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오세는 다들 아시다시피 발트 신화에서 모티브를 따와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발트 신화는 고대부터 해당 지역민들이 믿었던 다신교와 관계가 깊습니다. 하지만 13세기 서방에서부터 흘러들어온 기독교 세력에 의해 점차 사라져갔습니다. 기껏해야 리투아니아 정도만 명맥을 잇고 있다가 그마저도 통치자가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발트 신화는 민간 신앙이나 구전 등으로 겨우 그 의미를 계승해왔습니다. 오래전부터 구전이 된 만큼 파생된 신화들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 만큼 게임에 나오는 NPC들의 이름이나 신들의 이름, 마을 이름 등이 상당 부분 실제 발트 3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EX)오르샤, 클라페다, 텔샤이, 바레나, 실루테, 바카리네를 돕는 큐폴 등

 

트오세의 세계관에서 신은 크게 절대신인 '신수'라고 불리는 나무 형상을 한 존재와 '신수'를 보좌하는 5명의 주신, 그리고 주신들을 보좌하는 여신들과 이에 대항하는 마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발트 신화에서도 유럼참나무를 신성시했다고 하니 '신수'의 존재는 강력했을 겁니다. 아무튼 이 신수가 유저가 플레이하는 시점에서 4년 전 마족들의 계략으로 폭주를 일으켜 수도를 비롯한 왕국 전체가 쑥대밭이 되는 참사가 발생합니다. 마족들이 반란을 일으킨 원인은 정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지의 요새의 계시의 내용으로 볼 때 신수의 부재로 인한 불안감, 차별 대우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이에 맞서 플레이어인 구원자는 세계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신들을 만나면서 마족들에게 맞서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주요 스토리입니다.

 

이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까지 만난 신들 그리고 만나 볼 예정인 신들이 원전 신화에서는 어떠했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아직 나오지 않은 신들의 향후 행보에 대해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 아우슈리네

원전신화 속에서 아우슈리네는 아침별의 여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저녁별의 여신인 바카리네와는 정반대 관계이죠. 게임 상에서는 여신들의 수장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민속설화에 의하면 아우슈리네는 아침이 될 때마다 그녀의 수하인 타르나이티스와 함께 샤울레 여신(태양의 여신)을 위한 길을 만든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아우슈리네의 어머니가 샤울레라고 보기도 합니다. 신화 속에서의 아우슈리네와 샤울레의 관계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달의 신인 메누오가 아우슈리네와 사랑에 빠져 아내였던 샤울레가 메누오를 처벌하는 이야기와 샤울레가 아우슈리네의 미모를 질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우슈리네의 충성심은 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부 신화에서는 아우슈리네가 3가지 형태로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하늘의 별, 땅의 처녀, 바다에 있는 암당나귀

 

2.바카리네

 

원전신화 속에서 바카리네는 트오세와 마찬가지로 저녁별의 여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아우슈리네와는 정반대 관계에 있습니다. 일부 신화에서는 바카리네도 아우슈리네와 마찬가지로 샤울레의 자식이고 아우슈리네의 여동생이라고 말합니다. 바카리네는 아우슈리네와는 반대로 해가 지면 샤울레의 잠자리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3.제미나

제미나는 역시 트오세와 마찬가지로 원전 신화 속에서 대지의 여신으로 불립니다. 제미나는 지모신(地母神)으로 주로 여겨지고 리투아니아 신화에서 대표적인 신으로도 통합니다. 제미나는 비옥한 대지의 화신이며 대지 상의 모든 생명들을 가꾼다고 합니다. 대지에서 태어난 존재들은 대지로 다시 돌아간다는 믿음으로 인해 제미나는 종종 죽음과 연관되기도 합니다. 이런 제미나의 특성으로 그녀의 이름을 딴 žemyneliauti라는 축제에서 그녀를 숭배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또 땅에 입맞춤을 함으로써 제미나가 준 선물에 감사하고 그녀에게 언젠가 돌아간다고 믿고 있습니다.

게임 상에서도 많은 이들이 제미나 여신상 앞에서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있으니 상당히 일치한다고 보겠습니다.

 

4.라이마

 

라이마는 운명의 여신으로 여겨집니다. 라이마는 출산, 결혼, 그리고 죽음과 주로 연관됩니다. 또 그녀는 임신부를 돌봐준다고도 합니다. 그녀의 이런 역할은 힌두 신화의 라크슈미와 상당히 흡사합니다.

리투아니아 신화 기준으로 라이마는 때때로 행운의 여신인 라이메와 요정의 여신인 라우메와 혼동된다고 합니다. 또 그녀와 관련있는 여신으로는 운명의 여신인 달리아와 죽음의 여신 길티네 등이 있습니다. 라이마의 주요 의무들 중 하나는 새 생명이 어떻게 살아갈지를 예언하는 것입니다. 가끔 1명의 라이마만 있지만 다른 경우들에서는 3명의 라이마가 나와 서로다른 예언들을 한다고 합니다. 마지막 예언 공표는 라이마 본인도 바꿀 수 없다고 합니다. 라이마의 수호목은 린덴(틸라)라고 합니다. 한 학자는 연구를 통해 뻐꾸기를 라이마의 화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뻐꾸기는 시간과 계절의 연속성을 책임지고 있는데 그녀의 울음소리의 횟수에 통해 어떤 사람의 수명을 예측한다고 합니다. 봄이 되면 그녀는 또 울음소리를 통해 1년 동안 사람이 어떤 생활을 할 것인지 예측한다고 합니다.

 

5.가비야

 

가비야는 불의 여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가정과 가족의 수호자이기도 합니다. 가비야는 다른 지역의 신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리투아니아 신화의 고유 여신입니다. 가비야는 동물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주로 고양이, 황새, 닭 등으로 나타나고  붉은 옷을 입은 여인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가비야는 생물의 돌봄을 관장하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가비야를 빵과 소금(서양권에서 환대의 상징으로 쓰임)으로 환대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가비야가 불을 수호하는 여신으로 묘사되는 것처럼 가정에서도 어머니가 불을 지키는 담당이라고 합니다. 가끔씩 난로 옆에 깨끗한 물을 두기도 하는데 이는 가비야가 씻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합니다. 만약 불 위를 쿵쿵 밟거나 침을 뱉거나 오줌을 싸면 가비야가 분노하여 집 전체를 태운다고 합니다.

 

6.샤울레

 

샤울레는 태양의 여신입니다. 게임 상과 달리 원전 신화 속에서는 가장 강력한 신들 중 한명이라고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녀는 삶과 비옥함, 따뜻함과 건강의 여신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이런 이미지와 달리 고아와 같은 불행을 후원하는 여신으로도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달의 신 메누오와 결혼하였는데 정작 메누오는 그의 딸인 아우슈리네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에 분노한 번개의 신 페르쿠나스가 그를 단죄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3가지 정도 있는데 그가 두 동강 났음에도 그가 끝까지 실수를 인정하지 않자 1달마다 그의 몸이 두 동강 나는 처벌을 받았다는 이야기와 끝내 샤울레와 메누오는 이혼하였지만 그들에게서 낳은 제미나를 둘다 보고 싶어하여 메누오는 밤에 샤울레는 낮에 그녀를 보러 갔다는 이야기와 최고신인 디에바스나 샤울레에 의해 메누오의 얼굴이 흉측하게 변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우슈리네가 그녀의 길을 밝히고 바카리네가 그녀의 잠자리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7.라다

 

라다는 슬라브 신화에서 조화, 미, 젊음, 유쾌함, 그리고 사랑의 여신으로 여겨집니다. 그녀는 폴란드에서 칭송받았던 4명의 신들 중 1명이라고 합니다. 그녀의 이름에서 유래된 'Lado'라는 단어가 슬라브 여러 지역에서 불리는 전통곡이나 축하곡 등에서 자주 등장한다고 합니다.

 

8.아우스테야

 

아우스테야는 트오세에서는 인연의 여신, 원전 신화 속에서는 벌의 여신이라고 불립니다. 벌이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중요한 생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신화속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여신인 듯 합니다. 게임상에서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죠

 

9.유라테

 

유라테는 리투아니아 전설 속에 나오는 바다의 여신입니다. 유라테는 발트 해 밑에서 아름다운 호박 성에서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바다와 바다에 살고 있는 생물 전부를 통치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카스티스라는 어부가 너무 많은 고기를 잡아버리는 바람에 유라테가 유지하고 있던 바다의 평화를 깨버리자 유라테는 분노하여 그를 처벌하고자 하였으나 곧 그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번개의 신인 페르쿠나스가 그 광경을 목격하자 분노하였습니다. 불사의 존재인 여신이 감히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페르쿠나스는 그녀의 호박성을 부숴버렸습니다. 그녀는 페르쿠나스에 의해 해저의 암석이나 성의 파편들에 묶이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후 폭풍이 일어나서 카스티스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그를 구해줬다고 합니다. 다른 버전에서는 페르쿠나스가 카스티스를 죽였고 유라테가 그를 애도하였다고 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발트 해에서 폭풍이 일어난 후 호박이 해안가 근처에서 발견되는 이유라고 합니다. 유라테가 게임 상에서 인간에게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이유가 이 이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0.바이보라

원본 크기로 보시려면 그림을 클릭하세요.

 

바이보라는 트오세에서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축적하고 있는 도서관을 담당하는 여신이라고 합니다.

원전 신화 속에서는 수성을 담당하는 여신이라고 합니다. 그녀 또한 샤울레의 자식 중 한 명이라고 하네요

정보가 거의 없어서 짧은 점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11.달리아

원본 크기로 보시려면 그림을 클릭하세요.

 

달리아 여신은 이번에 클라 상에 추가된 여신입니다. 현재 테브린 종유동굴에 유폐되어 있습니다.


원전 신화 속에서는 라이마와 마찬가지로 운명의 여신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녀는 재물을 수여하고 가져가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달리아와 라이마는 그 역할이 비슷하여 매우 혼동된다고 합니다. 때때로 달리아는 라이마의 또다른 발현이라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라이마는 인간의 삶을 예측하는데 좀 더 주력하고 있고 달리아는 사람이 일생동안 얻을 재물에 더 관여한다고 합니다. 신화에 따르면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재산을 나누어주는 것처럼 디에바스 세넬리스(최고신 디에바스의 또다른 발현)가 적절하게 (재물을) 분배한다고 합니다. 달리아는 이와 같은 디에바스의 의지를 따르는 사람으로 그녀 스스로 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여성, 어린 양, 백조, 오리 등의 모습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12.길티네

 

길티네는 사신으로도 불리며 죽음을 관장하는 여신입니다. 그녀를 수호하는 새는 부엉이라고 합니다. 라이마와 자매 관계로 여겨지는 것은 신화 속에서나 게임 속에서나 같습니다. 그녀의 주요 의무로는 사람들을 지켜본 다음 죽을 시간이 되면 그들을 죽이는 게 있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부엉이를 죽음의 여신이라고 믿었는데 부엉이의 끔찍한 울음소리가 들려오면 재앙, 죽음, 불길 등이 일어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달' 또는 '달의 여신'이라고 불렀는데 그녀가 주로 밤에 활동하고 어둠의 새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부엉이는 길티네의 첫 번째 이미지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그녀는 인간을 지켜보는 신으로 변모하였습니다. 그때부터 길티네는 키가 크고 깡마르고 푸른색 피부와 하얀색 머리카락, 속눈썹, 눈썹을 가진 여인으로 묘사되었습니다. 그녀는 긴 팔을 가지고 있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독을 가진 긴 혀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괴상한 외모를 숨기기 위해 하얀색 망토를 착용하며 시체들로부터 독을 수집한다고 합니다. 낮 동안에는 가끔씩 일반 여성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길티네는 그녀의 조력자인 마로 데이베스(흑사병의 여신)를 가지고 있습니다. 옷을 전부 하얀색으로만 입고 말을 타면서 그녀들은 여러 마을들을 돌아다니면서 흑사병을 퍼트리면서 일부에서는 불쾌한 여성들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다른 이들은 pamėklės라고 부르는데 이는 하얀 여자귀신이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