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 인벤 식구님들 반갑습니다.

저는 어제 수능을 마치고 메이플을 시작하게 된 'Aw사바나'라고 합니다.

 

모두들 11월 11일을 맞아 빼빼로 데이 이벤트는 잘 즐기고 계신지요?

 

 

 

 

 

 

 

모두들 아시다시피 '천년에 한번오는 11년 11월 11일의 빼빼로 데이' 이벤트가

TV발 광고로부터 시작되어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에서 이와 관련된 이벤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메이플스토리도 예외는 아니지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11월 11일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계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 제과업체의 오랜 마케팅으로 인해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로 굳어진 지 오래이니까요.

 

저는 어제 수능을 마치고 오늘 아침 학교에 가채점 결과를 제출한 뒤 반장과 함께

반 친구들의 가채점 결과를 입력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바로 지하철을 타고 '이 장소'로 갔습니다. 

진정한 11월 11일을 기념하기 위해서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아시겠습니까?

 

 

 

 

여기를 아시는 분이 많으시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만,

바로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4동에 위치한 'UN공원'입니다.

 

오늘 11월 11일은 'UN군 전사자를 추모하는 날(Turn Toward Commemorative Ceremony)'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천년에 한번뿐인 11월 11일'에 우리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친 이들을 기억하기위해 여기에 갔습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를 기해 북한 공산군은 불법적으로 남침했습니다. 국군은 분전했지만

병력과 장비의 열세로 후퇴에 후퇴를 거듭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이상 희망은 없어보였습니다.

하지만 UN은 존립을 위협받는 우리나라를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UN군을 편성했습니다.

 

이제 막 독립한지 겨우 2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생소한 나라 대한민국.

그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주기위해 모인 UN군 깃발 아래의 16개국 -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프랑스, 뉴질랜드, 필리핀, 남아공, 터키, 태국, 그리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 출신의 꽃다운 청년들.

 

3년의 잔혹한 전쟁 기간 동안 조국을 수호하기위해 스러져 간 6만여 명의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아들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어깨를 맞대며 자유와 평화의 수호라는 순수한 이념 아래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스러져 간 4만여 명의 목숨들...

 

그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장소가 이곳, UN공원입니다.

 

 

 

UN군 전몰자들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유엔군 위령탑'

 

 

 

 

전쟁 중 산화한 후 다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무명용사의 길'

 

 

 

 

6.25 전쟁에서 우리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주기위해 참전했던 16개국의 국기가 게양된 곳

 

 

 

 

 

 

그리고 이역만리에서 한국에 와 전장에서 피흘리며 스러져간 UN군 전몰장병들을 기념하는 추모명비

 

 

 

 

61년전 치열한 전장에서 쓰러진 이들은 이곳에서 안식을 얻고...

 

 

 

 

UN깃발 아래에는 언제나 6.25 수호영령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의 꽃다발이 놓여있습니다.

 

 

당시 세계정세에 얽힌 이해관계도 여기 UN공원에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UN공원은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다는 순수한 이념을 위하여 싸우다 쓰러진 이들을 위한 안식처이자

그들을 기리기 위한 고즈넉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공원일 뿐이니까요.

 

그리고 11월 11일은 그들의 값진 희생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어제 69만의 수험생들은 약간 불만스러운 사람도 있었지만 별 탈 없이 시험을 칠 수 있었고

여러분들도 마음 편히 재미있게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천년에 한번뿐인 빼빼로 데이'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얄궂은 '데이'이벤트에 11월 11일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저는 앞으로 메이플스토리에게 바라는 소원이 있습니다.

앞으로 11월 11일에는 다른 게임들이 다- 하는 빼빼로 데이 이벤트 대신

UN군 전몰자 기념 이벤트를 했으면 좋겠다는 정말 소박한 소원입니다.

 

저 역시 수 많은 인벤식구분들과 마찬가지로 6.25 전쟁과 아무 이해관계도 없고,

깃발 휘두르며 남들에게 애국, 애족을 강요하는 보수주의자도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지금 마음 편히 여기 이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할 수 있는 

'자유와 평화'를 수호해 준 수 많은 영령들을 기억하자는 것일 뿐입니다.

 

만약 UN군 전몰자 기념 이벤트를 한다면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메이플에서 종종 하는 이벤트와 관련지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 UN군 전몰자들에게 보내는 감사와 추모의 메세지 적기(적고나서 약간의 보상 지급 +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한 보상 지급)

- 6.25 전쟁 관련 퀴즈 풀기 + 점수에 따른 보상지급(관련 자료는 국가 보훈처에 문의하면 쉽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을 겁니다)

- 접속자에게 추모의 의미를 담은 훈장 지급(훈장에 성향스텟+ 효과를 주는 등의 옵션을 달 수도 있을 것)

- 추모 이벤트 관련 주화 이벤트 실시(8주년이나 운동회처럼 접속시, 사냥 이벤트 등을 통해 주화 획득)

- 몬스터에게서 드랍되는 하얀 국화 또는 백합을 모으면 스텟 상향 버프 걸어주기 + 랜덤 추첨으로 이벤트 관련 아이템 지급 

   (아이템은 UN공원 앞의 위병 복장 - 세트효과 붙여서, 주문서, 의자 등으로 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한다면 이 외에도 많은 이벤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벤트 관련 캐시템들-예를 들어 참전국 군복 컬렉션 등-을 만든다거나 하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추모 이벤트가지고 한 몫 잡아보겠다고 하는 행위는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기념 이벤트를 현충일이나 6.25 사변 기념일 등에도 확대, 적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하지도 않는 할로윈 파티 관련 이벤트 -우리나라 정서와도 맞지 않고...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 보다는

이렇게 타인에게 감사할 줄 알고 그들을 기릴 수 있는 이벤트를 하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동안 어느덧 해가 지고 11월 11일도 몇시간 남지 않았네요.

다시 한번 우리나라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UN군 영령들을 추모하며 메이플에게 소박한 꿈을 기대해 봅니다.

 

이만 글을 마치며 스압에도 불구하고 인벤 뉴비가 처음으로 쓴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