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로이어는 사멸의 대지 장비 리뉴얼의 수혜를 입은 직업 중 하나로 여겨진다. 2세트 효과가 하향되기는 했지만 4세트 효과의 적용 시간이 길어져 퍼펙트 스윙이나 빅뱅 등의 스킬에 적용하기 쉬워졌으며, 6세트 효과인 스킬 쿨타임 초기화로 이론상 무한 인듀어 페인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론과 달리 실전에서의 운용은 상당히 어렵고 기대보다 못한 결과를 보인다. 기존 스킬 트리 및 세팅이 사멸의 대지 6세트와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원하지 않을 때 초기화 가능 글자가 떠서 해방 스킬이 없음에도 어쩔 수 없이 인듀어 페인을 쓰는 경우도 있으며, 실수로 다른 스킬을 초기화 시키는 경우도 많다. 인듀어 페인의 쿨타임이 매우 길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가 큰 딜로스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한 인듀어 페인은 포기하기 아쉬운 세팅이다. 인듀어 페인의 대미지 감소와 피격이상 면역 능력은 본인의 안정성을 크게 올려주고 스킬을 캔슬되지 않게 해주며, 적의 방어력을 10초마다 6초씩 감소시킬 수 있어 본인의 대미지 상승은 물론 파티에도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딜사이클을 정형화시키는 방법으로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한 세팅을 하나 소개해볼까 한다. 다만 보편적으로 사용하던 세팅과는 거리가 멀며, 기존 세팅에 비해 나쁜 부분도 있다. 또한 추가 밸런스 패치를 통해 사용이 불가능해지거나 더 좋은 세팅이 등장할 수도 있으므로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사멸의 대지 6세트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디스트로이어



■ 신속은 800 이상, 뇌진탕 트라이포드 채용! 6사멸 최적화 세팅법

치명타 관련 트라이포드가 전무한 디스트로이어에게 보편적인 전투 특성은 치명에 올인한 후 목걸이에서 신속을 주는 것이다. 또한 뇌진탕 트라이포드는 밸런스 패치 이후 상향되기는 했어도 날카로운 벽 및 날카로운 해머에 비해 대미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사멸에 사이클을 최적화시키기 위해서는 800 이상의 신속과 뇌진탕 트라이포드는 필수에 가깝다. 이로 인해 해방 스킬 하나하나의 기대 대미지가 낮아지기는 하겠지만, 사이클에 맞춰 꾸준히 대미지를 누적시킬 수 있어 실전 대미지는 더 높을 수 있다.

이런 세팅을 사용하는 이유는 초기화 가능 효과의 내부 쿨타임이 10초로 고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10초의 배수로 사이클을 세팅한다면 어지간해서는 꼬이지 않고 꾸준히 돌릴 수 있다. 물론 아무리 최적화 세팅을 사용하더라도 10초에서 영점 몇 초씩은 밀리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도 된다.


▲ 사멸의 대지 6세트 효과의 내부 쿨타임은 10초로 고정이다


신속이 800에 10레벨 보석을 사용한다면 퍼펙트 스윙과 사이즈믹 해머의 쿨타임을 20초 미만으로 만들 수 있다. 9레벨 보석을 사용해도 20.37초가 되므로 오차 범위를 감안하면 무방한 수준이다. 만약 8레벨 보석을 사용한다면 신속이 900은 되어야 20.33초의 쿨타임으로 무난한 사이클을 가져갈 수 있으며, 7레벨 보석이라면 신속이 1,000은 되어야 20.26초로 사이클이 돌아간다. 6레벨 보석 이하로도 신속을 더 높이면 사이클을 굴릴 수 있지만, 6사멸까지 제작할 레벨이 되었으면 어지간해서는 7레벨 이상의 보석을 추천한다.

풀스윙의 경우 빠른 준비 트라이포드를 5레벨까지 만들어놨다면, 퍼펙트 스윙과 사이즈믹 해머에서 사용한 보석 레벨보다 2레벨 낮은 보석을 사용해주면 된다. 이러면 10초 이하의 쿨타임을 지니게 되어 매 사이클마다 풀스윙을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집속 스킬들은 7레벨 정도면 무난하며, 보석이 부족하다면 헤비 크러쉬만 우선적으로 장착해주면 된다.


▲ 쿨타임 보석은 최소 7레벨이 필요하다


사이클은 총 두 세트로 이루어진다. 미리 코어를 채워놨다는 가정 하에 첫 사이클은 '드레드노트(6사멸 발동) - 인듀어 페인 - 퍼펙트 스윙 - 헤비 크러쉬 - 그라비티 임팩트 - 풀스윙 - 헤비 크러쉬 - 드레드노트(6사멸 발동)'이며, 두 번째 사이클은 퍼펙트 스윙 대신 사이즈믹 해머를 사용해주면 된다. 패턴이 꼬여 6사멸이 드레드노트 이외의 스킬에서 발동했다면, 그대로 인듀어 페인으로 이어가면 된다.

남은 한 스킬은 점핑 스매쉬나 파워 숄더, 러닝 크래쉬, 파워 스트라이크, 그라비티 포스 중 하나를 선택해볼 수 있다. 점핑 스매쉬는 진입기 및 무력화 보조, 파워 숄더는 진입기 및 회피기, 러닝 크래쉬는 빠른 코어 수급 및 무력화 시너지, 파워 스트라이크는 사이클을 돌리다보면 드레드노트를 남길 수 없기 때문에 카운터가 필요한 곳이라면 채용할 수 있다.

그라비티 포스는 풀스윙 이후 헤비 크러쉬에 자꾸 6사멸이 발동한다면 채용해볼 수 있다. '풀스윙 - 그라비티 포스 1타 - 드레드노트(6사멸 발동)'과 같은 사이클이다. 헤드어택 및 백어택이 없기 때문에, 내부 쿨타임이 지났더라도 6사멸이 발동하지 않아 가능한 사이클이다. 신속이 낮고 스킬 사이클이 익숙하지 않을수록 유용하다. 만약 그라비티 포스를 채용하게 된다면 빠른 발동을 위해 재빠른 움직임과 출렁이는 중력 트라이포드는 필수지만, 1타만으로도 코어 수급이 충분하기 때문에 2타까지 사용할 필요는 없다. 만약 그라비티 포스를 채용한다면 퍼펙트 스윙이나 사이즈믹 해머와 동일한 쿨타임 보석을 사용해야 한다.


▲ 헤드 어택이 없기 때문에 유용한 그라비티 포스


드레드노트로 6사멸을 발동시키는 이유는 총 세 가지다. 하나는 인듀어 페인 효과가 끝났거나 거의 끝나갈 타이밍에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스킬로는 적의 공격에 맞고 날아갈 수 있다. 또 하나는 다단히트기 때문에 6사멸을 안정적으로 발동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킬 자체의 다양성이다. 카운터가 가능하고 부위 파괴도 2레벨에 무력화도 나쁘지 않아 6사멸 발동 용도 외에도 여러모로 활약할 수 있다.

퍼펙트 스윙과 사이즈믹 해머를 뇌진탕으로 사용하는 이유 또한 세 가지다. 하나는 거리를 재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게 되면 헤비 크러쉬 혹은 풀스윙에서 6사멸이 발동될 확률이 높아진다. 퍼펙트 스윙과 사이즈믹 해머의 대미지를 높이는 것보다 사이클을 빠르고 깔끔하게 굴리는 것이 좋을 때가 훨씬 더 많다. 또 하나는 스페이스를 아낄 수 있어 이후 패턴에 손쉽게 대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카로운 해머와 날카로운 벽의 실제 딜링이 뇌진탕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본인이 거리를 잘 잰다고 해도 끝딜을 맞추다 보면 보스 패턴에 따라 헤드어택이 무산되거나 아예 스킬이 빗나가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물론 헤드어택 끝딜을 10번 중 7~8번 이상 맞출 수 있다면 뇌진탕보다 실제 딜링이 높을 수는 있으므로, 비교적 사이클에 시간 여유가 있는 사이즈믹 해머는 날카로운 벽으로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 상황이 따라주지 않으면 딜이 크게 내려가는 날해, 날벽과 달리 뇌진탕은 꾸준히 높은 딜링을 보여준다


룬의 경우 스킬 사이클이 깔끔하기 때문에 단죄와 심판, 속행은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인듀어 페인에 집중 룬을 사용한다면 마나가 거의 부족하지 않지만, 부족한 일이 잦다면 헤비 크러쉬와 그라비티 임팩트에 단죄와 심판을 사용해 마나를 수급하는 방법도 있다.

드레드노트는 인듀어 페인의 효과가 끝날 때 사용하는 경우가 잦다. 따라서 강인함 트라이포드와 수호룬을 이용하여 생명력 손실을 줄일 필요가 있다. 그라비티 임팩트의 수호는 다소 의아할 수 있는데, 헤비 크러쉬의 경우 해방 스킬 이후에 사용하므로 해방 스킬 실드가 남아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실드가 필요 없다. 하지만 그라비티 임팩트를 사용할 때는 해방 스킬 실드가 꺼질 타이밍이므로 수호를 채용하여 생명력을 보다 아낄 수 있다.

이외에는 일반적인 룬 구성을 사용해주면 된다. 선택 스킬인 파워 스트라이크와 점핑 스매쉬, 파워 숄더, 그라비티 포스는 사용률이 낮기 때문에 정화나 광분, 압도, 집중 등 원하는 룬을 채용해주면 된다.

트라이포드의 경우 풀스윙의 빠른 준비는 반드시 4레벨을 사용해주어야 한다. 이외에도 집속 스킬의 행운의 코어 트라이포드와 인듀어 페인의 중력 강화 및 건강한 정신, 해방 스킬의 대미지 트라이포드 또한 레벨이 높을수록 좋다.


▲ 그라비티 임팩트와 드레드노트에 수호룬을 장착하면 무한 실드가 가능해진다

▲ 6사멸 최적화 세팅 예시, 점핑 스매쉬나 그라비티 포스를 채용한다면 헤비 크러쉬는 7로 내리자



■ 아무튼 머리를 보자! 6사멸 최적화 세팅 실전 사이클

6사멸 세팅의 가장 큰 장점은 전투 태세 워로드와 유사하게 적의 머리에서 대부분의 공격을 몸으로 버텨가며 사이클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이다. 드레드노트와 그라비티 임팩트에 수호 룬을 채용한다고 한다면 상시 피격이상 면역 및 실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날해와 날벽을 채용하지 않으므로 거리를 조절할 필요도 없으며 정면에서 우직하게 버틸 수 있다.

사이클이 '드레드노트(6사멸 발동) - 인듀어 페인 - 퍼펙트 스윙(사이즈믹 해머) - 헤비 크러쉬 - 그라비티 임팩트 - 풀스윙 - 헤비 크러쉬(그라비티 포스) - 드레드노트(6사멸 발동)'로 정형화되어있기 때문에 꼬일 염려도 거의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물론 실전에서는 적의 이동이나 특수 기믹 등으로 사이클이 꼬일 수는 있다. 이 경우 당황하지 말고 6사멸 발동 타이밍에 인듀어 페인을 사용하는 것만 잊지 않는다면 바로 사이클을 복구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헤드 포지션을 꾸준히 잡아주는 것이다. 인듀어 페인을 제외하면 집속 스킬에 백어택 공격이 없기 때문에 헤드 포지션은 필수 중의 필수다. 상시 헤드 포지션이 어렵다면 최소한 6사멸 타이밍에는 헤드 포지션으로 복귀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좋다. 6사멸 타이밍은 인듀어 페인의 남은 시간을 보고 대략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상시 피격이상 면역 및 실드라고 해서 무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각종 상태이상이나 잡기 공격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공격들은 사전 체크가 필수적이다. 다행히 뇌진탕 트라이포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스킬 사이클에 회피기가 포함되어있지 않으므로, 비교적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 6사멸 최적화 세팅의 장점

- 상시 피격이상 면역 및 실드 상태 유지 가능
- 회피기가 딜사이클에 포함되지 않아 위급할 때 사용 가능
- 정형화된 사이클이 존재하여 쉽게 적응할 수 있음
- 전투 시간 중 절반 이상을 적 방어력 감소 24% 상태로 만들기에, 파티 기여도가 매우 높음
- 위와 같은 장점들이 유기적으로 엮여 대부분의 콘텐츠에서 안정적인 딜량을 보여줌

■ 6사멸 최적화 세팅의 단점

- 어느 정도의 보석 레벨과 유물 풀세트가 필요하므로 스펙이 낮으면 사용 불가
- 날카로운 해머와 날카로운 벽을 사용한 스킬 트리에 비해 최대 딜량은 낮은 편
- 헤드어택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파티 구성 및 보스 패턴에 따라 사이클이 늘어질 수 있음
- 스킬 사용 순서가 사이클에 따라 강제화되므로 자율적인 스킬 사용이 어려움



▲ 머리에 붙어서 최소한의 패턴만 회피하고 자신의 사이클을 굴리면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