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글주변이 없어 두서가 없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래 글은 시즌1 오베부터 시작해서 두번째 캐릭터로 아르카나를 잡은 이래로
중간에 접은 기간은 있지만, 아르카나를 계속 본캐로 키우며 1505까지 키운 사람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제 글에 공감하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냥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문제는 '소외'다
악몽셋을 가지고 마나중독이니, 끝없는 마나니 말이 많지만
모든 아르카나의 문제를 긁어모아서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소외'라는 키워드 하나로 요약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밸런스 패치에서 소외되고
버그를 제보해도 언급이 늦거나 없고
레이드나 군단장 메타와 동떨어진 깡통은 개선되지 않고
유물은 불편함 없이 입을 수 있는게 하나도 없고
여러 불편함을 호소해도 이슈화되기 전에는 고쳐지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고이고 뭉쳐서 파티/공대 기여도가 처참하다.

이 모든게 스마게의 관심에서 소외된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악몽셋은 도화선이 됐을 뿐입니다.
왜 악몽셋으로 문제가 됐을까요?
타 직업군들이 봤을땐, 악몽셋을 못입겠다면 다시 돌아가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이건 아르카나 유저 입장에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아르카나 유저들의 입장
아르카나를 패치노트에서 발견하는 것은 매우 쉽지 않은 일입니다.
늘 수요일마다 희망을 품고 공지를 보지만, 이제는 없어도 그러려니 하는 단계에 이르렀죠.
놀랍게도 아르카나 유저들은 신규 유물이 등장하기 전엔 툴툴대긴 했어도 그러려니 하면서 살았습니다.
물론 그러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들이 틀렸다는게 아니고, 그럼에도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고 참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거죠.

그러던 중에 악몽세트가 나옵니다.
타격의 대가라는, 딱 봐도 아르카나가 쓰기 좋은 각인과 함께 말이죠.
그동안 쓸 각인이 없어서, 자버프가 치피증이라 효율도 낮은 예리한 둔기와 바리케이드를 채용하던 아르카나들은 환호했습니다.
드디어 쓸 각인이 생겼다, 더 강해질 수 있다, 지배세트를 벗을 수 있다, 라는 이유도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만 그런 것일 수는 있지만 이 패치를 보고 저는 '스마게가 드디어 아르카나에게 관심을 주기 시작했구나!' 라는 점이 더 기뻤습니다.
악몽세트의 딜이 하향될 것이 뻔했음에도 아르카나 유저들이 대거 악몽세트로 넘어간 것은, 다른 세트에서 겪어야 했던 불편함을 모두 해결해준, 이를테면 '아르카나 교복'과 같아보였기 때문이겠죠.
스마게가 아르카나들을 위해 내려준 동앗줄로 보이는데, 이걸 잡지 않을 유저가 얼마나 있었을까요.

그리고 악몽세트가 하향을 먹습니다.
딜 너프는 모두가 그러려니 했습니다. 너무 강했던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마나 소모량 증가. 이것이 너무 치명적이었습니다.
마나중독을 유지하는게 좋다. 끝없는 마나로 가도 DPS가 좋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전작업이 필수인 직업이라, 스킬의 서순이 굉장히 중요한 아르카나에게 마나 소모량 증가는 운용법 자체가 달라져야 할 정도로 큰 패치입니다.
실제로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재감) 수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스택을 마나중독에서 하고 끝없는 마나에서 루인기를 써야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게 됐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불편하지만 쓸 수는 있습니다.
뭣하면 지배세트로 돌아가도 되고, 다른 직업 분들이 하는 말도 일리가 있죠.
막말로 끝없는 마나가 이론상(허수아비를 상대로) DPS상으론 더 높다는 제보도 있고...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긴 시간동안 방치되어왔던
소외되어있던 아르카나를 위한 세트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아르카나에겐 또 다른 불편함을 가득 안고 있는 유물세트,
즉 아르카나를 위한 세트가 아니었다는 것이니까요.

아르카나 유저들이 이번에 크게 누운 것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과거 카슈에서 픽스한 스택 가시성 문제를 그대로 아브렐4넴에 때려박았다는 점.
아르카나를 위한 유물 세트인줄 알았으나, 아르카나를 위한 유물 세트가 아니었다는 점.
이 모두가 오랫동안 소외된 아르카나 유저들의 역린을 건드리기엔 충분했던 겁니다.



3.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나?
이게 참 난감합니다.
마나 소모량을 너프한 것도 이해가 됩니다.
딜을 몰때 마나중독에서, 이후엔 끝없는 마나에서 딜을 하라고 설계된 유물세트 같은데,
마나중독을 계속 유지하면서 딜을 넣는 직업이 있으니 너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타당한거겠죠.
이렇게 보면 애초에 아르카나를 위한 세트가 아니었단 소리인데, 참 씁쓸합니다.

악몽은 애초에 아르카나를 위한게 아니었다고 치면, 이젠 다시 불편함 가득 남은 기존의 아르카나만 남습니다.
원래 조용히 잘 살았으니 괜찮은거 아니냐구요?
터지기 전이라면 참고 했을 사람들이지만, 이미 도화선에 불이 붙어버렸습니다.
주딜기도 아닌 사전작업용 스킬에 끔찍하게 붙은 마나량을 줄여주든가
파티나 공대에서 1인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무력 외의 기믹으로 신규 컨텐츠를 내던가
아르카나의 무력을 상향하기 전까진... 꾸준히 불탈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 불타다가 재가 되어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요.



글로벌 서버였나요? 거기에 아르카나가 없다던데
이게 소외를 대놓고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환골탈태 수준으로 픽스한 후에 내려고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르카나 유저는 그런 게임 외적 요소로도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스마게나 다른 직업 유저들도 알아줬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