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도둑 고양이, 現 길 고양이.

 몇 해 전쯤 부터 급격하게 개체수가 늘어나서 의아한 생물입니다.
 
 처음 한 두마리 보일때야 그냥 저냥 아 고양이구나 하면서 넘겼더랬죠.
 
 하지만!
 
 요놈들이 개체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주택가에 유일한 단층 건물인 저희 집을 주거지로 이용하는 녀석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작은 문제들이 생겼습니다.
 양철 지붕을 다 긁어 논다던지, 빗물이나 먼지를 차단 시키는 보수재를 다 꺼내거나 씹고 뜯어서 걸레로 만들어 놓았다던지 그로 인해 비가 샌다던지.
 (재작년에 보수했는데, 올해 천장에 물자국이...)
 
 이 자식들과 남 모르게 싸우고 있던 저는 일단 지붕부터 공략했습니다. 고양이들이 흔적을 많이 남기는 곳은 항상 작살내놨더나 박살나 있는 곳!
 이곳을 보수하고 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돌볼 수 있는 틈이란 틈은 다 막았더니 일단.. 교미철에 천장에서 우당탕 거리는 것은 해결 됐습니다.

 .......

 여기서 끝난 거면 좋겠지만, 2주일 전 쯤.
 새벽일찍 병원에 가야하는 저는 집을 나섰습니다.
 
 어라라.. 새끼 삼색냥이가 왜?

 저도 놀라고 녀석도 놀라서 흠칫하는 순간 놈은 공구함 밑으로 숨고 저는 얼어있었죠.

 나올 생각이 없어보여서 대문 밖을 나서려는데 문 앞에서 이상한 액체에 가까운 흙더미가!
 
 똥이었습니다.

 아무도 모를 전투가 주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앞쪽 틈을 막고 뒤뜰에 나가보니
 
 아아...
 
 에어컨 실외기 전기선을 감아둔 흰색 테이프? 그리고 나무 까지도 몽땅...

 작살난 것들과 박살난 것들의 잔재가. 그리고 파여진 화분.

 일단 고양이가 다니는 뒤쪽 틈을 막고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끝나면 좋았을 텐데.
 
 화분에 새로산 식물을 심으러 갔던 날. 고양이들이 여전히 막았다고 생각한 틈으로 왔다갔다 하더군요.
 
 화분을 또 작살낼게 분명하니 앞뜰로 화분 흙 담긴 화분을 옮기고.
 
 틈을 다시 막았습니다.
 
 ......

 고양이는 정말 영리하더군요.
 
 아래를 막는다고? 그럼 위로 점프하면 그만이야~
 
 아, 고양이가 그렇게 높이 뛰어 다니는 놈들일 줄이야.
 
 물홈통에 끼워져있던 파이프까지 작살..

 ......

 새벽까지 울어대는 고양이의 소리 알고보니 통로에 새끼가 갇혀 있던 모양이었습니다.

 새끼가 빠져나올 수 있게 나무를 대어주고 나서 아침에 확인해보니 통로에 고양이가 안 보였습니다.

 틈을 벌려둬서 가능한 것이었겠죠.

 뒤뜰에 새로산 호박을 심으러 가는 순간 문제의 고양이들 발견. 어미는 새끼 버리고 튀고 새끼는 벌려둔 틈으로 다시 들어가려고 해서 잡다가 물렸습니다.

 긁히기도 했고요.

 물로 상처를 씻어내고 소독하고 나서 글을 올리는데 손가락이 부어 오릅니다.

 응급실 갈 거 생각하니 이게 뭔가 싶네요.

 왜 고양이가 유해조수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시발...

 제발 좀 꺼져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