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2018년 더 블랙 패치 때 유입돼 소소하게 즐기고 있는 아크 유저입니다.


제 기억으로 아크는 출시 이후 2020년 AWAKE 패치 전까지는 평범한  "시너지 평딜러"에 가까웠습니다.

딜이 아주 강한 직업은 아니었지만 당시 기준으로 상당히 준수한 유틸을 가지고 있었고,

손은 바빴지만 사냥 능력 역시 괜찮은 직업이었습니다.


2019년 2월 패치 이전에는 사냥 성능이 최상위권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후 충동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4초에서 6초로 너프됐지만, 그래도 사냥 능력 자체는 준수했습니다.


그러다 AWAKE 업데이트에서 네 번째 5차 스킬인 영원히 굶주리는 짐승을 받으면서 

아크는 직업 콘셉트와도 잘 어울리는 극딜 캐릭터로 변화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크가 극딜 캐릭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아크가 ‘변신’이라는 직업 특성을 가진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직업으로는 "카이저, 아란, 일리움" 정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직업들은 지금도 게이지 또는 변신 모드를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직업들이고,

개인적으로 이런 직업들은 변신 전과 변신 후의 성능 차이가 확실해야 직업의 콘셉트가 살아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굶짐이를 받은 이후의 아크

당시 굶짐이을 받은 뒤에도 아크의 전체적인 체급 자체가 엄청 높았던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4분 주기지나치게 긴 극딜 버프 지속시간이었습니다.


인피니티 스펠을 포함한 극딜 버프 시간이 거의 100초에 가까웠기 때문에, 허수아비에서 나오는 이론상 딜과 실제 보스전에서 넣을 수 있는 딜 사이의 괴리가 컸습니다.


당시 상위 보스들을 생각해 보면 더 명확합니다.

스우는 보라 구체와 발판 패턴이 있었고, 데미안은 시도 때도 없이 텔레포트하거나 공중으로 올라갔습니다.

루시드는 골렘, 레이저, 몸박 등 말할 것도 없었고, 윌 정도가 그나마 아크와 상성이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진힐라는 다가오는 죽음이 잡몹에 전부 분산될 수 있었고

당시 더스크는 딜타임 자체가 기도 메타에 가까워 아크와 상성이 굉장히 나빴습니다.

듄켈과 검은 마법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DPM 역시 제 기억에는 20위 중반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등장한 ‘호아아’

아크 유저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했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아크가 강했느냐?

저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유틸이 좋았느냐?

좋은 편이었던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당시 아크는 생존 측면에서도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극딜 버프를 올리는 순간부터 체력이 엄청나게 빠졌습니다.

인피니티 스펠이 최대 HP의 15%, 스파이더 인 미러가 15%, 여기에 다른 버프들의 HP 소모까지 더하면 추가로 체력이 빠졌고, 바인드와 굶짐이까지 사용하면 극딜을 시작하기도 전에 체력이 상당량 사라지는 구조였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극딜 도중 죽으면?

극딜의 핵심이었던 굶짐이가 그대로 증발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아크의 이미지는 달랐습니다.

바인드 + 굶짐이 + 끝없는 고통 + 근원의 기억까지 약 3초 안에 극딜기가 한꺼번에 들어갔고

당시 아크 바인드는 바인드 지속시간 동안 체력바가 고정돼 있다가 한꺼번에 줄어드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니 겉으로 보면 보스 체력 몇 줄이 순식간에 날아갔습니다.


그 장면만 보면 당연히 엄청나게 강한 직업처럼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제 기억으로 당시 허수아비 기준 DPM은 27~29위 정도였습니다.

유틸도 비슷했습니다.


자체 바인드, 무적기 2개, 체공기, 텔레포트 판정 이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유틸이 굉장히 좋은 직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크의 상징이었던 기어 다니는 공포는 거의 누킹기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당시 기어 다니는 공포는 키다운 중 0.5초마다 최대 HP의 2%를 소모하던,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하자가 있는 스킬이었습니다.


근원의 기억 역시 바인드 극딜 중 게이지 관리를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무적기 2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평가받는 것과 실제 운용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체공 능력은 분명 괜찮은 유틸이었지만, 이후 여러 직업의 이동 및 생존 유틸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그 장점도 예전만큼 특별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첫 번째 암흑기, 2분 주기 패치

앞서 이야기했듯이 4분 주기 시절에도 아크의 전체적인 딜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아크의 순간적인 폭딜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강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크가 2분 주기로 변경됐고, 단순히 주기만 변경한 것이 아니라 체급 너프까지 함께 들어왔습니다.

그 결과 상당히 긴 암흑기를 겪게 됐습니다.


당시 DPM 역시 제 기억으로는 30위권 하위까지 내려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호아아 시절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 동안 꿀을 빨았다’는 식의 여론이 계속 남았습니다.


아크 유저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인식 때문에 아크 유저들이 개선을 이야기해도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이후 한 스트리머가 아크를 꾸준히 플레이하면서 이상한 패치가 들어올 때마다 문제점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여론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아크 역시 차츰 좋아지는 시기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6차 전직 이후

문제는 6차와 마스터리 코어가 추가되면서 다시 패치 방향성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처음 깨심이 이상한 형태로 들어왔다가 변경됐고, 다가오는 죽음 마스터리 코어는 없었으며, 

운영진은 계속 증오 스킬을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앞서 말한 스트리머가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증오 관련 문제도 지속적으로 알려졌고 

개선을 받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썩 마음에 드는 방향은 아니었습니다.


계속해서 운영진이

‘증오한번 잡솨 봐.' 라고 말하는 듯한 패치를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국방의 의무를 위해 입대한 이후부터 아크의 패치 방향성이 점점 더 이상해졌다고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1. 만악의 근원 MK.1 — 연쇄 패치

이건 아크 유저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정말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기존 딜 구조를 바꿨고, 극딜기의 데미지를 덜어낸 뒤 그 데미지를 다시 증오 쪽에 배분했습니다.


2. 극딜 직업의 평딜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저는 아크가 극딜 캐릭터로 가는 것이 직업 콘셉트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굶짐이의 데미지를 줄이고 그 데미지를 혼돈, 굶주림, 새악 등 평딜 영역으로 이관하기 시작했습니다.

때문에 재사용 대기시간 초기화 옵션까지 중요해지면서 사실상 재사용이 강제되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기존 아크의 장점이었던 짧은 순간의 강력한 폭딜은 점점 희석됐습니다.


3. 만악의 근원 MK.2 — 격류

그리고 격류가 들어왔습니다.

증오와 격류 모두 논타겟팅 스킬이라는 점에서 최근 패치 기조와도 상당히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증오는 그래도 어느 정도 플레이어가 컨트롤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쓸만한 오라웨폰’ 같은 녀석은 그마저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추가타 스킬의 데미지까지 떼어다가 다시 논타겟팅 스킬에 이관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체 체급도 함께 너프했습니다.


아크는 연계가 쉬운 직업인가?

아크의 연계 자체가 다른 연계 직업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라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연계가 쉽다’와 ‘캐릭터 운영이 쉽다’는 전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아크는 눈과 손이 굉장히 바쁜 직업입니다.


보스 패턴을 봐야 하고, 게이지를 확인해야 하고, 연계기 쿨타임을 확인해야 하고,
재사용이 터졌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게이지가 없으면 화면에서 번쩍이는 이펙트 때문에 시각적인 피로도도 생깁니다.

그 와중에 성게는 암전 효과까지 만들어 눈의 피로도를 높이고, 최근에는 돌진기 활용까지 늘어나면서 손도 더 바빠졌습니다.

단순히 연계 난이도 하나만 가지고 아크의 조작 난이도를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이번 패치 이후 아크는 개인적으로 두 번째 암흑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과거에도 그랬듯이 아크 유저들이 꾸준히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운영진에게 패치 의도와 방향성을 질문해야 이후에라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아크가 무조건 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아크라는 직업이 어떤 콘셉트의 직업인지, 그리고 그동안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 왔는지를 고려한 패치를 받고 싶습니다.

변신 전과 후가 확실히 다르고, 게이지를 관리한 대가로 강력한 순간 화력을 보여주는 것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아크라는 직업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