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탑, 일리아칸까지만 해도 파괴,무력,정화,카운터등 기믹을 대변해 줄 수 있는캐릭터들이 있으면 레이드가 편해지고 그 직업에 대한 선망(?)이라 해야하나 선호도가 좀 높았음.
그래서 파티 파놓고 기다릴 때 항상 얘 무력좋음? 파괴는 어떰? 카운터는 괜찮음? 이게 항상 고민이였음
실제로 카운터 하나 꼈나 안꼈나를 가지고 인벤에 박제된 소서 기린들을 심심찮게 봤을거임.

내가 말하고 싶은건 현 로아를 대표하는 레이드 카멘, 에키드나, 베히모스임.
이전 레이드들은 기믹이 좋다 싶은 캐릭터들은 dps가 좀 떨어져도 기믹도르로 받아가는 경향이 있었음.

근데 카멘 출시 직후 초월 없이 엘40으로만 1-2격 트라이 해본 사람은 알거임.
격돌 깐깐한 판정의 무조건 필수인 올 퍼펙 + 쉴드량이 무슨 존나 큰 벽처럼 느껴져서 허물려면 무조건 몰이 좋은 직업, dps 높은 직업이 있어야 난나로 넘어갈 수 있고 직업이 구리면 웨이를 써서 넘겨야 했던 카멘에서 '딜'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거.

우여곡절 끝에 지파를 넘기고 90줄 이후에 도착을 해도 또 나오는 말이
광폭화 3분도 안남았어요 안될거 같아요, 그나마 가능성 있는 파티가 6분대에 진입하는 파티래요, 다들 잘하시는 데 딜 너무 부족해서 터트려야 할 거 같아요 등등 시도해보기도 전에 '딜' 하나 때문에 좌절되는 상황도 많았음.
길어지는 트라이, 이어지는 심신미약으로 이상한거에 뒤져가는 공대원 1 2 3 이제는 정말 깰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으르르 뒤지게 만드는 유령 + 빨멘 패턴 콤보에 진짜 조금 딜 부족해서 10줄도 안남기고 광폭화 터지고 [공략에 실패했다]는 글귀가 화면에 뜨는 순간 그 좆같은 ptsd를 겪어본 사람들은 이런 생각 했을거임

씨x 내 직업이 이래서 레이드를 못깼구나. 혹은 저 사람말고 다른 직업 받을 걸. 은연 중에 느껴지는 이 부정한 생각이 사실이 아니기만을 바랬을거임

내가 노력한 모든게 부정당하는 감정과 진짜 실례되는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직업탓이라는 생각에 스스로가 역겨워지는걸 감내하면서도 레이드를 계속 박을 수 밖에 없었을거임 왜? 어디 누구는 깼다더라는 얘기가 나랑 같이갔던 좋은 직업이였던 사람들이 깼다는 얘기가 들리면 분해서라도 깨고싶었을 테니까. 끝까지 내 직업이 구리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면서라도.


에키드나에서 조차도 비슷한 상황이였을거임.
기믹형 레이드라고 내놨더니 직업별로 갈리는 기믹수행능력인 무카파랑은 다소 거리가 멀게 나왔음. 내 캐릭터가 기믹이라고 좋으니 약해도 된다는 생각따윈 전혀 안들정도로
파리지옥도 폿을 통해 파훼가 쉽게 가능해졌고 왕키드나 무력은 라하르트가 해주고 거울 카운터도 잘못치는것만 아니면 무난하게 넘길 수 있음.
기믹이 몸에 쉽게 베이고 빨리 적응이 되니 눈이 돌아가는 건 또 결국 '딜'이 였음.
140줄 전에 풀정산 두 번 보게 되면서 광폭화 똑딱똑딱 0에 수렴하는거 기믹하면서 지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고
윗뱀 딜이 부족해서 격돌 인원 한명 갑자기 넣게되면서 아랫뱀에 넣을 딜이 온전하게 안들어가서 점점 딜이 밀리는 스노우볼이 굴러가다보니 타이머가 촉박해지다 터지는 상황도 있었고
타이머가 정지가 안되서 애매하게 0줄 되고 광폭화 타이머 제로 되서 광폭화 상태로 0줄 하다가 터지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고

베히모스까지 도달하니 이젠 무카파같은 기믹 수행능력은 알빠노가 되어버림.

기믹수행 능력이 좋은대신 딜이 약한 캐릭터라고 위로해오던 직업군들은 이젠 진짜 아무것도 남지 않은 캐릭터가 되어버림.
이거에 더불어서 무카파 조차도 구린데 딜이 약한 캐릭터는 직업 각인만 봐도 멈칫하고 x를 누르게 됨.

지금의 밸런스가 역대급으로 기울어져 있고 그나마 기믹의 존재덕에 살아오던 직업들 조차도 필요없어져 가는 이 상황이 ㅆ발 존나 열심히 키워온 유저입장에서 ㅈ같을 수 밖에

어느 RPG라도 밸런스가 돌고 도는 이유가 이런 ㅈ같은 상황 조금이라도 환기시켜주면서 유저들 이탈을 방지하는 목적도 있고 내 직업에 대해 가진 기대치를 만족시켜주기 위해서라 생각함.

지금 로아는 무카파딜 다 좋은 신캐팔이에만 너무 집념해 있고 앞으로 나올 레이드도 직업이 가질 수 있는 기믹의존도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면 이미 한참 전 부터 도태된 직업들 리뉴얼, 리메이크를 먼저 추진 해줬으면 좋겠음. 그냥 밸패진행하겠다고 성의없게 띡 올리지만 말고 차라리 이벤트 대규모 패치형식으로 느리더라도 한달 간격으로 지역별 클래스들 싹다 손봐줬으면 좋겠음.

하물며 오히려 더 걱정 되는 건 볼륨만 늘려놓은 초각성임. 이건 로아의 흥행을 유지시킬 업데이트가 아니라 이미 다 뒤져가는 직업들이 살아나지 못하면 그나마 썩은 동아줄 붙잡고 잔존했던 사람들의 끈을 잘라버리는 양날의 검일 뿐임.

제발 정신 좀 차려줬으면 좋겠다 로스트아크

3줄 요약
1. 기믹이 사라져가니 딜이 구리면 그냥 쓰레기 직업이 되간다
2. Tlqkf년아 밸패 자주한다메
3. 초각성때 뭐 없으면 다같이 뒤지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