자운의 과학력 앞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사상자가 나타났고 별의 아이는 다시금 전쟁터로 발길을 돌렸다. 그녀의 힘은 종전과 비할 데 없이 약해져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구했다. 별의 힘으로 치유할 수 없다면 의료 기술과 기계를 써서라도 사람들을 치료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서 몸부림쳤다. 별의 아이는 그 한가운데에서 하루하루 마음이 깎여나가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별의 아이는 알 수 없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해서 이러한 사태가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챔피언으로 있을 때 좀 더 많은 구제 활동을 벌였어야 했을까? 아니면 무언가 좀 더 적극적으로 전쟁을 중재할 방안을 생각해야 했을까? 별의 아이는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와서는 모두 부질없는 궁리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녹서스 자운 연합군의 공격이 시들해지는 사건 하나가 일어났다. 녹서스 남부에 있던 이케시아에서 갑자기 폭발적으로 터져나온 공허 생명체들이 녹서스를 습격한 사건이었다. 그 선두에 서 있는 것들은 전쟁학회가 억류했던 초가스, 코그모 등을 비롯한 괴물들과 공허의 힘을 따르는 광신도들이었다. 막강한 그들의 군세 앞에서 녹서스는 순식간에 멸망해버렸다. 이케시아 남부에 있던 밴들 시티도 별반 상황은 다르지 않을 터였다. 전쟁학회가 산산조각이 난 현재 그들을 막을 수 있는 억제력은 어디에도 없었다. 별의 아이는 필트오버가 종전을 선언하고 공허 생명체들에 쫒기는 연합군을 구해주길 원했지만, 그것은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필트오버는 대장벽을 세우고 쫒겨 오는 녹서스 자운 연합군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뒤늦게 참전한 데마시아도 정의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그들을 학살했다. 그 이면에는 필트오버의 과학 기술력으로 공허 생명체들을 막을 장벽을 세우는 조건이 숨겨져 있었다.

 별의 아이는 데마시아와 필트오버가 자운을 약탈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죽이고 강간하고, 정의의 이름하에 학살하는 행태를 무기력하게 지켜봤다. 필트오버는 그런 그녀에게 필트오버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사례금과 함께 중앙 대학의 간호학 교수 자리를 제안했다. 데마시아는 그녀에게 정의의 편을 들어줘서 고맙다고 훈장을 수여했다. 훈장을 받던 날 별의 아이는 그것을 하수구에 처넣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녀의 훈장 수여식과 동시에 데마시아에서는 녹서스의 수괴라 조롱받는 스웨인의 처형식이 있었다. 그녀는 가지 않았다.

 전쟁이…계속되었다. 인간들의 살기 위한 전쟁이, 그리고 그림자 군도를 비롯해 공허 생명체들의 단순히 학살만을 위한 전쟁이 계속되었다. 별의 아이는 예전 챔피언으로 있었던 자들을 모아 전쟁 자체를 억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는 구호 단체를 조직했다. 전직 용병이자 유명한 챔피언이었던 잭스와 시비르가 자금을 대주고 사람들을 모아줬다. 잭스는 몰라도(늘 가면을 쓰고 있었으니까) 시비르는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늙어 있었다. 하지만 그 입담만은 아직 살아있는지, 별의 아이를 향해 '당신도 나만큼 할망구일텐데 주름살 하나 없네요' 라며 시시한 농담을 날렸다. 별의 아이는 웃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웃지 않았다. 웃을 수가 없었다. 그녀를 제외한 모두가 다 나이가 든 모습이었다. 별의 아이는 시간의 흐름에 자신만 동떨어진 느낌을 받아서 스스로에게 구역질이 났다.

 그리고 지금, 지금 바로 이 상황이 별의 아이와 뜻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 도착한 종착지였다. 하나 둘 죽어갔다. 세월에 이기지 못하고 수명이 다해 죽고, 다른 세력들의 이익 다툼에 휘말려 죽고, 병에 걸려 죽고 다쳐서 죽고, 죽고 또 죽고...그렇게 다들 죽어갔다. 개중에는 변절하여 동료를 죽이고 스스로 떠나간 자도 있었다. 별의 아이는 그들을 탓할 수 없었다. 그러기엔 자신들에게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열악했으니까.

 그렇게 죽고 떠나고 결국 이 단체에 남은 거라곤 창설자였던 별의 아이 그녀 자신과 잭스, 그리고 약간의 식량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잭스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는 항상 무리를 했다. 때로는 온 몸을 불태우는 불가사의한 푸른 불꽃을 두른 채 공허 생명체 수십 체를 상대로 믿기 힘든 무위를 과시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푸른 불꽃이 온 몸을 좀먹어 죽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별의 아이는 무기력한 눈동자로 잭스를 바라봤다.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지금까지도 알 수 없었다. 그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살아있는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몸속에서 푸른 불꽃이 피어오르는건지 별의 아이는 알 수 없었다. 이제 와서 어찌되든 좋을 일이었다. 그는 죽어가고 있었고 그마저 죽어버리면 별의 아이 혼자만 남을 터였다.

 “소라카, 부탁이 있소.”

 잭스가 희미한 목소리로 말했다. 별의 아이는 그의 생명이 급속도로 꺼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저게 유언일 터.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조끼 안쪽……. 거기에 목걸이 하나가 있을거요. 그걸 좀 꺼내주면 좋겠소. 미안하군, 이거 팔이 움직이질 않아서…….”

 눈치채지 못한건가, 별의 아이는 안타까운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의 몸속에서 뚫고 나온 듯한 푸른 불꽃이 그의 팔을 조용히 태우고 있었던 것이다. 연기도 살타는 냄새도 나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유언을 들어주기 위해 별의 아이는 잭스의 상의를 뒤져 그가 말한 목걸이를 꺼내줬다. 의외로 그와는 전혀 연이 없을 법한 금으로 만든 로켓(Locket, 안쪽에 사진 등을 넣을 수 있는 목걸이용 장신구)이었다. 잭스는 떨리는 손으로 로켓을 받아들고선 안을 열어 가면 쪽으로 가져갔다. 정황상 로켓 속의 무언가를 보는 것일 터였지만, 그의 표정은 알 수 없었다…아마 영원히 모를 터였다.

 “소라카.” 잭스가 희미하게 말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후회하지 마시오.”

 별의 아이는 이번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바라만 보고 듣기만 할뿐이었다. 그가 점점 타오르고 있었다. 푸른 불꽃은 그의 팔목에서 시작해 곳곳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기이하게도 열기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가 입고 있던 옷을 태우지도 않았다. 태우는 것은 오직 그의 육신뿐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잭스는 로켓을 놓지 않고 보고 있었다.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것을 단단히 눈에 새길 작정인 모양이었다. 그렇게 그는 타올랐고…타올랐다. 별의 아이는 그의 임종을 지켰다. 이번에도 자신의 무력함을 실감하면서. 이번에도 구하지 못한 상황에 절망하면서.

 툭

 별의 아이가 정신을 차렸을 땐 로켓이 그의 옷 위로 떨어져 있었다. 그는 없었다. 그가 있던 자리에 남은 거라곤 조그마한 로켓과, 그가 입고 있던 옷가지와 가면이 전부였다. 이제 별의 아이는 혼자였다. 마침내 그녀와 조금이라도 시간을 공유했던, 그녀가 조금이라도 시간을 공유했던 ‘시대’는 지금 이 순간 종언을 맞은 것이었다.

 “…….”

 별의 아이는 손을 뻗어 그가 들고 있던 로켓을 집어들었다. 어차피 그는 죽어버렸으니 이제 거리낄 것도 없었다. 로켓 속에는…아주 의외의 인물이 들어있었다. 소나 부벨르, 그녀의 사진이었다. 그녀 역시 옛날에 죽어 없어진 챔피언들 중 하나였다. 잭스가 그녀와 연관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그저 단순히 흠모하던 사람이었을까. 그건 모를 일이었다. 잭스는 자기 얘길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녀에게도, 누구에게도. 그의 정체도 인간관계도 이제 전부 어둠 속으로 떨어져 영원히 알 수 없을 터였다…영원히.

 영원히, 그 간단한 단어 하나가 별의 아이의 숨통을 틀어막는 것만 같았다.

 투둑
 타다닥

 “…….”

 이 폐허에 그녀 외의 다른 사람이 들어온 것 같았다. 이골이 날 정도로 도망을 다닌 별의 아이는 이제 발소리만으로도 그게 어떤 목적을 가진 사람인지 유추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정돈되지 않은 발소리, 일정하지 않고 여기저기를 쏘다니는 듯 규칙성 없는 움직임……. 저건 도적들의 발소리였다. 그런 사람들도 있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자기들보다 더 약한 사람들의 등골을 빼먹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살아남으려는 방식이 다를 뿐, 저들도 가엾은 전쟁의 희생양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원론적인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서슴지 않고 해버리는 놈들이었고, 별의 아이는 아무런 방어 수단이 없는 연약한 여성에 불과했다. 이른바 포식자와 희생양의 관계였던 것이다. 그러나 더 문제는, 지금 별의 아이에겐 도망치려는 의지조차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엥? 이봐, 이보라구! 흐, 헤헤헤! 여자야, 여자라고!”
 “뭐, 여자?”

 들키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녀는 그리 깊숙한 곳에 있지도 않았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그러나 별의 아이는 미동도 하지 않고 그냥 손에 들고 있던 로켓만 멀거니 볼뿐이었다. 곧 바퀴벌레처럼 우글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그녀 주변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별의 아이는 열댓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버렸다. 악취와 함께 맛있는 고기라도 본 듯 낮게 웃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왔다. 그 중 한 명이 우악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잡아채는 바람에, 별의 아이는 들고 있던 로켓을 떨어뜨려버렸다.

 “햐, 비를 피하려고 들어왔는데 무슨 대어가……. 가만, 이거 뭐야.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와, 이거 소라카 아냐? 흐흐, 실제로 보니까 더…….”
 “오오 이것 좀 봐! 이거 소나 사진이야! 게다가 이 로켓 금으로 만든 거 같은데?”
 “뭐, 뭐?”
 “야, 잠깐 나도 보여줘 봐!”
 “비켜 이 개자식들아! 내가 먼저 주웠다고!”

 작은 로켓 하나를 두고 서로를 물어뜯으려 으르렁거리는 그들의 모습은 흡사 우두머리 없는 이리 떼와도 같았다. 곧 별의 아이가 있는 곳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들은 잭스의 옷가지와 가면에는 안중도 없었다. 하긴 여자와 금 목걸이라는 귀한 것이 있는 마당에 바닥에 떨어진 더러운 옷가지에 누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잭스의 옷가지는 그들의 발아래서 마구 짓밟혔다. 가면이 와그작 소리를 내며 우그러졌다. 그 몸싸움에 휘말려 별의 아이는 툭 밀쳐져 쓰러져버렸다. 굶주린 이리 떼의 한가운데로. 요염한 몸의 곡선, 덧없이 죽은 눈동자가 한층 더 묘한 색기를 풍겨 사내들을 유혹했다. 시끌벅적하던 주변이 순식간에 꼴깍하고 침 삼키는 소리 하나까지 들릴 정도로 고요해졌다. 마치 급격하게 흐르던 강물을 억지로 막아놓은 것처럼. 그리고…….

 콰당!
 찌이익

 거칠게 그녀 위에 한 명의 사내가 올라타는 걸로 사태는 급변했다. 그들의 손에 들린 날붙이들이 섬뜩하게 빛나며 그녀가 몸에 걸친 모든 것을 찢고 잘라내었다. 별의 아이는 저항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와서 저항해봤자 저들의 더러운 욕망만 부추길 뿐이었다. 그녀는 그저 바라봤다. 그저 생각했다.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구하고자 하려던 것의 실체를. 자신의 힘으로 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려고 한다면, 이들까지도 품에 안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은 그럴 정도의 영웅(Champion)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별의 아이는 영혼 깊은 곳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감정이 치솟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주 오래 전에 느꼈던 감정, 워윅이라는 자를 저주할 때 느꼈던 감정……. 그것은 분노라는 이름의 감정이었다. 별의 아이는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화가 났다. 자신도 싫었고 자신을 범하는 이들도 싫었다. 이런 끔찍한 미래 속에서 살아가도록 내팽개친 별들이 증오스러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증스럽기 그지없는 것은, 인간 나부랭이에게 속아 모든 것을 잃어버린 멍청한 과거의 자기 자신이었다. 별의 아이는 바랬다. 온 마음을 담아서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
 과거의 멍청하기 그지없었던 자신에게,
 더럽고 추악한 인류에게,
 그리고 이런 지옥에 자신을 내팽개친 별들에게,

 복수를 할 수 있기를.

 감히 천상의 존재인 입장에선 불러서도 안 되고 머리에 떠올려서도 안 되는 존재에게 그녀는 증오와 적개심을 담아 간절히 기도했다. 기도는 곧바로 응답받았다. 저 머리 위에 빛나고만 있을 뿐인 별들과는 다르다는 듯, ‘그들’은 그녀의 기도에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게 응답했다.

 푹
 “어어……?”

 [별의 아이여, 우리는 너를 오랜 세월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어느 새 그녀 주변은 불길하기 그지없는 서늘한 안개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리고 안개 속에서 튀어나온 말뚝 같은 창이 별의 아이를 범하던 자의 가슴을 깊숙이 꿰뚫었다. 그것이 욕망에 차있던 도적들이 생전 마지막으로 들은 목소리였다.

 투두두둑, 절도 있게 고깃덩어리를 꿰뚫는 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도적들은 입부터 머리까지 안개로 만든 창에 관통당한 채 그 자세 그대로 절명하고 말았다. 차라리 죽기만 했으면 좋았으련만. 그들의 몸에서 영혼이 뜯겨져 나와, 안개의 중심에 있는 어떤 인형에게로 빨려 들어갔다. 살아있는 자는 결코 들을 수 없는 끔찍한 비명을 지르면서 말이다.
이제 그들은 ‘그들’ 안에서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 영원히 고통에 몸부림쳐야 할 터였다. 인형이 별의 아이 앞으로 걸어왔다. 시체보다도 더 창백한 피부, 백전노장을 연상케 하는 오래된 갑옷을 입은 여성. 별의 아이는 그녀를 잘 알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들’을 잘 알았다. 그리고 별의 아이가 잘 아는 만큼 ‘그들’ 역시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

 [마침내 네 안에 있던 복수의 씨앗이 꽃을 피웠구나, 별의 아이여. 오랜 세월 망각하고 있었던 감각을 떠올린 기분이 어떠하더냐?]

 별의 아이는 일어섰다. 다리가 떨렸고 아랫배는 아프기 그지없었지만, 일어섰다.

 “날, 언제부터 바라보고 있었나요?”

 [처음부터 바라보고 있었다. 네가 이 세상에 발을 딛을 때에도, 네가 별들에게 버림 받을 때에도, 구했던 자로부터 배신당할 때에도 우리는 너를 지켜보고 있었다. 너는 모르지만, 우리는 알 수 있었다…네 안의 증오를 양분삼아 복수의 씨앗이 자라고 있음을.]

 별의 아이는 자기 턱뼈를 짓이기려는 듯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시커먼 감정이 그녀의 영혼 속에서 걷잡을 수 없는 기세로 부글부글 피어오르고 있었다. 별의 아이는 고개를 번쩍 들어 자기 앞에 있는 ‘그들’, 아니 ‘칼리스타’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리고는 활화산이 터지는 듯한 기세로 분노와 증오를 담아 소리쳤다.

 “그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후회하고 있었어요! 그때 그 빌어먹을 인간을 구하지 말 걸 그랬어요! 별에서 내려오지 말 걸 그랬어요! 원망스러웠어요, 나를 내친 별들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증오스러웠어요! 전쟁을 일으킨 인간들이 증오스러웠고 나만 바라보는 인간들이 가증스러웠어요! 이것들은 구제할 수 없는 쓰레기들이에요, 몇 번을 구하고 구해도 자기들끼리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을 하죠! 무엇보다도 이따위 것들을 구하기 위해 모든 걸 버렸던 내 자신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증오스러워요! 단 한 사람의 잔혹함으로 모두를 고통 받게 두지 않겠다고요? 그따위 망발을 지껄인 과거의 내가 미워요,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칼리스타는 그런 별의 아이를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비웃음이자, 연민의 미소이자 동조의 미소였다. 칼리스타는 손을 뻗었다. 손을 뻗은 그 자리에서 스르륵 안개가 모여 창이 되었다. 새빨갛다 못해 새까만 피가 뚝뚝 떨어지는 창이었다.

 [그래, 후회하느냐, 별의 아이여?]
 “…네, 이제 모든게 후회스러워요.”

 칼리스타는 창을 내밀었다. 별의 아이는 그 창에 다가갔다. 창이 심장을 찌르고 그녀의 영혼을 찔렀다. 별들의 힘이 비명을 지르며 사라지는 걸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대신 새로운 힘이 그녀 안에서 찰랑거리며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나약한 존재가 아니었다. 칼리스타의 눈동자에 비친 별의 아이의 얼굴은,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추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네 싸움이 바로 우리의 싸움이 될 터이니, 이제…우리는 하나가 되어 복수의 길을 걸으리라. 별의 아이여, 너는 누구에게 복수를 하고 싶으냐?]
 “살아있는 모든 것들.” 별의 아이, 소라카가 잘근잘근 씹어 뱉듯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과거의 나와, 나를 이 지옥에 처넣은 별들 전부에게 복수하고 싶어요.”

 별의 아이의 모습이 바뀌고 있었다. 신성을 잃은 뿔은 완전히 뒤틀렸고 별빛 같던 눈동자는 칼리스타와 똑같이 불길한 빛을 뿜게 되었다. 이제 그녀도 ‘칼리스타’였다. 마침내 별의 아이를 타락시킨 칼리스타가 음험하게 웃었다. 그 목소리는 동굴 속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섬뜩하고 낮았다. 그리고 칼리스타는 낮게 읊조렸다. 별의 아이 그 자신에게, 그리고 칼리스타라는 이름 아래에 있는 수십만의 영혼들에게-선언했다.

 [이제, 우린…하나다.]

 죽음의 별이, 마침내 빛나기 시작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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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0. 멋진 신세계란 책 보다가 삘받아서 파바박 흐흐 어두워어두워 끼헤헤헤헤헤헤헤헿 다주거라

1. 관련 전혀 없죠? 나도 내가 왜 그 책 보고 삘받았는지 모르겠어요

2. 칼리스타와 소라카 봇듀 가면 꼭 사신 소라카 스킨으로 갑시다

3. 이헿이헿ㅎ헤헤헿 본편 안쓰고 또 뻘짓거리에 과도한 힘을 쏟아붓는 나

4. 아 요즘 너무 할 일 많아요 살려줘 제발

5. 배코에 웹소설도 올라왔던데 나도 가망이 있을까

6. 재밌게 보고 댓글좀...감상이면 더 좋고.

7. 다음엔 본편으로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