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밸런스는 참 복잡하다.


 내가 클레릭을 주로 키우지만 클레릭의 강점은 바로 안정성과 손쉬운 무적 능력에 있다.

 안정성이야 클래스 특성이라고 쳐도 이 무적 능력은 문제가 많은데 발동이 대체로 쉬운 편인데다가

 지속시간도 굉장히 길어서 향후 어떤 식으로든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pvp 리바이브 무적 지속 시간이

 깎인 것이 대표적. 하지만 이를 지적하면 대부분 클레릭들은 인정하지 않는다. 사기적이었던 기존 세이프티 존은

 보스 앞에 세이프티 존을 깔고 모든 파티원에 그 안에 우르르 달려가서 아무 생각없이 20초 동안 보스만 극딜하면 

 될 정도의 어처구니 없는 성능을 자랑했는데, 적용 방식이 바뀌고 나서 공식 홈페이지와 인벤 성직자 게시판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결국 imc는 백기를 들고 특성을 추가해주는 것으로 타협했다.


 위저드 3서클의 퀵캐스트는 문제가 많은 스킬이다. 상식이 있는 유저라면 이 스킬을 안 가져갈 수 없는 굉장한

 효율을 지니고 있는데, 이 문제 때문에 인벤 마법사 게시판은 불과 두 달 전만해도 이걸로 맨날 싸웠다.

 밸런스 토론 게시판은 두번째 마법사 게시판 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과거에 이를 지적하면 위저드 3서클 유저들의

 주된 논지가 육성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들었다. 혹은 왜 스킬 명시되어있는데도 안 골랐냐는 식으로도 반박했다.

 그러면서 너프 대신 다른 클래스의 3서클 효율을 높여서 균형을 맞추자고 주장했다.


 균형.

 좋은 말이다. 보통 밸런스라고 이야기하는데.


 아쉽게도 밸런스는 상향 패치만으로 맞춰지지 않는다. 캐릭터의 상향식 패치는 캐릭터 뿐만 아니라 그 캐릭터가 

 누리는 모든 컨텐츠에 영향을 준다. 심지어 다른 클래스 간에도 영향을 준다. 하스스톤의 주술사는 서비스 초기엔

 나름 괜찮은 클래스였다. 일부 사냥꾼 같은 천적만 아니라면 컨트롤 덱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대회에도

 종종 나오곤 했다. 심지어 당시 전사의 메타가 방밀 밖에 없던 시절에 이때 주술사는 영능으로 토템만 늘려도

 전사가 말려죽는 상성까지 자랑했다. 하지만 모든 클래스가 새롭고 좋은 카드를 부여받았을 때, 주술사는 상대적으로 

 덜 좋은 카드를 받았고, 주술사의 특징이었던 과부하가 이와 부정적인 시너지를 일으켜서 그만 최하위 직업으로 

 전락했다(과부하를 대가로 저렴한 비용에 고효율 카드를 빠르게 내는 것이 주술사의 특징인데, 추가되는 카드들의

 효율이 점차 좋아져서 과부하 효율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한 예로 초기 야수 정령은 과부하 2라는 

 패널티가 있음에도 초기 필드를 강력하게 잡아주는 굉장한 효율의 카드로 이름을 날렸지만, 이후 추가된 다양한 

 고효율 카드로 말미암아 주술사의 발목만 잡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때 정기적으로 아키 타입별로 순위를 매겨주는 템포 스톰에서도 최하위 티어인 4티어에 모든 쓰랄 덱을 

 매겼을 정도였다(그냥 쓰레기란 이야기고 하지 말란 이야기다). 나중에야 어그로 주술사 개념이 가능해지면서 

 다시 도약했지만, 이때 주술사는 국내 유명 플레이어들도 주술사로 전설 찍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언할 

 정도로 성능이 좋지 않았다. 이 원인에 주술사의 카드를 너프를 먹인 것이 있었나? 전혀 없었다.


 하스스톤은 카드 너프 패치를 거의 좀처럼 하지 않아서 원성까지 듣고, 새로운 카드 추가로 상향식에 가까운 밸런스 

 조정을 했지만, 밸런스도 사람이 잡는 것이라 결국 실패했다. 카드 게임 특성상 각 카드가 현금에 가까운 재화를

 필요로 하고, 밸런스 수정은 이것을 일방적인 동의 없이 망가뜨리기 때문에(다만 약관에는 문제 없다)

 쉽게 밸런스 조정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긴 하다. Magic The Gathering은 메인이 온라인이 아니고

 오프라인이라 밸런스 조정이 훨씬 더 어렵다. 그래서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여 카드를 낸다. 

 물론.. 제이스같은 카드가 가끔 튀어나와서 판이 망가지긴 해도.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향식 밸런스 조정은 상대적으로 덜 상향받은 클래스 입장에서 하향식 밸런스 조정과 

 다를 것이 없다. 단지 자신이 보유한 개임 내 가치가 떨어지지 않으려는 목적 때문에 자신이 가진 장점을

 숨기거나 가리고, 단점을 부각시켜서 다른 클래스와 비슷하게 여기게 하거나, 다른 클래스를 상향하자는 주장으로

 자신의 가치를 온존하려는 전술이 지금도 자주 나타난다. 내가 가진 자산의 가치가 조금 떨어지는 것은 큰 손해지만,

 타인이 가진 자산의 가치가 조금 오르는 것은 괜찮기 때문이다. 


 플레쳐의 딜을 재료 및 마나 포션값을 부각시켜서 저평가를 받으려고 한다거나(최근엔 플레쳐가 많이 늘어나서 

 이런 전술을 잘 안 쓰는 듯하다), 위저드-엘리멘탈리스트의 프로스트 클라우드의 딜을 단일 딜이 약하다와 위엘 

 아니면 대탑을 누가 클리어할 것이냐는 등. 


 그리고 이러면서 보통 싸움이 난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서 주로 나타나는 상향식 패치로 밸런스를 맞추자는 논리에는 위의 전술도 숨어있다. 

 그리고 더 절박하다. 다른 게임에서 이런 밸런스 패치가 시행되면 스킬을 초기화해서 다시 찍거나,

 카드를 다른 카드로 교체하는 등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도 이후 진행에는 별 문제가 없다. 즉, 얼마든지

 밸런스 조정으로 일어난 손해를 다른 수단으로 강구할 수 있는데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하나의 클래스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면 그 클래스를 시너지 때문에 골랐던 모든 빌드가 똑같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구조다. 그리고 그 손해는 

 다시 메울 수 없다.


 근래에 있었던 응사-머스킷 빌드가 그것인데, 스나이프의 지나친 범위와 서클링이 조합되자 정신나간 광역기로

 돌변했고, 결국 수정될 수 밖에 없었다. 스나이프의 범위는 스나이프 답게 되었지만 이를 위해 응사를 선택했던

 유저들은 전부 물을 먹었다. 이들은 결국 캐삭하거나, 봉인하거나, 아니면 그대로 감수하고 키워야 했다.


 그래서 하향식 패치에 민감하고 상향 패치를 다른 게임보다 더 절실하게 부르짖는다. 

 내가 키웠던 캐릭터를 통째로 봉인당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만 이 게임, 

 하향뿐만 아니라 상향 평준화에도 매우 취약하다.


 유저들이 바라는 밸런스 조정은 대충 이런 느낌이다.

  - 주류 캐릭터의 성능보다 높지 않으면서.

  - 성능은 낮지 않고 비슷해야하며.

  - 그러면서 메인 컨텐츠를 누릴 수 있는.


 ..그런데 이것이 사람의 힘으로 가능할 리가 없다. 본인도 imc의 밸런스 조정 능력을 믿지 않고 있지만,

 수많은 클래스를 유저가 일단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는 있으며 그에 따라 파생되는 어마어마한 수의 빌드, 

 시너지 등은 이 게임을 만든 개발자조차도 감히 전부 예측할 수 없다. 이것을 모두 고려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기존 빌드와 거의 동일한 성능의 새로운 빌드를 염두에 두고 상향식 밸런스 조정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애당초 게임 구조 자체가 밸런스를 정교하게 맞추는 것도 불가능하고.


 그래서 이 게임 클래스들은 성능보다 컨셉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물론 그 컨셉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헌터 같은 클래스도 있고 이는 마땅히 수정되어야 하지만(밸런스 패치는 이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결국 트리 오브 세이비어라는 게임의 특수성과 이 특수성에 맞춘, 기존 주류의 빌드와의 성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밸런싱 작업의 어려움 등 때문에 정교한 밸런싱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렵다.

 단일 클래스 설계인 대다수 게임에서도 불가능했는데, 트리 오브 세이비어가 이걸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사실 이것은 다른 게임의 밸런스 패치에서도 나타나는 점이다. 

 항상 중간이 없다는 지적을 어느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데 그 정도로 중간점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 

 하물며 그보다 훨씬 밸런스 작업이 복잡한 트리 오브 세이비어라면.


 따라서 패치의 결과물은 두 가지 중 하나가 될 수 밖에 없다.


 1) 이번 바바리안과 로델레로처럼 상향은 해주긴 해줬는데 메인스트림에 오르지 못한 경우.

 : 이 두 클래스는 상향을 해주긴 해줬지만 여전히 메인스트림에 오르기에는 멀었다. 실제로 이런 타입의 패치는

서비스 시작부터 많이 있어왔다. http://pastebin.com/gRWPfJam 웹 페이지인데, SUNHWAPARK 라는 분이 국내

밸런스 패치를 영문 번역하여 아주 최근을 제외하면 대부분 정리해두었다. 보면 생각 외로 많은 밸런스 조정 패치가 

있어왔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크리오맨서인데 크리오맨서의 패치 내역은..

  1. [Cryomancer]
  2.     [29/12/2015]
  3.         Cryomancers now have higher damage for the following skills:
  4.         Ice Bolt :
  5.         - Base damage increased from 91.375 to 121.375
  6.         - Bonus damage for each level of the skill increased from 27.25 to 31.25.
  7.  
  8.         Ice Pike :
  9.         - Base damage increased from 128.875 -> 158.875.
  10.         - Bonus damage for each level of the skill increased from 40.25 to 52.25.
  11.  
  12.         Ice Blast :
  13.         - Base damage increased from 118.125 to 149.12
  14.         - Bonus damage for each level of the skill increased from 31.25 to 46.25
  15.  
  16.         Cryomancers have had cooldown reductions applied to the following spells:
  17.         - Ice Spike - Cooldown lowered from 35s to 25s.
  18.         - Ice Blast - Cooldown lowered from 30s to 20s.
  19.         - Gust - Cooldown lowered from 36s to 20s.
  20.  
  21.         - Gust now deals damage based upon magic attack.
  22.         - Gust - Collision damage has been changed:
  23.         - Frozen targets receiving 2 hits has now been adjusted so that the target receives 3 hits.
  24.  
  25.     [28/01/2016]
  26.         - Ice Pike Cooldown Reduced from 25s to 20s.
  27.         - Gust will no longer knock-back stationary monsters.
  28.         - Ice Blast Skill trigger range has been increased.
  29.         - Ice Wall will now damage nearby enemies upon its creation ( 102.2 + 35 per skill level).
  30.     [04/02/2016]
  31.         The Freezing Duration for the following skills have been halved: ( NOTICE: THIS ONLY APPLIES TO BATTLE LEAGUE! )
  32.         -Ice Wall
  33.         -Ice Pike
  34.         -Ice Bolt
  35.         -Frost Pillar

 이렇다. 이렇게 많은 밸런스 조정이 적용된 클래스는 통틀어도 몇 되지 않는다.

 그리고 2월 4일의 배틀 리그의 결빙 지속 시간을 절반으로 깎인 것 외에는 대부분 상향 패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밸런스 패치가 크리오맨서에 적용되었지만, 크리오맨서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를 수정하고 해결해달라는 이야기는 있어도.


 이런 형식의 밸런스 패치는 아무리 해봐야 유저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저의 기준이 메인스트림에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성직자 클래스 중 프리스트는 서비스 초기에는 많이 골랐던 인기 클래스였지만, 

 당시 레벨링의 주요 수단인 카타콤에서 아무 도움도 안 됐었다. 기껏하는 일이 보스 어글 잡기. 거미 잡는

 능력도 극히 떨어져서 파티를 구해야 했는데 솔플이니 뭐니 해서 구하기도 쉽지 않아 용병사무소에는 힐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 당시에 힐러들이 양봉장에서 소외되었던 것과 겹쳐서 많이들 드러누웠었다. 반면에 크리비나

 사두 등은 거미 잡는 능력이 탁월하여 카타콤 파티에서 모셔가기도 했다. 어차피 힐 장판이야 둘 다 똑같았고,

 크리비와 사두가 쓰는 마법은 거미 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니까. 그래서 많은 힐러들이 프리스트를 탔던 것을

 많이 후회했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이 당시~대지의 탑 이전까지 성직자의 화두는 딜레릭이었다.

 힐만 있으면 성직자로서 필요한 것이 다 있으니 딜을 더 가져가자는 논리였고, 또 타당했다.


 그런데 추가된 대지의 탑엔 소울 크리스탈 불가능 패널티가 걸렸고, 뜬금없이 프리스트의 리저렉션이 필요해졌다.

 딜레릭으로 7랭까지 찍었던 사람들은 비상이 걸렸고, 졸지에 다시 키워야할 처지에 놓였다. 성직자 게시판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프리스트 1서클의 5레벨 마스터인 리저렉션은 졸지에 사기 기술로 등극했으며, 그전까지 

 고르지 말아야 할 클래스로 재평가되었던 프리스트는 필수 클래스로 뒤집어졌다. 그런데 그 동안 프리스트가

 상향된 것이 있었나? 이때까지 그리고 지금까지 프리스트가 받은 상향은 이것 한 줄이었다.

  1. [Priest]
  2.     [21/01/2016]
  3.         A new attribute added:
  4.              - Exorcise : Duration

 당연히 프리스트 성능과 아무 영향도 없는 상향이었고, 

 pvp 한정으로 프리스트의 리바이브는 무적 지속시간을 너프 먹은 적도 있었다.


 메인스트림. 주류.

 이것에 부합하는가, 부합하지 않는가.


 이는 평가의 기준이기도 하고,

 유저들이 원하는 상향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한 상향 패치는 유저들이 만족하지 않지만,

 아래의 경우 때문에 개발사는 이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2) 밸런스 조정의 결과로 메인스트림에 등극하는 경우.

 
 이것은 유저들이 대체로 원하는 밸런싱 기준이다.

 1)의 패치는 백날 해봐야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


 문제는 상술했다시피 기존의 주류 빌드와 거의 그리고 비슷하게 성능을 맞춰야하는 것인데,

 이것을 해낸다는 것은 이미 인간의 영역에서 멀리 벗어나있다. 또한 밸런스라는 것은 1000명에게 물으면

 1000명이 모두 다 다른 답을 내는 등 개인별로 관점이 전부 달라서 딥마인드가 완벽에 가깝게 조율해도 반드시 

 불만이 터진다. 결국 또다시 언급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밸런싱은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이 밸런싱은 하향식 밸런싱보다 훨신 어렵다. 

 하지만 imc는 이 방법을 시도하긴 했었다.


 밸런스 조정의 결과로 메인스트림에 올라간 클래스는 꽤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위저드 3서클이다.

 이전까지 위3은 육성의 어려움과 퀵캐스트 활용 등을 문제삼아 비주류 취급 당했다. 그런데 이 퀵캐스트의

 지속시간을 올리는 패치가 단행되었고, 퀵캐스트 상향 이전까지 존재했던 위저드의 수많은 빌드는 퀵캐스트 

 지속시간 상향 하나에 압도당했다.


 단지 지속 시간을 올려줬을 뿐이지만, 이전까지 퀵캐스트의 성능을 등한시했던 유저들은 퀵캐스트의 상향이 

 너무나 뼈아프게 다가왔고, 광역딜을 바라고 위저드를 육성했던 혹은 양파링을 키웠던 많은 유저들은 이전까지 

 키웠던 캐릭터를 봉인하고 다시 키워야할 위기에 처했다.


 주로 이에 대해서는 상향이 과했다는 것이 중론이긴 하지만

 실제 이렇게 과감하고 큰 폭으로 이루어진 상향 평준화는 상향된 클래스를 제외한 모든 빌드의 파괴를 불러 일으켰다.

 
 스테디 에임도 이와 비슷하다. 다만 위3과는 상대적으로 커다란 논란이 되진 못했는데 이전까지 아처 성능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 그리고 이미 쿼3 빌드로 내부적으로 한창 싸우고 있었던 중이라. 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역시 비슷하다. 쿼3 빌드가 런닝+닐링 조합으로 재발견되면서 이전에 아처를 키웠던 유저들로 하여금 

 심한 박탈감을 유발시켰고 이즈음에 아처를 어쩔수 없이 쿼3으로 다시 처음부터 키우는 유저들이 늘었다. 

 또한 일부에서는 이것을 버그로 판단하고 문의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 레3의 스테디 에임의 상향도 다시 똑같은 길을 걸었다. 기존의 아처 빌드는 대부분 

 파괴되었고, 그전까지 베라지만 보고 키운다던 레3을 본캐를 접어두고 키워야 할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가공할 파괴력에 대해 가정을 몇 가지 더 해보자.

 현 상황에서 하하맨을 엿먹이기 위해서 스카이라이너를 하향할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다른 독특한 방법이 있다.

 채플린처럼 하이랜더 3서클을 탔을 경우 히든 클래스를 하나 넣어주는 것이다. 여기에 고급 스킬 하나 넣어주고.

 그래서 이 히든 클래스를 보유한 캐릭터가 비로소 인기 클래스의 딜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랐다고 하자.

 이 과정에 스카이라이너의 하향이 있나? 없다. 소드맨의 성능이 떨어졌나? 아니, 오히려 히든 클래스 때문에

 전반적인 성능 자체는 올라갔다. 흔히 말하는 상향식 패치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그전까지 달렸던 280 소드맨은 

 어떻게 될까.

 
 아니면 바바리안의 성능을 이번 패치보다 더 대폭 올렸다면 어떨까? 메인스트림까지 올라갔다고 가정하자.

 하이랜더 3서클보다 더 강하고 효율적인 수준까지 올려버렸다고 치자. 아니면 바바리안의 일부 스킬이 상위

 클래스와의 연계 능력이 아주 좋아졌다고 가정하자. 역시 이것도 유저들이 바라는 상향 평준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바바리안의 컨셉에도 잘 부합된다.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근딜의 느낌이 들지 않는가.

 스카이라이너는 전혀 하향되지 않았고 소드맨의 평균적인 성능도 올라갔다. 상향 평준화다. 

 그러나 이 패치가 단행되면 어떻게 되나? 기존 7랭 소드맨은 캐삭&봉인행이다. 소하하바바.

 이렇게 다시 키워야 할 지도 모른다. 아니면 위3의 퀵캐 논란처럼 피터지도록 싸우던가.


 따라서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소드맨 대부분은 지금 바바리안의 소극적인 상향패치를 황당하게도 다행스럽게 

 여겨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밸런싱 패치를 받긴 했지만 기존 빌드보다 더 뛰어난 빌드가 나타나지 않은 덕분에 

 현재 육성중이거나 주 캐릭터의 캐삭&봉인은 면했다.

 아니, 지금의 소드맨을 얼마든지 버릴 자신이 있고, 패치마다 얼마든지 무수한 소드맨을 더 키울 용기가 충분히 있다면 

 - 그리고 그것을 위해 값비싼 특성 값을 다시 벌고 템을 전부 다시 구하는 등의 노력이 수차례 반복되어도 - 상관없겠다.

 
 성직자도 클레릭 3서클 스킬인 수호성인이 대폭 개편되어 고난이도 컨텐츠의 필수 스킬로 자리 잡게 되는 등의

 패치가 단행되었다면 기존의 보조형 성직자 빌드 대부분이 터져버린다. 현재 클클프프프에 크리비, 채플린, 플닥,

 파드너 등에서 선택으로 섞이는 것이 주인데 클3이 필수가 되면 다 터진다. 아니면 여기서 파드너의 마방 버프를

 무한에 가깝게 지속시간을 조정했다면 어떨까? 마방 올릴 수단이 매우 적은 이 게임에서? 하향도 아니고 상향 평준화

 인데. 과연 모든 클레릭 유저들이 이 패치에 환영할까? 환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내 주 힐러 캐릭터에 파드너가 

 없다면? 이 현실을 알게 되고 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남을 보조하려고 그 힘든 육성 과정을 거쳤던 사람들이

 과연 이것을 마다할까? 답은 이미 나와있다.


 몽크의 문제점 중 하나는 클레릭 하위 클래스 대부분이 몽크와 시너지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일부 팔라딘 스킬을

 제외하면 전부 지능 정신 위주라 도무지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개발진이 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하위

 클래스 중 하나에 몽크 시너지를 높일만한 하위 클래스를 개선했다고 가정하자. 이렇게 해서 몽크의 성능은 크게

 향상되었고 비로소 컨셉도 살릴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몇 없지만 물리 계열 스킬과의 시너지도 개선되어

 이후 추가될 클래스의 미래도 밝아졌다. 이는 분명 상향이다. 그런데 하필 이 하위 클래스를 고르지 않았던 상당수

 고렙 몽크는 어떻게 될까? 값비싼 특성비를 투자하여 애정으로 7랭까지 키웠던 몽크를?


 위엘도 너프하기보다 엘리멘탈 특성 보너스와 파이로맨서 및 크리오맨서와의 시너지를 위엘보다 대폭 올려버리면

 어떨까? 그래서 만약에 굳이 퀵캐스트가 필요하지 않게 되어서 위엘 빌드보다 더 효율이 좋아졌다면?


 위에서 예시로 들었던 대지의 탑 리저렉션 문제도 이와 비슷하다. 그전에 키웠던 프리스트 없는 빌드로 성직자를

 키웠던 캐릭터들의 반응이 어땠던가? 대탑 이전까지 힐러들은 부활이 쓸모가 없다고 말했고, 인던에서 힐러의

 필요성을 높이기 위해 소울 크리스탈 사용에 큰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이것이 실제로 반영되자

 당시 프리스트 없는 딜레릭들은 봉인 혹은 삭제 또는 재육성의 기로에 서고 말았다.


 다른 게임이었으면 다른 수단으로 메우거나 전환해서 그 손실을 벗어날 수도 있고, 아예 다른 전략을 세우는 등의 

 연구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상향 패치든 하향 패치든 잘못 어긋나면 이것과 관련된 아니, 심지어 관련되지

 않아도 수많은 빌드 자체가 터져버린다. 


 그래서 상향으로 밸런스를 맞추자는 주장도 하향으로 맞추자는 주장과 똑같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더 파괴적이다. 하향이 과하면 그 관련된 빌드만 파괴되지만 상향이 과하면 엉뚱하게 가만있던 

 빌드들이 파괴된다. 심하게는 전부. 그리고 이전까지 키웠던 캐릭터는 캐삭&봉인.


 그래서 imc가 오픈 초기에 밸패를 꽤 정기적으로 하다가 중간에 뜸해진 것이 이것 때문으로 추측된다.

 자잘한 패치는 여전히 유저들의 요구에 부합되지 않았고, 위3, 레3 등으로 입증되는 과도한 패치는 수많은 빌드를 

 사장시켰다. 또한 기존 유저들에게 이 빌드로 다시 육성할 것이 강요되었고. 밸런스 패치로 균형을 잡으려고

 했던 노력은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특수성 때문에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다. 이때 유저들의 말을 찾아보면

 아주 충격적이다. 매주마다 캐릭터가 죽고 살고 다시 키워야 하고 봉인하고.. 혼란의 도가니였다. 

 이 혼란이 장기화 될수록 유저들은 캐릭터 육성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어떻게 바뀔지 전혀 알 수 없는데

 도대체 어떤 캐릭터를 육성한단 말인가? 복구 수단도 전혀 없는데. 이것을 모를 리가 없는 imc는 고민하다가 

 생각을 그만둔(..) 것 같다. 그래도 두 달에 가깝게 침묵했던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욕 먹어야지.


 이것은 전적으로 게임 시스템 자체의 문제다.

 한번 선택한 클래스를 다시 무르거나 혹은 계정 내 재화를 마음대로 움직이기조차도 어려워서 

 제2, 제3의 선택지를 유저가 충분히 강구 할 수 없다. 이상적인 대처는 유저가 그 직업군 빌드의 모든 경우의 수만큼의

 캐릭터를 키우는 것이지만 이게 말인가 방구인가.


 그래서 상향과 하향 두 밸런스 패치에 모조리 취약한 구조이며, 

 타 빌드가 내 빌드보다 좋으면 물어 뜯을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경직된 빌드를 요구하는 대지의 탑 때문에 

 정해진 빌드로 또 강요당하고 있다. 꼬우면 접든가, 아니면 포기하고 다시 키우든가.


 결국 클래스 선택과 유지의 경직된 구조는 밸런스를 건드리기 매우 어렵게 하고 있다.

 밸런스 패치를 자주할 수 있는 게임과 이 게임의 차이를 잘 생각해보라.

 롤을 예로 들어볼까. 롤은 특정 챔피언이 너프되어도 다른 챔피언으로 갈아타거나 아니면 캐릭터 템 트리를

 수정하는 방법으로 변화를 꾀할 수 있다. 너프로 인해 유저가 손해보는 면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손해는

 크지 않거나 유저 스스로 대안을 찾는 등 다른 방법으로 보충하기도 쉽다. 그래서 굉장히 자주 밸런싱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그 밸런싱으로 유저들이 크게 만족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잘 들리고 있지 않지만.


 그런데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어떤가.

 그냥 몰락이다. 그동안 애정주고 키웠던 캐릭터에 보낸 시간이 아무 의미도 없게 된다. 계정 내 거래 수단도

 빈약하여 그 캐릭터를 통째로 묻어버려야 할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 그래서 유저들이 위에서 언급했듯이 하향 패치에

 그렇게 민감한 것이다. 하향 이야기가 튀어나오면 상향 패치나 논하라고 입을 막아버리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위3, 레3같은 밸런스 상의 대격변 패치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그 정도 패치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고, 한다고 해도 결국 지금같은 미적지근한 상향 패치만 반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밸런스 상향으로 일단 유저들에게 구색은 맞춰놓긴 했으니 됐고, 유저도 지금 육성한 메인 캐릭터를 봉인할 위험이 

 없으니 둘 다 나쁘지 않다.


 다만 이런 패치는 캐릭터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

 소드맨은 영원히 스라만 긁는 신세가 될 것이고, 

 헌터는 영원히 함정 클래스로 남으며, 

 마법사는 광역딜을 원하면 무조건 퀵캐를 가져가야하는,


 결과적으로 빌드가 완전히 정체되어 전혀 바꿀 여지조차 없는.

 자유로운 클래스를 선택하여 스스로 빌드를 만들 수 있다는 자유도는 내팽겨쳐지고

 게임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상황을 강요당하고 또 유지하게 된다.


 그래서 이들이 괜히 스팀섭과 밸런스가 다르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동일해지는 것이 imc 측도 유리하지만 이런 경직된 구조 때문에 섣불리 손도 못 댄다. 


 물론 과감한 패치로 수 많은 클래스를 개선해서 밸런스는 나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이 과감한 개편과 개선이 가능한가?

 솔직히 말해 나도 여기에 적극 동의한다.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정말로 시행되면 어떻게 될까?
 
 최선이 고작 유지, 그 외의 경우는 지금의 모든 캐릭터를 흙속에 파 묻어야 하지 않을까.


 향후 만렙이 나중에 더 풀리면 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300, 400 레벨로 풀렸을 때 과연 밸패를 하긴 할 수 있을까?

 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원인에는 전혀 손도 대지 못하고 미적지근한 상/하향 패치만 반복되지 않을까?


 결국 이것은 시스템이 만들어낸 시한 폭탄이다. 

 언제 어떻게 터질지 알 수 없고, 

 조금이라도 잘못 건드리면 주변을 다 날려버리는 폭탄.


 그런데 그 전에 게임이 터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