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역티타임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글을 썼습니다.

어차피 안읽는 서론은 제껴두고 본론으로 들어갑세다.

그리고 그 전에 일단 단어를 약속해야 할 게 있는데
위 그림에서 왼쪽 전차모양은 "궤도 정면 위에 주장갑이 있는 전차" 고 오른쪽 전차 모양은 "궤도 정면 위에 주장갑이 없는 전차" 입니다.
예를 들면 왼쪽건 Tiger이고 오른쪽건 KV-1이죠

티거 정면 사진. 궤도 정면 위 주장갑이 있는 전차의 대표적인 예이다.

병일이(KV-1)의 정면 사진. 궤도 정면 위 주장갑이 없는 전차의 대표적인 예이다.

자, 그러면 시작해 봅시다.
일단 역티타임은 무엇인가, 그것 부터 알아봅시다.
티타임이 차체에 적절하게 각을 줘, 정면 방호력과 측면 방호력을 동시에 높이는 거라면 역티타임은 아예 정면은 엄폐물 등으로 가려놓고 측면에 비정상적인 각을 줘, 탄이 팅기거나 궤도에 씹히게 하는 것입니다.

...
하지만 한번 글로 보고 "아하!" 하며 이해하고 당장 실전에 쓸 수 있는 실력의 사람이라면 이런 글을 읽지 않겠죠.
그래서 준비해 봤습니다. 이름하야 "원숭이도 따라할 수 있는 역티타임!"

직각직각한 엄폐물 건물이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일단 그 건물에 전차를 딱 붙입니다.(1)
그리고 그 상태에서 포신을 돌려 건물 밖으로 살짝만 나오게 합니다.(2)
그 다음에는 포신을 그곳에 고정시키는 느낌으로 전차를 살짝 뒤로 후진한 후, 약간 선회해 전차 모서리가 완전히 포신 안 건물쪽으로 들어가게 합니다.(3)

이 상태에서 뒤로 쭉 뺍니다. 1인칭 저격모드에서 적이 건물 사이로 살짝만 보일 때까지.(4)
그렇게 적이 보였다면 조준하고 쏜 후 다시 앞으로 돌아와 다음 장전까지 버팁니다.(5)

어때요, 참 쉽죠?

하지만 설명만 들으면 간단하지만, 실전에서 자유자제로 쓰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잠깐, 역티타임의 위력을 보고 가시죠.



 

 

 

대략 50초부터 역티타임의 위력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역티타임이란건 아주아주 강력하며, 이것만 잘해도 중저티어 공방의 지배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진짜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위 사진은 이상적인 역티타임 상황입니다. 포신의 연장선을 건물(엄폐물) 끄트머리에 걸치게끔 놓습니다. 그러면 이 연장선이 차체와 만나는 점에서 사이각이 90도인 두 선을 그림과 같이 그으면, 엄폐물과 가까운 쪽의 차체는 적이 엄폐물에 가려 못쏘는 부분이고, 그 반대쪽은 적이 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적이 쏠 수 있는 부분에 적이 쏴도 궤도에 씹히거나 측면장갑에 팅기는 것으로 끝나게끔 전차를 배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글을 시작하면서 "궤도 위에 주장갑이 있는 전차"와 "궤도 위에 주장갑이 없는 전차"로 전차를 구분했지요? 그 이유는 두 전차간에 역티타임을 잡는 방법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입니다.


일단 궤도 위에 주장갑이 없는 전차는 위 그림처럼 역티타임을 잡을 때 궤도 정면을 꺼내놔도 됩니다. 어차피 거기에 맞아봤자 궤도만 끊길 뿐이거든요.


하지만 궤도 위에 주장갑이 있는 전차는 위 그림처럼 궤도 정면을 꺼내놓으면 필연적으로 정면 주장갑도 밖에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숭숭 뚫리죠.

(이런 이유 때문에 티거의 역티타임 난이도가 T29의 역티타임 난이도보다 훨씬 높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차들은 '이상적인 역티타임 상황' 그림처럼, 궤도 정면까지 전부 엄폐물에 가리도록 해야 합니다.



자, 그러면 이러한 역티타임을 어디에 써먹을 수 있나 살펴볼까요?


일단 역티타임은 꼭 직각직각한 건물 엄폐물이 아니더라도 쓸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언덕이 있긴 한데 급경사여서 헐다운을 못하겠다. 그렇다고 정직하게 차체를 빼 쏘자니 포탄에 맞을것 같다. 하면 역티타임을 하시면 됩니다.

꼭 건물이 있을 때만 역티타임을 할 수 있는게 아니라 바위나 언덕 등 탄을 막을 수 있는 엄폐물이기만 하면 다 할 수 있다는걸 명심하세요.


역티타임의 활용법, 그 두번째는 순간적인 역티타임입니다.

이는 엄폐물이라곤 전혀 없는 개활지에서 적에게 접근할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적의 포신 방향을 보고, 적이 내 측면을 노린다! 싶으면 적이 쏘려 할 때 쯤에 차체를 급선회해 주세요.

이 기술에 성공했다면 적의 탄은 역티타임 각이 된 측면장갑에 맞아 튕기거나, 궤도 정면에 맞아 궤도만 끊게 됩니다. 이 이후에는 궤도를 수리하고 적 전차 뒤로 돌아가면 되지요. 예컨데 궤도를 내주고 체력을 아끼는 전술입니다.



세 번째는 코너 밖의 적을 상대할 때 입니다.

위 그림과 같은 대치상황이라면 내가 먼저 나가면 먼저 맞고 시작하겠지요.


하지만 위 그림과 같이 코너를 엄폐물 삼아 역티타임을 시전하면 안전하게 적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전술은 체력을 아낄 수는 있지만 적을 처리하는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또한 길목을 세로로 막아 아군의 기동을 방해하기도 하지요.

따라서 이쪽이 숫적으로 우세하고,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면 그냥 한 대 맞아주고 함께 들어가서 잡는게 낫습니다.





역티타임만 제대로 쓸 줄 알아도 5~7탑방은 기본 1인분 이상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역티타임좀 연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