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를 쓰면서 느끼는건 까놓고 말해 스킬에 대해 불만이 매우 매우 매우 많습니다.

너무 약하다. 상향해달라고 단순히 징징대는 차원이 아니고 가끔은 그저 화가나고 어떻게 하면 이딴 식으로 스킬을 설계하고 게임을 서비스할 생각을 한건지 개발자들이 괘씸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엘리멘탈리스트는 분명 스킬에 캐스팅 딜레이 즉, 영창 시간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정통 법사 직업입니다. 하지만 그런 디메리트를 감수함으로 인해 생기는 딜 측면에서의 이득이 상대적으로 쥐꼬리 만합니다.

대표적으로 헤일, 일렉은 캐스팅 시간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될 위험 + 캐스팅이 도중에 끊길 위험을 이미 충분히 감수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정도로 디메리트를 준다면 어느정도의 순간딜링을 담보해야합니다만 현실은 어떤가요?

헤일은 거지 같은 명중률, 낮은 데미지와 더불어 효과를 볼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설치형 스킬이라 법사를 초근접에서 몹들 사이를 점프하게 만드는 병신 스킬입니다.

애초에 몸을 사리며 거리를 둬야하는 법사와는 맞지도 않는 기술이며 시전시간, 딜이 들어가는데 걸리는 시간 모두 오질나게 느립니다. 그것들을 전부 감수하더라도 조인트가 없으면 딜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홍염도 쓰레기입니다.

일렉은 즉발형이라는 장점과 조인트, 빙결과 연계시 딜이 더 들어가기에 그나마 유용되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캐스팅 시간만해도 충분한 디메리트인데 몹 개체수가 일정 이상이어야 제대로 효과가 발휘된다는 병맛컨셉 + 몹을 거칠수록 딜이 반감되기에 마찬가지로 조인트가 있어야 화력이 나오는 어이없는 제약을 가진 사실상 링커나 퀵캐가 없이는 제대로 쓸 수조차 없는 스킬입니다. 그 조건을 갖춰도 화력은 사실상 서브딜 정도입니다. 노캐스팅인 프클은 메인딜인데 말이죠.

메테오는 법사의 로망과도 같은 스킬입니다. 긴 캐스팅 + 광역딜 + 순간 화력 등 끝장나는 디메리트와 동시에 그걸 상쇄하는 끝장나는 화력으로 무장한 스킬.. 이었어야할 터입니다만, 실제로는 메테오를 쓰기위해서는 캐스팅 시간동안 적에게 노출되는 위험, 캐스팅이 끊길수 있는 불안정성, 10초간의 딜로스 이 모든걸 감수해야하는데 그 시간에 프클을 쓰는 것이 안정성, 딜 모든 측면에서 낫다는걸 아마 아실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캐스팅, 즉 주문영창과 거기에서 나오는 고화력의 광역마법은 마법사의 상징과도 같고 매우 유서깊은 컨셉입니다. 이 클레스의 베이스라고 할 수 있는 위자드 3서클에 퀵캐+슈어스펠이 있고 엘리멘탈리스트라는 주문영창형 광역딜러가 있다는 점에서 분명 트오세도 그런 전통 법사라는 컨셉의 마딜러를 염두해 뒀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 컨셉 자체는 분명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강력한 스킬(프클)은 노캐스팅에 쿨타임도 짧아 주력으로 쓰이고 정작 캐스팅을 필요로 하는 스킬들은 하나같이 반쪽짜리 장애인들 뿐이라 활용의 여지가 적거나 아예 없습니다. 프클 쿨 도는 도중에 써줄게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써주는 시점에서 이미 엘리는 법사로서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생각합니다.

엘리를 육성하면서 스킬활용을 고심할 수록 화가납니다. 유저들끼리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닌거 같고 이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 밖에 안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