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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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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꼬우면 하드가" "응 접을게" 로아의 주고객층에 대한 생각안녕하세요. 지난번 로아 방향성 글 썼던 사람입니다. https://www.inven.co.kr/board/lostark/6271/4220735 이번엔 로아의 주고객층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도 길지만 편하게 읽어주세요. 들어가며: 종막 익스트림은 이대로 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종막 익스트림이 나왔는데, 역시나 어렵습니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최초 클리어가 안 나왔을 정도니까요. 근데 이건 솔직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3막에서 이미 한 번 긴급 너프를 했고, 방송에서도 종막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나온다고 예고했죠. 여기서 또 쉽게 내거나 또 너프를 하면, 그건 기준이 두 번 흔들리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엔 예고한 대로 그대로 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다만 그거랑 별개로, 익스트림이라는 기획 자체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 주장만이 아니라 방송에서 직접 나온 얘기이기도 하고요. 익스트림은 비수기 방어가 목적이었는데 실패했다고 했죠. 그럼 왜 실패했을까요? 저는 주고객층을 잘못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게 가장 크게 드러난 게 4주짜리 기간제 칭호라고 봅니다. 1. 비수기 방어는 곧 '허리층 붙잡기'입니다 지난 글에서도 말했지만, 로아의 주고객층은 꾸준히 해서 엔드 콘텐츠 입구에 걸쳐 있는 허리 라인이라고 봅니다. 최상위 실력자도 아니고 초고과금도 아니지만, 애정 갖고 적당히 투자하면서 따라오는 사람들이요. 비수기에 누가 떠날까요? 최상위층은 어차피 할 게 있으면 남습니다. 칭호든 기록이든 도전할 게 있으니까요. 비수기에 "할 게 없네" 하고 하나둘 빠지는 건 대부분 허리층입니다. 그러니까 비수기 방어용 콘텐츠라면 허리층이 들어가서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익스트림은 오히려 허리층이 "저건 내 콘텐츠가 아니구나" 하고 손을 떼게 만드는 쪽으로 나왔습니다. 방어하려던 대상과 콘텐츠가 겨냥한 대상이 어긋난 거죠. "그럼 하드 가면 되잖아?"에 대해서 요즘 자유게시판이나 30추 글 보면 "부담되면 하드 가면 되잖아", "시간 없으면 칭호 포기하면 되지" 같은 얘기가 꽤 보이는데요. 맞는 말이긴 합니다. 노말·하드·나메로 나눈 게 원래 그러라고 있는 거니까요. 근데 저는 이게 단순한 칭호 욕심 문제라고 보지 않습니다. 문제는 선 아래 단계에 허리층이 붙잡을 목표가 없다는 거예요.
재밌는 건 "지금 기조 괜찮다"는 쪽 글에서도 하드 클리어에 칭호를 주자는 얘기가 나온다는 겁니다. 결국 양쪽 다 느끼고 있는 거예요. 선을 긋는 건 좋은데, 선 아래에도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걸요. "하기 싫으면 하드 가라"는 개인한테 주는 조언으로는 맞을 수 있습니다. 근데 운영 입장에서 봐야 할 건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였냐예요. 주고객층이 한 단계 내려가는 대신 그냥 빠져버렸다면, 그건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단계 설계가 허리층을 못 붙잡았다는 신호라고 봅니다. 2. 그럼 그 허리층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커뮤에서 흔히 "선발대 호소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저는 사실 이 사람들이 로아의 허리라고 생각합니다.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스스로 선발대라고 생각할 만큼 진심으로 따라가고, 그만큼 시간과 돈을 쓰는 사람들이요. 매출 데이터를 본 건 아니지만, 게임을 가장 넓게 받치고 있는 건 이 층이라고 봅니다. 극소수 고래만으로 게임이 굴러가는 게 아니라, 이 많은 호소인들이 업데이트마다 스펙 올리고 꾸준히 투자하면서 돌아가는 거죠. 그리고 이 층도 같이 나이를 먹었습니다. 로아도 곧 8주년이니까요. 오픈 때 20대였던 분들이 30대가 됐고, 30대였던 분들은 40대를 바라보고 있죠. 오늘 게시판에 "디렉터가 유저 평균 나잇대를 잘못 생각한 것 같다"는 글이 올라오는 것도 다들 체감하고 있어서라고 봅니다. 먼저 말해두면, 이건 "직장인이라 시간 없으니 쉽게 해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시간 없으면 포기하는 것도 맞는 선택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사람들이 누구냐는 겁니다. 이 층은 시간은 줄었지만, 게임을 오래 붙잡고 있고, 캐릭터에 애정이 깊고, 투자도 아끼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몇 년씩 같은 캐릭터를 키우면서 업데이트 때마다 돌아오고, 비수기에도 숙제는 빼는 사람들이요. 이 층의 특징은 딱 하나로 정리됩니다. 실력이나 스펙보다 '시간'이 제일 부족하다는 거예요. 몇 주에 걸쳐서 조금씩 트라이하면 깰 수 있는데, 하루에 몇 시간씩 몰아서 박을 수는 없는 사람들이죠. 3. 진짜 결정타는 ‘4주짜리 기간제 칭호'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번 익스트림은 이 층이 가장 취약한곳을 후벼팠던거 같아요. 3막도 4주, 종막도 4주입니다. 비교해보면 벨가르딘 정복전은 6주였죠. 그리고 유물 칭호는 3막과 종막 나메를 둘 다 깨야 나옵니다. 3막 기간이 이미 끝났으니, 3막을 못 깬 사람은 종막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유물 칭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시간이 제일 부족한 허리층한테 "역대급으로 어려운데, 각각 4주씩으로 2개 레이드를 깎아라"는 건 사실상 "이번엔 빠져라"는 말이랑 비슷하게 들립니다. 게시판에 "개백수만 딸 수 있는 칭호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결국 이 구조 때문이라고 봐요. 난이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난이도 × 짧은 기간 × 사전 안내 부족이 한꺼번에 겹친 거죠. 저는 선택지가 둘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엔 어렵게, 짧게, 그리고 안내도 모호하게 나왔습니다. 셋 중 하나만 달랐어도 지금처럼 크게 터지진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4. 왜 반발이 '하드'가 아니라 '접기'로 나타났을까 로아는 지금까지 칭호 따는 게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정말 희귀하다고 할 만한 건 더퍼스트나 탑텐 정도였고, 나머지는 꾸준히 하면 결국 따라오는 거였죠. 바로 직전 벨가르딘 유물 칭호도 6주 정복전 동안 꾸준히 하면 충분히 딸 수 있는 수준이었고요. 그리고 그 정복전이 끝나고 딱 일주일 뒤에 3막 익스트림이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저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하나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칭호 못 따면 도태된 사람, 게임 못하는 사람"이라는 거요. 이건 유저들이 유난스러워서 생긴 게 아니라, 게임이 몇 년 동안 그렇게 굴러왔기 때문에 생긴 관성이라고 봅니다. 그 관성 속에서 게임사가 깜빡이도 안 켜고 기조를 바꿔버린 거죠. 일주일 전까지는 "꾸준히 하면 따는 칭호"였는데, 갑자기 "일부만 따는 칭호"가 된 겁니다. 하드로 내려가라는 말이 쉽게 안 먹히는 것도 여기서 나온다고 봐요. 이 관성 안에서 하드는 '내 자리'가 아니라 '밀려난 자리'로 느껴지니까요. 그러니 반발이 당연히 올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그 반발이 "그럼 하드라도 가자"가 아니라 "그냥 접자"로 나타나고 있다는 거예요. 운영 입장에서 제일 무서운 반응이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5. 이미 실패했으니,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합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까. 제가 생각하는 건 이렇습니다. 콘텐츠마다 "누구를 위한 콘텐츠인가"부터 정하기. 난이도와 기간은 같이 설계하기. 어렵게 낼수록 기간은 길게, 기간이 짧을수록 난이도는 말랑하게. 특히 기간제 칭호가 걸린 콘텐츠라면, 시간이 부족한 사람도 몇 주에 걸쳐 도전하면 닿을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고 봅니다. 기조를 바꿀 거면 미리, 분명하게 말하기. 난이도 단계마다 타깃층과 목표를 분명히 하기. 최상위 단계는 명예 위주로, 실질 보상은 허리층이 닿는 단계에.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익스트림이 실패한 건 단순히 너무 어려워서가 아니라, 붙잡아야 할 사람과 콘텐츠가 겨냥한 사람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 사람들은 "선발대 호소인"이라고 놀림받기도 하지만, 실력보다 시간이 부족할 뿐 오래 남아주는 로아의 허리고요. 몇 년간 "꾸준히 하면 딴다"는 관성 속에서 게임해온 그 사람들한테, 깜빡이 없이 나온 "어렵고, 짧고, 예고 없는" 콘텐츠는 도전이 아니라 통보처럼 느껴졌다고 생각합니다. 종막은 예고한 대로 가되, 다음 콘텐츠부터는 "이건 누구를 위한 콘텐츠인가", 그리고 "그 사람들이 이 기간 안에 닿을 수 있는가"가 먼저 고민되고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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