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왕은 왕이네!', '잔망스러운 탭댄스!' 무라카&귄트 레이드 기행
이동현 기자 (Harv@inven.co.kr)
4월 7일(금), 검은사막에 추가된 신규 월드 레이드 보스, 오우거의 왕 무라카와 태초의 트롤 귄트가 쓰러졌다. 칼페온, 하이델, 에페리아 등 수 개의 채널에서 동시에 등장한 보스들은 몰려든 모험가의 공격에 순식간에 운명을 달리했다.
하루 전인 4월 6일(목)의 업데이트로 추가 된 두 보스는 채널에 접속해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략할 수 있는 신규 필드 우두머리다. 매주 금요일 밤에만 만나볼 수 있고 10개 내외의 채널에서만 등장한다는 제약이 존재한다. 새로운 우두머리이기에 그 난이도는 어떨지, 어떤 아이템을 드랍할지 등 많은 기대도 모았다.
기다리던 금요일 밤. 두 몬스터가 동시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나는 귄트 앞에서, 또 다른 동료 기자인 카본은 무라카 앞에서 진을 치기로 했다. 둘 모두 보스장비 상자를 한 번도 루팅해보지 못했던 불운의 아이콘들이지만,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 기대하며 큰 꿈을 품었다.
초조한 마음에 자리도 못 뜨고, 각자 햄버거 하나씩 손에 쥐고 기다린지 몇 시간. 저녁 9시가 가까워지자 드디어 무라카와 귄트가 등장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울러퍼졌다. 등장 예고를 보니 심장은 더욱 빨리 뛰었고 조금 후 실제 모습을 보자 의미없는 환호성까지 질렀다. 어? 그런데 예상과는 많이 다른 모습들이었다.
무라카는 돌직구로 평가하자면 '약체'였다. 등장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빠르게 이동했으나 눈에 들어온 것은 싸늘한 시체 뿐이었다. 세상에. 자리 좀 잘못 잡았다고 살아 생전 모습 한 번 못봤다. 다른 채널에도 등장했다고 해서 바로 이동했으나 역시 시체뿐이다. 이런 녀석이 왕이니까 오우거들이 옷도 제대로 못입고 비루하게 사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제보와 링크를 통해 보상을 본 후 오우거의 왕을 가볍게 본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단 무라카를 처치하면 돌연변이 증폭제를 일정 수량만큼 드랍한다고 한다. 궁금해서 주변에 물어보니 1개부터 4~5개까지도 떨어진다더라. 이걸 20개 모으면 마녀의 귀장식이나 그림자의 표식으로, 100개 모으면 오우거의 반지로 교환할 수 있다.
특별한 아이템을 얻은 이도 있었다. '희미한 오우거의 반지'다. 이름을 보면 능히 예상하리라. 때묻은 오우거 반지 강화판이다. 때묻은 오우거 반지는 득템에 성공해도 오우거 반지지만 희미한은 다르다! 광 오반이 나올수도 있다. 과연 오우거의 왕이다. 비하발언 한 것 다시 한 번 사과하겠다.
비교적 싱거웠던 무라카와 달리 귄트가 등장한 귄트 언덕은 혼돈의 도가니였다. 귄트 언덕 근처를 돌아다녀 본 적이 있다면 알겠지만 귄트 석상이 위치한 곳 가까이에는 '돌연변이 트롤'이 있다. 연대급 화력을 쏟아부어야 잡을 수 있는 귀찮은 녀석인데, 이게 귄트에게 붙어서 같이 싸우고 있더라.
그래도 물러설 수는 없는 법. 두 마리의 대형 트롤을 향해 용감히 돌진했다. 그리고 누웠다. 레벨업을 소홀히 한.. 아니 운이 나빠 좋지 않은 곳을 스친 것 같다. 이벤트로 받은 엘리언의 눈물도 많았기에 바로 사용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냥 뛰어오면 되는거였다.
또 누우면 창피할 것 같아 귄트를 유심히 봤는데 이 녀석 전투를 부리는 모양새가 제법 잔망하다. 다리를 공격하면 넘어지고, 넘어지면 몸을 때려 대미지를 입히는게 공략법이다. 그 와중에 넓찍한 얼굴과 되바라진 코가 매력적이다. 그런데 넘어졌다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더니 화가 많이 났는지 발을 동동 구른다. 코끼리가 발을 구르면 개미에게는 천재지변 아닌가. 귄트의 발구르기가 능히 그러했다.
발을 한 번 굴렀다하면 수십초에 달하는 시간 동안 멈추질 않는다. 클럽 좀 다녀본 솜씨다. 기다리다 못해 돌진했다가 또 죽었다. 몇 번 그러고나니 다가갈 엄두가 안났다. 다들 비슷한 생각인지 뒤로 빠져서 탭댄스를 감상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옆으로 잘 돌아주면 될 것 같기는 한데, 손이 안따라주니 어느덧 왔다 갔다하며 나도 탭댄스를 추고 있었다.
결국 십여분의 사투 끝에 귄트를 물리치는데 성공했다. 역시 우는 몬스터에겐 매가 약이다. 달덩이같이 떠있는 동그란 루팅창을 바라보니 벌써부터 마음이 풍족하다. 어떤 보스 아이템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이번엔 나도 득템 좀 할 수 있겠지?" ..는 꿈이다.
힘들게 잡았는데 블랙스톤하고 돌연변이 증폭제가 전부다. 게다가 증폭제도 한 개 뿐이다. 이럴거면 그냥 무라카나 잡을 걸. 수소문해본 결과 귄트에서는 희미한 오우거의 반지처럼 '득템'성 아이템 획득 소식이 없었다. 아무래도 카란다나 쿠툼 같은 우두머리들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녀석들이었다. 그래도 꾸준히 잡으면 오우거 반지가 확정이니 빈 손은 아니라는 걸로 위안을 삼자. 운이 좋다면 10여주만에 바로 오우거 반지 하나 뽑는다!
어찌됐든, 단 한 번도 보스 아이템을 직접 먹어본적이 없는 두 기자는 이렇게 오늘도 '처치한 우두머리 수'에 '正'자를 써내리며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이제 리스폰 첫 주차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보상이 존재할 수도 있을 터. 귄트 언덕 귀퉁이에서 푸르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진다. "나도 아이템 좀 주세요.."
하루 전인 4월 6일(목)의 업데이트로 추가 된 두 보스는 채널에 접속해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략할 수 있는 신규 필드 우두머리다. 매주 금요일 밤에만 만나볼 수 있고 10개 내외의 채널에서만 등장한다는 제약이 존재한다. 새로운 우두머리이기에 그 난이도는 어떨지, 어떤 아이템을 드랍할지 등 많은 기대도 모았다.
기다리던 금요일 밤. 두 몬스터가 동시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나는 귄트 앞에서, 또 다른 동료 기자인 카본은 무라카 앞에서 진을 치기로 했다. 둘 모두 보스장비 상자를 한 번도 루팅해보지 못했던 불운의 아이콘들이지만,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 기대하며 큰 꿈을 품었다.
초조한 마음에 자리도 못 뜨고, 각자 햄버거 하나씩 손에 쥐고 기다린지 몇 시간. 저녁 9시가 가까워지자 드디어 무라카와 귄트가 등장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울러퍼졌다. 등장 예고를 보니 심장은 더욱 빨리 뛰었고 조금 후 실제 모습을 보자 의미없는 환호성까지 질렀다. 어? 그런데 예상과는 많이 다른 모습들이었다.
무라카는 돌직구로 평가하자면 '약체'였다. 등장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빠르게 이동했으나 눈에 들어온 것은 싸늘한 시체 뿐이었다. 세상에. 자리 좀 잘못 잡았다고 살아 생전 모습 한 번 못봤다. 다른 채널에도 등장했다고 해서 바로 이동했으나 역시 시체뿐이다. 이런 녀석이 왕이니까 오우거들이 옷도 제대로 못입고 비루하게 사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제보와 링크를 통해 보상을 본 후 오우거의 왕을 가볍게 본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단 무라카를 처치하면 돌연변이 증폭제를 일정 수량만큼 드랍한다고 한다. 궁금해서 주변에 물어보니 1개부터 4~5개까지도 떨어진다더라. 이걸 20개 모으면 마녀의 귀장식이나 그림자의 표식으로, 100개 모으면 오우거의 반지로 교환할 수 있다.
특별한 아이템을 얻은 이도 있었다. '희미한 오우거의 반지'다. 이름을 보면 능히 예상하리라. 때묻은 오우거 반지 강화판이다. 때묻은 오우거 반지는 득템에 성공해도 오우거 반지지만 희미한은 다르다! 광 오반이 나올수도 있다. 과연 오우거의 왕이다. 비하발언 한 것 다시 한 번 사과하겠다.
비교적 싱거웠던 무라카와 달리 귄트가 등장한 귄트 언덕은 혼돈의 도가니였다. 귄트 언덕 근처를 돌아다녀 본 적이 있다면 알겠지만 귄트 석상이 위치한 곳 가까이에는 '돌연변이 트롤'이 있다. 연대급 화력을 쏟아부어야 잡을 수 있는 귀찮은 녀석인데, 이게 귄트에게 붙어서 같이 싸우고 있더라.
그래도 물러설 수는 없는 법. 두 마리의 대형 트롤을 향해 용감히 돌진했다. 그리고 누웠다. 레벨업을 소홀히 한.. 아니 운이 나빠 좋지 않은 곳을 스친 것 같다. 이벤트로 받은 엘리언의 눈물도 많았기에 바로 사용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냥 뛰어오면 되는거였다.
또 누우면 창피할 것 같아 귄트를 유심히 봤는데 이 녀석 전투를 부리는 모양새가 제법 잔망하다. 다리를 공격하면 넘어지고, 넘어지면 몸을 때려 대미지를 입히는게 공략법이다. 그 와중에 넓찍한 얼굴과 되바라진 코가 매력적이다. 그런데 넘어졌다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더니 화가 많이 났는지 발을 동동 구른다. 코끼리가 발을 구르면 개미에게는 천재지변 아닌가. 귄트의 발구르기가 능히 그러했다.
발을 한 번 굴렀다하면 수십초에 달하는 시간 동안 멈추질 않는다. 클럽 좀 다녀본 솜씨다. 기다리다 못해 돌진했다가 또 죽었다. 몇 번 그러고나니 다가갈 엄두가 안났다. 다들 비슷한 생각인지 뒤로 빠져서 탭댄스를 감상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옆으로 잘 돌아주면 될 것 같기는 한데, 손이 안따라주니 어느덧 왔다 갔다하며 나도 탭댄스를 추고 있었다.
결국 십여분의 사투 끝에 귄트를 물리치는데 성공했다. 역시 우는 몬스터에겐 매가 약이다. 달덩이같이 떠있는 동그란 루팅창을 바라보니 벌써부터 마음이 풍족하다. 어떤 보스 아이템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이번엔 나도 득템 좀 할 수 있겠지?" ..는 꿈이다.
힘들게 잡았는데 블랙스톤하고 돌연변이 증폭제가 전부다. 게다가 증폭제도 한 개 뿐이다. 이럴거면 그냥 무라카나 잡을 걸. 수소문해본 결과 귄트에서는 희미한 오우거의 반지처럼 '득템'성 아이템 획득 소식이 없었다. 아무래도 카란다나 쿠툼 같은 우두머리들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녀석들이었다. 그래도 꾸준히 잡으면 오우거 반지가 확정이니 빈 손은 아니라는 걸로 위안을 삼자. 운이 좋다면 10여주만에 바로 오우거 반지 하나 뽑는다!
어찌됐든, 단 한 번도 보스 아이템을 직접 먹어본적이 없는 두 기자는 이렇게 오늘도 '처치한 우두머리 수'에 '正'자를 써내리며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이제 리스폰 첫 주차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보상이 존재할 수도 있을 터. 귄트 언덕 귀퉁이에서 푸르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진다. "나도 아이템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