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로아를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만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하지 않았어요. 
PC 게임파가 아니기도 하고 온라인게임을 잘 모릅니다.
다만,
로아는 지켜봤어요. 
뭐 사실, 어쩌다보니 지켜보게 되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로아를 몇 년간 기다렸고
처음부터 쭉, 정말 차곡차곡 레벨 업하고 캐릭터 키워서 즐기면서 게임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속상하고 그래서 마음이 아파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글을 남깁니다.

아시나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스마일게이트가 나옵니다.
정해인이 게임디자이너로 나오죠.
같이 드라마 보다가 스마일 게이트를 보더니 반색을 하며 설명해줬어요.
자기가 기다리는 게임이 있다고 그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저 회사라고요.
아.. 그런 회사가 있구나 그 정도만 알았어요.
저는 온라인 게임은 이름 정도만 압니다. 스타크래프트, 메이플, 디아블로 등등
해본 적도 없어요.
게임이라곤 닌텐도로 동숲, 플스로 철권 정도만 합니다.

그래도 그 사람 옆에 앉아서 로아하는 거 지켜봤어요.
온라인 게임을 잘 모르고 취미가 있는 게 아니어도 저도 닌텐도 하면서 같이 있었어요.

처음에 스토리 깨면서 만랩되는 거부터 시간마다 섬 가고 이벤트 하던 거,
숙제하던 거, 돌 깎는 것, 장기백하는 것도 보고, 카드 세팅, 군단장들 깨는 거, 대규모 업데이트, 시즌 1, 2,
로아온, 로아콘 다 봤어요.
로아콘 할 때 깜짝 놀랐어요.
제가 인트로부터 군단장들 노래, 탈출의 노래 다 알고 있더라고요.
자주보는 npc들 대사도 외웁니다.
그래서 금강선 디렉터도 알지요.

메이플에서 사람들 넘어와서 메난민이라고 게임 즐길 때도(뉴비들이라고 환영하고 도와줄 때도),
미국 진출했을 때도,
로아를 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같이 기뻐하고 즐거워 했어요.

사실 뿌듯한 면도 있었어요.
금강선 디렉터가 
꿈을 꾸어라, 
10년 20년 즐기면서 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실현했다라고 했고
사실 그렇게 보였어요.

일본 게임만 즐겨하는 제가 보기에도 그래요, 로스트 아크 잘 만든 게임이고
무엇보다 유저의 마음을 읽고 읽으려고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게임으로 국뽕이 차오르는 느낌은 솔직히 쉽지 않으니까요.
그 부분이 좋았어요.

나도 잘 모르는 데 로아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한테도 게임 얘기를 해줬어요.
- 로아라는 게임이 있는데 정말 즐기려고 만든 게임인 것 같다. 그 부분이 있어 보인다. 싸구려가 아니다.
장사치는 돈을 사려고 하면 안 되고 사람을 사려고 해야하는데
사람을 사는, 꿈을 사는 디렉터의 생각을 보니 이 게임은 앞으로도 롱런 하겠다고요.

그런데 요즘은 잘 모르겠어요.
우선
그 사람이 시름에 빠졌습니다.
그 사람이 키우는 캐릭터는 버서커입니다.
정말 열심히 키웠어요.
꾸준히 열심히 즐기면서 로아를 잘 했어요.

캐릭터 속도가 느려도 스킬 연습하고 키우고
제가 봐도 진짜 열심히 했어요.

며칠 전 그러더라고요.
버서커랑 같이 가고 싶어하는 팸이 없다고요.
정말 진지하게 몇 년간 즐기면서 하던 게임을 접을지도 모르겠다고요.
무슨 말을 해줘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 즐기는 게임을 만들어 준다고 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다른 캐릭터들 솔직히 잘 모르지만
옆에서 1대1 할 때 보면 버서커보다 정말 빠르고 정말 스킬이 좋더군요.
그 사람이 정말 열심히 게임해서 스킬 쌓고 했는 데도
그건 별게였어요.

모두가 즐기는 게임을 만들어 준다고 해서
좋았어요.
그런데 게임을 하지 않는 제가 봤을 때도
조금은 다른 길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전보다 과금의 내용, 폭이 많고 넓진 것도
솔직히 이해는 합니다만
다른 온라인 게임들이 워낙에 심하다고 하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처음부터 게임하던 사람들이 낙심할 정도여야하나 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것저것 다른 말이 붙는다면 저는 더 할 수 있는 말은 없습니다.
유튜브에 떠 있는 로아 전문가들처럼 
논리적으로 대응하고 따지고들만큼 로아에 해박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박 겉 핥듯이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는데 뭘 안다고 게시판에 글까지 쓰냐고 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할 말은 없어요.

그런데도
속이 상하네요.
조금은 다른 온라인게임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고 믿어서 그런 것 같아요.

평등하다는 건
사실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와 -를 감안하더라도
각 캐릭터를 키우는 사람들이 이해하는 폭, 수인하는 폭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한쪽으로 치우친 것을 압니다.
저는 한 캐릭터만 보아서 일지도 모릅니다.

각 캐릭터들마다 불만족하는 부분들이 있고
모두 다 좋게 반영하기가 힘드니 다 좋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접을 정도라면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모두'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부분,
로동자라고 불리면서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은 부분
꿈을 꾸라고 했던 부분

생각해 주면 좋겠어요.

로아를 하지 않는 사람이 넋두리처럼 글을 써서 미안합니다.
같이 속상한 부분이 많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