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블리자드는 불타는 군단이 본격적으로 아제로스를 침공한다는 것을 연출하기위해, 소군단 패치에서의 군단 침공 이벤트, 직업 연맹 대장정, 그리고 부서진 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불타는 군단의 마수 들을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불타는 군단이 어마어마한 침공을 하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와닿지가 않죠.

저는 왜 이렇게 되었는가 생각을 해봤습니다. 크게 두 개의 원인이 있던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불타는 군단이 약방의 감초같은 '들러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군단 확장팩의 무대가 되는 부서진 섬의 다섯 지역 모두에서 불타는 군단의 악마와 침공을 볼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주적이 되지는 못합니다. 

먼저 아즈스나의 경우를 예로 들면, 초반부에는 파로나아르에서 불타는 군단과 써우지만, 초중반부 부터는 무대가 옮겨지면서, 나이트폴른과 싸우고, 중반부 부터는 나가가 주적이 되면서 결국 아즈샤라의 눈에서 아즈스나 스토리 라인의 종지부를 봤습니다.

다른 곳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발샤라는 엘룬의 사원 쪽에서 불타는 군단의 악마를 딱 하나 볼 수 있고, 주적은 자비우스의 세력압니다. 
높은 산은 핏빛토템 부족을 타락시키면서 군단의 마수를 보였지만, 주적은 다르그룰의 드로그바죠. 
스톰하임에서는 스코발드의 브리쿨들이 주적입니다. 여기서 불타는 군단의 악마들의 존재감은 헬리아의 크발디르들보다도 못하죠.
수라마르 조차도 나이트본이 스토리의 핵심 주체이며, 주적이고, 불타는 군단은 옆에서 거드는 모양새죠.

다음 원인으로 들 사항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먼저, 불타는 군단의 침공이 소군단에서의 군단 침공과 연맹 대장정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아제로스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부서진 섬의 상태가 생각보다 훨씬 양호한 것에서 이상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제로스 전역을 침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불타는 군단이 아제로스에서의 본거지가 있는 부서진 섬을 이토록 제패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상할 따름이죠. 그 많은 병력을 동원하면 될 것을 굳이 기존 토착민들을 타락시켜 회유할려고 하니 말입니다. 게다가 회유시켜 아군으로 만들었지만, 대항 세력이 공격을 하는 것에 충분히 지원하여 막아주지 않습니다. 꽤나 적은 수의 병력을 지원해줄 뿐이죠.

이상이 고대의 전쟁 이상의 거대한 전쟁이라던 게, 제대로 실감이 안날 수 밖에 없게한 이유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 것은 시종일관 불타는 군단하고만 싸우게 만들어 질리게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디자인일 것입니다. 드군 때에도 강철 호드와 싸우는 일이 생각보다 적었던 것과, 리분 때에 스컬지와 싸우는 것이 생각보다 적었던 것과 비슷한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군단 런칭 이전에 블리자드 측에서 했던 예고와 설명들이 허세처럼 느껴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