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7일 멀게만 느껴졌던 1630을 찍고, 
이후 에키드나, 카멘하드1~3관 트라이하고 
상제, 초월로 스팩 차곡차곡 쌓아서 
2월 말부터 카멘하드 4관 트라이 시작했다. 

공략영상들 덕분에 알고 있지만 하나도 모르는 페턴들에 수십번을 갈리고
영상으로 봤을 땐 쉬워보였던 315줄 장판 피하기에도 쩔쩔매고 
280줄에 툭하면 떨어지는 나와 너와 못난이들을 보면서 
평생 이 구간에 갇혀서 못나올 것 같았다.

그러다 280줄 트라이 파티에서 
175줄, 83줄, 63줄 까지 얼렁뚱땅 넘어가고 
어둠군단장 1회를 적립하게 되었을 때, 
기쁨과 동시에 욕심이 생겼다.
'나도 이클립스 도전하고 싶다.' 

어군작 파티, 210줄 트라이 파티, 성불파티를 전전하다,
부끄럽지만 눕클로 군단장 칭호를 얻은 것이 4월 7일.
케선창 다녀오면 스샷 더 이쁘게 찍을 수 있다는 (아마도?)도우미분 말에
"이클립스 따고 찍을 게요!" 라고 패기 넘치게 대답했다.


(그래도 기념으로 한 장 찍었다ㅎㅎ)

이때부터는 나와의 싸움이였다. 
바빴던 3월 현생의 보상으로 8일, 9일 이틀 연차 썼고
카페인과 설탕과 약간의 카카오로 밤새워 도전했다.

'4관 깨면 이클립스는 금방 깬다'는 누군가의 말과 다르게
280줄에, 87줄에, 210줄에 한 두 명씩 없어지는 나와 너와 못난이들 
어찌저찌 대격까지 살아가도 결국 인원 부족, 딜 부족으로 깨지 못하거나
어이없는 억까들에 파티는 터져나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억까는 4-2 8개 분신 찾기 패턴이 나왔고
내가 중앙 고정했는데 블랙홀 정산이랑 겹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죽었던 것)

이벤트 세기말 답게 성불파티도 많고 (감사하게도)도우미를 자처하고 오신 분들도 많았지만,
위 같은 이유로 터져나가는 파티도 많았다.

"간절하지 않은가봐ㅋ"
어느 별재패 칭호를 한 도우미분의 채팅에 
이깟 칭호가 뭐라고 사람 계급을 나누고 무시하는 걸까 
화도 났지만 한 편으로 아무 말도 못 하는  나에게 많이 슬퍼졌다.

동생 길드에서 길드원 성불시켜줬다고 
붉은 달이 떠있는 더퍼스트 클리어한 디코 공유화면을 우연히 봤을 땐
나도 동생처럼 친목길드에 있었으면, 고정공대가 있었으면
그저 내 것이 아닌 저 화면이 너무 부러웠다.

4월 9일
점심 먹고 졸릴까봐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커피만 홀짝이다
파티를 찾는 0관문에서 몇 번 거절 당했고
엉엉 울어버렸다. 
사사게 박제 안 될려고 진도도 안 속이고, 아무리 화나도 욕설 채팅도 안했는데
한 판 한 판 긴장 때문에 손에 땀은 수도꼭지라도 튼 것 처럼 나오고
손목은 뻑뻑하고 빈 속은 아프다고 꾸룩꾸룩거려도 
그래도 열심히 최선을 다 했는데 
누군가의 블랙리스트에 "개못하는 허접쒭"이라고 박제된 걸까
그렇게 비명을 지르면서 울어버렸다.

오후 7시 이후 퇴근한 사람들이 많아져서 인지 
파티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나는 반쯤 포기한 상태였기에 4-1을 넘기지 못하고 파티가 터져도
'저 사람도 피곤한가 보다 그럴 수도 있지...' 
해탈한 상태로 넘겼고 
폭포수 같았던 손땀도 어느 정도 나아졌다. 

파티를 구하고 더퍼스트 파티창에 만찬 깔아준다는 영지을 찾아갔는데,
세프의 부엌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응원해주고 있었다. 
"끝까지 가면 이겨!" 
"너 아니면 아크라시아 못 지켜!"
"이클립스 꼭 따세요 화이팅!!"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긴 했지만, 덕분에 크게 웃었다.

다시 시작한 도전
4-1 280줄, 87줄에 한 명씩 없어지는 사람들을 보면서
'여기도 결국 몇 판 안 가 끝나겠구나' 했는데,

"여러분 포기하지 마세요. 다같이 성불해야죠!"
공대장 으샤으샤하는 분위기와 다들 열심히 하려는 모습에
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알고보니 공대장 포함 2명 정도 별재패였다.)

그러나 4-2 문턱까지 5줄 남기고 내가 먼저 어이없이 죽고
210줄에서 또 다른 한 명이 죽고
남은 6명이서 4-3 대격까지 갔으나, 마지막 광폭 연출까지 보게 되었다.

결국 내가 걷어차버렸구나.
나만 살아있었더라면
나만...




이후 몇 번 트라이 이후 그 파티는 끝났고
나는 새벽 4시까지 몇 번의 파티를 더 오가다
성불하지 못하고 끝났다. 
0관문에서 깜박  잠들었는데 눈떠보니 파티창 깨끗했다.
성불파티도,
만찬으로 응원하던 분들도,
나도 깼다 너도 할 수 있다 던 분도,
하나도 없이 깨끗한 파티창.
그대로 게임을 종료시켰다.

 

나를 만났던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해요. 
당신들이 이클립스를 못 딴 건 
개못하는 허접쒞인 저를 만났기 때문일 거에요.
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고 
욕 쎄게 박고 화풀이하세요.
그러라고 쓴 글이니까요.

만찬으로 도우미로 성불 응원하고 도와주던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루지 못했어요.

당분간 로아 쳐다도 안볼 것 같았는데
이클립스한다고 밀린 카던 가토 에포나 휴게 생기 때문에 
로아 킨 걸 보면
어지간히 못 말리는 로중독인가 봅니다.

비록 이클립스는 못 얻었지만
4관문 더 트라이해서 선클도 해보고
별재패도 얻어 보겠습니다. 


막차 성불한 모든 분들 축하드립니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성불하지 못한 모든 분들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인벤이 좋아하는 세 줄 요약

미안해요.
감사해요.
다시 일어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