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의 K-RPG판에서 디렉터의 기량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생각함

그래서 재학씨에 대해 정리하자면
재학씨는 그냥 유저들의 말을 최대한 들어주려고 했던 한 인간이었지만
게임을 넓게 보는 능력이 부족했던 디렉터였던거지

본인이 정말로 만들고 싶은 게임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보니,
레이드나 캐릭터 설계에서는 쌈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게임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완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지

그리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해결책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주기'를 선택했지만,
결국 그마저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게 아닐까 싶음

이런 문제의식은 어제 라방에서도 일부분 드러났다고 생각함

"방향성을 계속 잡는데 어려움이 있고
그리고 또 방송이나 이런 것들을 하면 계속 오해가 쌓이고
이런 상황들이 생긴다고 좀 어려움을 많이 토하셨습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방향성이 아니었을까

유저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잖아

다만, 그 요구를 어떤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어디까지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확고한 방향성이 없었던 게 문제였던거지

그러다 보니 매번 비슷한 패턴이 반복됨

1. 유저들이 무언가를 원함
2. 개발진이 그 요구를 수용하고 진행함. 처음에는 괜찮아 보임
3. 시간이 지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함. 커뮤에서도 슬슬 문제를 제기함
4. 하지만 눈치를 보거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며 대응을 미룸
5. 결국 문제가 커지고 나서야 사과하고 방향성을 재고하겠다고 선언함

매번 이 상황의 반복이었음

비슷한 사례는 정말 많음
당시 이런 여론이 꽤 있었다는 건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함

로아는 수직이 최고다 → PVP/수평 대폭 축소OR삭제
신규 유입이 필요하다 → 하하베 골드 너프, 보호자 이슈에 대한 늦장 대응
득템의 재미가 필요하다 → 각종 스펙업 요소를 의도적으로 풀지 않다가 완자 사태의 큰 원인 제공
발비쿠 시절이 가장 재밌었다 → 1~3막 템포 조절 실패, 아크패시브 설계 실패
정가 메타가 지겹다. 도파민이 필요하다 → 아크그리드 실패 이후 밸패 "종류가 너무 많아서… ㅈㅅㅎㅎ"
게임이 너무 비싸다 → 유각 골두꺼비 → 완자 사태
완자 사태 해결해라 → 보석 광휘 도입 시도 → 민심보고 번복 '광휘 철회'
게임이 좀 싸져야 한다 → 각종 귀골 패치와 매번 더 혜자로운 패키지 출시
비수기에도 할 게 좀 있어야 한다 → 불쾌함 제거 안한 재탕 레이드 쇼
선발대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도 필요하다 → 익르둠에서 똥캐 목에 선 긋기

각각의 사례를 세부적으로 따져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할 수도 있음
하지만 내가 말하려는 건 개별 패치의 성공과 실패가 아님

유저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뒤늦게 대응하고,
다시 다른 요구를 성찰없이 수용하는 패턴이 계속 반복됐다는 거지

스마게가 태업해 왔다고 생각하진 않음
열심히야 했겠지

다만, 정작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 게 아닐까 싶음

게임의 방향성이 확고했다면
유저들의 요구 중에서도 받아들일 것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구분할 수 있었을 거임

단기적으로 불만이 나오더라도 장기적인 방향성에 맞는 선택이라면 밀고 나갈 수도 있었을 테고

하지만 그런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니 유저들의 목소리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고,
문제가 터지면 뒤늦게 수습하는 일이 반복된 게 아닐까.

결국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게임의 방향성을 모르겠습니다' << 자살버튼이라서
'저희의 무능입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만 들어왔던거지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오히려 간단함
이제라도 로아가 어떤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어필할 지 확실하게 노선을 정해야 함

득템의 재미가있고 선발대 대우를 해주면서도
싼 겜이면서 유입이 매번 들어와도 걱정없이 성장하고
그러면서도 문제가 생기면 시즌 초기화가 가능한 게임은 이 세상에 있어선 안되고 불가능함

무지성으로 유저들의 니즈를 들어주려 하기보다는,
본인들이 정한 방향성에 맞는 요구를 선택하고 그 선택에 오롯이 책임을 져야지

여론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어정쩡한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확고한 방향성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유저들과의 신뢰를 다시 0부터 쌓아올려야지

결국 지금 로아에 필요한 건 더 많은 요구를 들어주는 게 아니라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지 결정하고 그 방향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닐까?

당장 2주 뒤에 있을 로이괜에서
확고한 방향성 재고 없이 어영부영 과거에 대한 변명만 있다면
결국 금강선은 다시 떠날거고 로아는 흔들릴거고
지금까지 지친 유저들의 마지막 코인조차 허무하게 날리는거라 생각함

제발 잘했으면 좋겠다
스마게가 스마게했다 소리가 안나오길 진심으로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