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스트나 숨겨진 요소들을 대충 보시는 분들을 위해 심심할 때 보시라고 정리해 봅니다.
이런 설정에 대해 전혀 모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중에, 특히 마지막 티탄 확장팩이 나왔을 때 뜬금없어 하실 수도 있으니 한 번쯤은 이해하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 여기에도 올려 봅니다.

일단 용군단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티탄의 악역 빌드업이 이뤄져 왔고,
그 결과 마지막 티탄 시점에서는 티탄이 진짜 적대 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이전 글에서 요즘 와우 작가들은 먼 옛날에 뿌려져 있던 작은 씨앗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논리적인 인과 관계를 마구 덧붙이고 새로운 스토리의 중심으로 삼고 있단 말을 했었죠.

결국 티탄 빌드업의 시작점은 리분 시절 알갈론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티탄이 적으로 나왔을 때 그 명분도 결국 여기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만, 
지금은 티탄이 맡은 질서라는 세력의 정체성이 더욱 확고해진 상태죠.



아무튼 리분 시절 알갈론은 티탄이 불태워 없애버린 세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 시점에서도 티탄들이 무자비하고 가차없는 존재라는 점은 알 수 있었지만, 
일단은 고대 신의 타락으로 인해 오염되면 그 세계를 정화하는 것이라는 나름 그럴듯한 논리를 붙일 수 있었죠.

그리고 군단에서도 간접적으로 티탄 세력의 문제점을 알 수 있도록 오딘이 등장합니다.
오딘에 관한 서술 방식도 굉장히 특이한데, 사실 플레이어 입장에선 오딘의 악행을 그냥 알기는 어렵습니다.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면 그냥 웬 악당 헬리아가 오딘에게 저주를 내리고 현재 사악한 음모를 꾸미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숨겨진 조각들을 찾아보면 사실 그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 오딘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오딘이 얼마나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존재인지 알 수 있는 겁니다.
놀라운 점은 그 사실을 다름아닌 오딘의 전당에서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고요.


(하늘보루에 있는 오딘의 전설)

물론 이것 또한 오딘 개인의 문제로 여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오딘은 누구보다 아만툴에 가까운 존재처럼 보이기도 하고, 오딘의 사고 방식은 이후 드러날 질서적 사고방식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딘은 애초에 본인이 문제라는 자각이 전혀 없고, 자신의 질서에 따르지 않는 인물들에게 분노하며 그들을 강제로 질서에 맞추려고 합니다.

그게 바로 티탄식 사고입니다. 티탄은 자기들이 정한 구조와 질서에 다른 모든 걸 끼워맞추려고 하죠.
딱히 선악의 개념이라기보다, 그냥 자기 생각에서 벗어난 존재를 용납할 수 없는 겁니다.
하지만 티탄은 단순한 파괴자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최대한 자기들 구조 안에 편입시키려고 노력은 하죠.
하지만 그 노력이 한계에 다다르면 알갈론이 말했듯 세계를 파멸시켜 버리는 겁니다.

다들 이 아이템의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넘어가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어둠땅에서 등장했던 라이겔론의 드랍템 중 하나도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라이겔론의 드랍템 궤멸한 세계의 파편에는 이런 플레이버 텍스트가 있습니다.
알갈론이 했던 말과 비슷하지만, 여기서의 뉘앙스는 조금 다르죠. 
'무가치한 세상'을 향한 경종입니다. 티탄의 입장에서 자격이 없다고 여겨진 세상은 결국 궤멸당한다는 느낌이죠.
어쩌면 이것이 아제로스의 미래가 될 수도 있겠고요.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시간대별로 이어서 정리해 보면, 



격아 시점에서도 티탄들의 문제점이 등장하는데 그게 바로 울디르였죠.
티탄들이 고대 신을 연구하겠다는 명목으로 실험 시설을 만들다가, 오히려 그훈이라는 괴물, 인공 고대 신을 만들어 버린 겁니다.
티탄들이 멀쩡히 잘 살고 있던 로아, 야생 동물들을 이용해서 괴물을 만들었다는 것도 쎄하고, 그 시설과 그훈을 그냥 봉인하고 둬서 이후 플레이어들이 처리하게 둔 것도 조금 황당한 이이죠.

어쨌든 여기까지도 티탄들이 진짜로 악행을 저질렀다고 보긴 힘들긴 합니다.
그냥 개인의 일탈, 실수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용군단에서부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일단 시작점은 다시 오딘입니다. 



오딘의 칙령에서 티탄들이 태초의 존재에 대해, 검은 제국에 대해 진실을 은폐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이후 래시온과 비라노스 또한 오딘의 악행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혼쭐을 내주기도 하죠.

하지만 용군단에선 단지 오딘의 문제만이 언급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티탄 세력 전체, 특히 티르처럼 대단한 영웅으로 묘사되던 인물 또한 쎄한 부분이 있다는 게 드러나죠.
티탄 세력은 원시 아제로스의 물에 질서 마력을 주입하고, 용들을 자신에게 순응하는 세력으로 세뇌시키려 했었습니다. 게다가 원시 용들을 붙잡고 마치 울디르에서 했듯이 이상한 실험들을 하기도 했죠.
티탄이 다른 생명을 질서에 편입시키기 위해 질서와 강압을 동반해왔다는 게 이 시점에서부터 분명해진 겁니다.
그리고 티탄을 따르고 있던 넬타리온도 비슷하게 드랙티르를 강제로 지배하려 했는데, 결국 이 시점에서 커져가고 있던 마음속의 의심, 티탄에 대한 불신감이 고대 신에게 타락하는 빌미로 이어지기도 했죠.

악행이라 하긴 뭐하지만, 티탄이 해온 거짓말들도 용군단에서부터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앞서 오딘의 칙령에서는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어도 일단 진실을 은폐해 왔다는 얘기가 나왔었죠.
그리고 에메랄드의 꿈의 진실도 용군단에서 드러납니다. 



근데 사실, 에메랄드의 꿈은 연대기에서도 티탄이 만들었다고 확정된 건 아니었습니다. 이미 여기서도 진실에 대한 떡밥을 뿌려뒀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티탄들이 사실 진짜로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닙니다.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개념을 하나 짚고 가야 하는데, 일단 연대기가 티탄의 관점에서 쓰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용군단에서 우리는 티탄의 관점이라는 것이 상당히 비틀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티탄들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 건 아닌 듯합니다.
단지 티탄들은 진짜로 자기들이 생각하는 게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본인들이 생각한 구조에서 벗어나 있다면 오히려 그게 거짓이 되는 겁니다.

대표적으론 이런 게 있습니다. 
티탄들의 관점에서 창조란 행위는 질서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미 무언가가 존재하더라도 질서가 없다면 창조된 게 아닙니다. 
티탄들이 질서를 부여해야만 창조된 것입니다.

연대기가 이런 티탄적 사고에서 쓰여졌다고 생각하면, 사실 많은 것들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함께 언급된 에메랄드의 꿈이 또 대표적 사례죠.
연대기에선 마치 에메랄드의 꿈이 티탄에 의해, 프레야에 의해 창조된 것일 수도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에메랄드의 꿈은 프레야가 오기 전부터 이미 존재하던 세계였고,
프레야가 한 일은 그저 그 세계에 티탄의 의지에 따라 질서를 부여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에메랄드의 꿈이 비로소 창조되었다고 주장한 것이죠.

아제로스가 티탄이 아니란 것도 마찬가지 논리입니다.
아제로스는 티탄이 아니지만, 티탄의 입장에선 아제로스는 티탄입니다. 티탄들이 그렇게 정해뒀으니까요.
이 티탄식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면 지금의 와우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거고요.

이어서 내부 전쟁에선 이걸 기반으로 티탄들의 악행이 조금 더 구체화됩니다.
티탄들이 토석인들의 자유 의지를 억압했고, 소모품으로 취급하며 자기들의 질서에서 벗어날 경우 그 즉시 폐기할 수 있도록 준비해뒀다는 사실이 드러나죠.
아제로스는 세계핵에 갇힌 상태로 구원을 요청해 왔지만, 결국 티탄의 삼엄한 감시 때문에 현재까지 갇혀 있는 거고요.

하란다르는 원래 내부 전쟁에 나왔어야 할 지역이라는 게 거의 확정적인 정설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래서 이 이야기는 한밤으로 이어집니다.

하란다르에선 아제로스가 어떻게 세계핵에 갇히게 되었는지 그 경위를 설명해주는데, 여기서 또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납니다.



티탄이 요람에 잠들어 있던 아제로스의 세계혼을 강제로 납치해 감금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아제로스에게 상처를 남겨 알른의 균열과 악몽이라는 끔찍한 잔재를 만들었다는 것이죠.

우린 지금까지 악몽과 알른의 균열이 고대 신, 공허의 수작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사실 그 근본적인 원인이 티탄에 있었다는 게 드러난 겁니다. 고대 신은 그저 그 기회를 이용해왔던 것이죠.

결국 현재 시점에선 티탄이 아제로스에 막대한 해악을 끼쳤다는 것까지 드러난 상태입니다.
잠들다가 납치당한 아제로스의 분노와 공포, 고통이 지금까지도 세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었고, 
이제는 티탄들에 의해 감금당한 채 애처로운 구조 요청만을 보내고 있을 뿐입니다.

용군단 때만 해도 티탄들이 세뇌 좀 했다고 그렇게 나쁜 존재인가, 하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여기까지 온 이상 어떻게 보면 티탄이 공허 이상으로 아제로스에 많은 해악을 준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이후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좀 더 적어 보겠지만 나중엔 느조스 등과 같이 아제로스를 박살내려는 티탄으로부터 세계를 지킨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을 거 같고요.
어쩌면 살게라스도 고대 신들도 사실 아제로스를 해방시키기 위해 (물론 자기들의 이득을 위해서도 있지만) 행성을 공격해왔다는 식의 전개도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나름 그럴듯한 전개도 쉽게 상상할 수 있고요.


------------------

AI 요약도 붙여 봅니다. 잠기운에 의식의 흐름으로 쓰다 보니 잘 이해가 안 갈 만한 부분이 있을까봐...

1. 맹목적인 '질서 지상주의'의 암시 (리치 왕의 분노 ~ 격전의 아제로스)
생명 경시: 알갈론의 초기화 프로토콜이나 라이겔론 무기 텍스트에서 볼 수 있듯, 티탄은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세계는 가차 없이 파멸시킴.
독선과 무책임: 오딘이 헬리아를 강제로 언데드로 개조한 사건이나, 울디르에서 무책임한 생체 실험으로 그훈을 탄생시키고 방치한 사건을 통해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오만함이 드러남.

2. 진실 은폐와 강압적 통제 (용군단)
역사 왜곡: 오딘의 칙령을 통해 검은 제국과 태초의 존재 등 티탄의 입맛에 맞지 않는 역사를 고의로 은폐했음이 밝혀짐.
강제적 편입: 원시 용들을 세뇌하고 물에 질서의 마력을 타는 등, 생명체들을 강압적으로 자신들의 구조에 편입시키려 함.
오만한 창조관: 에메랄드의 꿈 사례에서 보듯, 원래 있던 세계에 단순히 질서를 부여해 놓고 이를 자신들이 '창조'했다고 규정하는 왜곡된 인지 방식을 보여줌.

3. 세계혼 억압과 결정적 만행 (내부 전쟁 ~ 한밤)
자유 의지 말살: 토석인들을 철저히 소모품으로 취급하며 자유 의지를 탄압함.
아제로스 납치 및 고문: 가장 충격적인 만행으로, 요람에 있던 아제로스의 세계혼을 세계핵에 강제 감금함.
악몽의 진짜 원인: 그동안 고대 신의 짓으로 여겨졌던 '에메랄드의 악몽'과 '알른의 균열'의 근본적인 원인이 사실 티탄이 아제로스에게 가한 끔찍한 고통의 잔재였음이 드러남.

조만간 이후 스토리에 대한 예측도 올려보겠습니다. 그전에 또 다른 내용 먼저 쓸 수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