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심심하면 노잼스가 소리가 나온다. 이번에도 노잼스 소리가 나왔다. 쿠와 나진이 너무 형편없는 경기를 한 나머지 재미없다는 거다. 그런데 정말 롤챔스는 노잼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재미 없다면 이상한 정도다.

스포츠에서 재미 요소로 뽑을 수 있는건 프로의 화려한 피지컬과 운영, 약팀이 강팀을 잡는 반전, 역전승, 전투를 통한 온갖 명장면들 그리고 다양한 픽과 전략들이 있다. 현재 롤챔스에서 이 요소들 중에서 빠지는게 하나라도 있는지 생각해 봐라.

 

픽의 다양성? 맨날 똑같은거 다나온다 하는데 메타가 2,3개월 단위로 휙휙 바뀌는거 보면 그런소리 못한다. 불과 3개월전만 해도 1박2일 메타니 해서 제라스로 파밍하는 메타가 판치다가 iem을 기점으로 공격적인 메타가 조금씩 힘을 얻으면서 한타도 많아지고 즐길 거리도 더 많아졌다.

 

결과 예측은 아예 불가능하다. 스프링 시즌에는 진에어가 의적질하면서 개족보 만들어 놨고 서머는 시작부터 아나키가 초대박을 치면서 혼돈의 카오스로 만들어 버렸다. 나진과 쿠의 경기로 경기력이 별로 안좋았을 뿐 결과만 보면 반전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보다 롤챔스가 재미있는 때는 2013년 서머시즌 정도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아무리 노잼 소리가 나와봤자 노잼톤 또바나 나왔던 시절보다 더 노잼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 시절은 탑 뿐만 아니라 미드도 그라가스 오리아나가 양분하고 skk만 나오면 양학시작이었으니까. 노잼스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것도 그 때 부터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꾸준히 재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이유 (한국팀이 다해먹는다, 엑소더스 이후로는 수준 떨어진다 등)로 노잼스 소리가 나온다.

 

이렇게 노잼스 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내가 봤을땐 노잼스를 외치는 사람들이 롤 자체에 질린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수도 있다. 롤 시작한지 어느덧 4년차에 들어섰고 그 4년동안 협곡에서 용먹고 바론먹고 싸우는걸 수백판도 넘게 보았을 테니까. 그 동안 프로들의 운영 수준도 올라가면서 운영 방법도 고착화 되었고 그런식으로 정형화된 패턴은 수백번 보다보면 질릴만도 하긴 하다. 새로운 픽도 이젠 좀 무덤덤한것이 123개 챔프 중에서 한 번도 대세픽 안먹어본 챔프는 거의 없다. 바드처럼 신챔프가 나오지 않는 이상은 정말 놀라운 신선함을 주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롤 자체에 질린 사람들에게는 메타가 어떻고 챔프가 어떻게 나오고 역전이 나오고 반전이 생겨도 재미가 없다. 협곡에서 5대5로 싸우는거 자체가 재미없다는데 뭐 어쩌란 말인가.

 

이 사태의 해결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된다. 똑같은걸 계속하면 질리는건 어쩔 수 없다. 라이엇이 계속 신챔프를 내고 패치를 통해 메타를 바꾸면서 새로움을 추구하려고 하지만 협곡에서 5대5로 싸운다는 근본개념은 똑같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리그가 어떻게 진행되든 노잼스 소리는 계속 나오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한가지 바라는건 본인이 노잼스라고 모든 사람이 노잼스라고 느끼는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좋겠다. 몇몇 사람들은 별별 이유를 다 대면서 노잼스다 수준 떨어진다 하면서 리그를 비하하기도 하는데 재미 없다고 느꼈으면 그냥 안보면 되는 것이지 굳이 재미없다고 대놓고 욕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재미도 없다면서 왜 어쩌구저쩌구 온갖 말을 하는가. 노잼이면 안보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