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롤을 오래 하지도 않았고(2013년 4월 말 시작)

 

또한 티어 역시 실론즈에 머무는, 그저 흔한 즐겜유저이다.

 

다만 다른 일반적인 실론즈 유저들과는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인벤의 공략을 굉장히 많이 챙겨보는 편이다.

 

내가 연습하고 있는 챔피언의 대부분의 엑셀공략은 물론이거니와, 배드를 받은 공략까지도 어떻게 엑셀공략과 다른지

 

눈여겨볼뿐더러, 연습하는 챔피언의 카운터 챔피언의 공략과 대처법도 훍으며 머릿속으로 완벽한 입롤을 그리는 데

 

애쓴다. 이렇게 글과 그림으로만 롤을 배운 사람으로서 이해가 되지 않는 문화가 하나 있었다.

 

바로 '엑셀 교환'이다.

 

사실 이 문제는 롤을 하던 초창기에도 눈여겨보고 있던 문제지만, 누구하나 매칼게는 커녕 꼬집는 사람자체가 없었다

 

가끔가다 글쓴이가 '엑셀교환 무시함' 정도의 태클만 걸 뿐, 엑셀교환을 하는 이는 꾸준히 있다.

 

그렇다면 이런 엑셀교환의 문제점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도 버젓이 진행되고 있는 엑셀교환

 

 

기본적으로 엑셀런트라는 건 이 공략이 매우 좋은 공략이다, 혹은 이 공략을 보면 이 챔프의 이해도를 꽤 높일수 있다.

‘수준있는’ 공략에 대해서만 주는 것이 엑셀런트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엑셀교환을 하게 되면 수준이 있든 없든 일단 사

람 마음이라는 것이란 게 참 오묘해서, ‘저 유저가 나한테 선으로 엑셀을 주고 댓글도 남겨줬으니까’ 내가 보답하는 차원

에서 ‘엑셀을 주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게 된다. 물론 쿨하게 엑셀교환댓글을 무시하는 유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힘들게

쓴 공략에 엑셀런트를 남겨준다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기에 웬만한 유저는 레벨이 되는 한 (5 이상) 맞 엑셀을 남겨준

다.

 

하지만 이런 엑셀교환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단순히 ‘보상차원’에서 엑셀을 주는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런식으로 밑도끝도없이 닥치고 엑셀교환이 가속되면, 엑셀교환 놀이를 성실히 한 유저가 엑셀런트 공략이 되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내용이 어떻든 공략이 어떻든 그런 순진한 논리는 뒷전이다. 온갖 공략에 매크로처럼 엑셀을 달고 자기공략에 엑셀을 유도하는, 그런식의 치사한 플레이가 바로 엑셀 교환이다.

 

엑셀런트 공략은 기본적으로 배드나 굿 공략과는 다르게 공략의 상단에 위치하며, 조회수가 높을 경우 롤 인벤 메인에 뜨기도 하며, 이때의 조회수는 가히 폭발적이다. 다들 PC방에서 처음하는 챔프를 이해하기 위해서 롤 인벤 공략을 켜면, 무슨 공략을 보겠는가? 당연히 조회수가 높고 엑셀을 많이 받은, 댓글이 많이 달린 공략을 볼 것이다.

 

이는 공략의 단일화, 최소화를 만들어낸다.

 

엑셀교환 놀이를 성실히 해서 엑셀을 많이 받은 유저가 올린 공략에 나온 템트리가 정석화되며, 그렇지 않고 색다른 템트리를 가거나 색다른 플레이를 올린 유저는 비교적 소외된다. 후자 역시 엑셀놀이를 통해 엑셀을 올릴수는 있겠지만, 그 의미 역시 퇴색된다.

 

엑셀교환 놀이를 통해 엑셀이 된 공략을 무조건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공정성’에 있다. 마이클 센델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말한것처럼, 공략을 올리고 엑셀교환 놀이에 임하지 않은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를 비교하면, 공정성에 있어서 차이가 드러난다. 아무리 열심히 써도 자신이 ‘엑셀교환따윈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 엑셀공략이 되기란 어렵다. 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엑셀교환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커뮤니티의 네임드화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많은 롤 인벤 공략 글쓴이들은 ‘00의 샤코’, ‘XX의 마이’같은 자신의 닉을 넣은 공략을 강조하고 있으며, 여기에 엑셀놀이를 통해 조회수를 올리고 인지도를 쌓으며, 인기를 얻고 네임드가 된다. 모 극우사이트에서 그토록 싫어하는 ‘친목질’의 시작이다.

 

이런식의 네임드화는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이런 네임드들이 군림하고 공략패치랍시고 한두문장 수정해서 내놓는 공략들이 또다시 엑셀을 받고 또다시 노출된다. 내 모스트 1 챔피언인 아리 공략의 엑셀을 보면, 2013년부터 줄기차게 보아온 공략들이 약간의 내용만 수정된 채 그대로 계보를 이어받고 있다. 이때 풍기는 뉘앙스는 ‘내가 아리는 제일 잘 아니 나만 따라와라 후훗’이런 느낌이다. 즉 새로운 공략을 쓰는 유저나 색다른 빌드를 연구하는 유저들에게 심한 타격을 준다.

 

이런 엑셀놀이를 통한 공략들의 완성도에 대해서 까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고 그런 공략보다 훨씬 퀄리티가 높고 글이 잘쓰여있으며, 동영상과 그림을 통해 이해를 촉진시켜주는 고마운 역할도 한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그런 엑셀공략이 되는 과정들이 ‘엑셀교환’이라는 놀이를 통해 퇴색되었다는데 있다. 똑같은 내용에 똑같은 공략을 써도 엑셀놀이를 한 사람과 안한사람의 차이가 나고, 결국 이 차이는 공략이 묻히고 뜨는것과 직결된다. 엑셀이 되려면 ‘엑셀교환 놀이를 해라’는 반 강제적인 명제가 암암리에 롤 인벤에 퍼지고 있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찌푸린다. 몇몇 사람들은 불쾌해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현실적으로 엑셀교환이 아니고 그냥 엑셀공략이 되는것은 힘들다. 그렇기에 왠지 도덕성에 흠집은 나지만, 남들이 모두 하니까, 그래야 엑셀이 되니까 다들 엑셀교환을 한다. 5렙이 안되면 5렙이 돼서라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정직한 사람이 오히려 묻히고 엑셀교환을 한 사람들이 뜨는 기이한 현상이다.

 

혹자는 ‘엑셀교환을 하는게 무슨 문제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서두에서 언급했다시피 엑셀교환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이 나한테 엑셀줬으니 나도 줘야징!’ 이라는 심리로 엑셀을 주러 간다. 공략의 완성도나 내용은 뒷일이다. 이러한 탓에 별 내용도 없는 공략이 엑셀런트를 받아 엑셀공략이 되는가 하면, 네임드가 다수의 챔프의 공략을 써놓고 인맥과 엑셀교환을 통해 모든 엑셀공략을 독점하고 있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또한 이들을 상대로 파벌이 생겨 ‘XX님까는 너 노답’이런 수준으로 국지전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방법이 잘못되었다.

 

누구나 어떤 챔프의 장인이 되어 공략을 쓰고, 그로인해 ‘닝겐자이라’처럼 유명해져 프로팀도 그 룬과 특성을 사용하는 그런 걸 꿈 꿀수도 있다. 하지만 엑셀교환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잘못되었다는 걸 알지만 누구나 하기에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 태도가, 롤 인벤 공략들의 고착화를 더욱 야기시키고 있다.

 

 

누구를 위한 공략인가?

 

자신의 인기와 네임드화를 위한 공략인가? 아니면 유저들을 위한 공략인가? 우리는 이 시점에서 다시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쩌면, ‘남이 보여주는것만 보는’ 세상에 살고있으면서도,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그런 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