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서 2030 세대의 선택을 두고 페미니즘, 부동산, 기득권, 상대적 박탈감 등 다양한 분석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원인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이른바 '합리적'이라고 자처하는 2030의 선택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 가득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실정에 분노해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를 새기고 나온 후보를 찍었다는 그들은, 정작 가계대출을 규제하려는 민주당 대신 대출 규제를 풀고 부동산 가격을 부양하려는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공정을 외치며 조국 전 장관 자녀의 표창장에는 극도로 분노하면서도, 검찰총장이나 유승민 딸의 교수임용 비리 의혹에는 왜 침묵하는지 스스로 답하지 못한다.

페미니즘을 주구장창 비판하지만 현 정치권에서 그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정당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물며 반(反)페미니즘의 전사를 자처하던 이준석마저 페미니즘 진영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류호정과 손을 잡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그들은 오직 민주당만이 페미를 한다고 외친다.




이들의 비합리성은 과거 사례에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많은 2030이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난했지만, 전 세계는 한국을 가장 모범적인 방역 국가로 꼽았다. 우습게도 여전히 당시 방역이 엉망이었다고 믿는 2030이 부지기수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 지위에 올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선진국 진입으로 인해 개발도상국 지위를 잃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었다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를 펼쳤다. 논박할 가치조차 없는 황당한 주장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토록 왜곡된 인식을 갖게 되었을까? 나는 두 가지 이유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 상대적 박탈감에 사로잡힌 2030이 민주당을 기득권으로 오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정치는 국민의힘을 비롯한 대기업, 보수 언론, 건설 자본, 원피아·모피아 등 공고한 기득권 카르텔에 맞서 진보 진영이 힘겹게 싸워온 역사다. 지난 10년간 간신히 개혁의 발판을 마련해 왔으나, 2030은 이 구도를 전혀 모른 채 도리어 개혁을 추진하는 진보 진영을 기득권 세력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둘째, 기성 언론과 댓글 아르바이트(여론 조작 세력)에 의해 주입된 사상이 너무나 깊숙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빼면 코스피는 4,100포인트밖에 안 된다"는 식의 왜곡된 기사를 퍼 나르는 조중동 등 기성 언론의 프레임, 그리고 특정 지역 비하나 민주화 세력 폄훼 등의 혐오를 하나의 '놀이 문화'로 변질시킨 댓글 세력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표현의 자유를 논하지만, 성별이나 지역 세대 인종, 즉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벗어난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용인된 사항이다.




나는 지금의 2030 세대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이 소비하는 정보는 어디에서 오는가?
그 출처가 신뢰할 만하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가?
과연 코로나때 방역은 엉망이었나?
받아들인 지식에 대해 스스로 최소한의 합리적 사유를 거쳤는가?

내가 만난 자칭 보수라는 2030들은 하나같이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펼치는 것은 시대에 뒤처진 낡은 사상이라는 주장이다. 어디선가 주입된 듯한 그 논리에 대해 "그렇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명확한 근거와 대안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답변을 들어본 적이 없다. 냉정한 현실 판단 없이 그저 만들어진 여론에 휩쓸려 가는 젊은 세대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들 뿐이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