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에서 아이템 레벨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캐릭터의 강함이 척도가 되는 것은 물론, 던전이나 레이드 진입 시 커트라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스틱이 등장하기 전까지 아이템 레벨을 상승시키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였다. PVE 장비로 불리는 잊힌 전설 장비 세트를 재련하는 방법과 PVP 장비인 명예로운 전설 장비를 재련하는 방법, 그리고 이 둘을 혼합해서 올리는 방법이다. 혼합해서 올릴 경우 세트 효과와 토큰 가격 상 무기만 PVP 장비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아이템 레벨 차이가 존재하지 않은 데다가 각각 장단점이 명확했기 때문에, 본인의 취향이나 상황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스틱 장비인 고고한 안개 세트가 등장하고 판세가 변화했다.


▲ 욘 이후 최초로 등장한 상위 장비인 고고한 안개 세트로 인해 판세가 변화했다


고고한 안개 세트는 동일 재련 상태일 때 기존 장비에 비해 아이템 레벨이 35만큼 높다. 즉 현존하는 최종 장비다. 하지만 재련 재료에 토큰이 들어가기 때문인지 계승도 잊힌 전설 세트에서만 진행할 수 있는 데다가, 영웅에서 전설로 넘어왔을 때와 달리 재련 단계가 유지된다. PVE와 PVP 장비 사이에 아이템 레벨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이후에 등장한 7티어 최종 레이드인 이그렉시온은 925레벨 제한이다. 기존 장비로는 15재련을 성공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수치다. 12재련부터는 난이도가 크게 상승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모험가들에게는 사실상 12재련 고고한 안개 세트만이 유일한 해답이다.

이러다 보니 PVP로 아이템 레벨을 올리던 모험가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아이템 레벨이 낮아 콘텐츠 진입이 어려운 것은 물론, 캐릭터 스펙 차이 덕분에 PVP 콘텐츠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이 당연한 미래였으며,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했어야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중이다.


▲ 이그렉시온은 고고한 안개 세트 없이 진입하기에는 너무나 높은 벽이다


▣ 무너져버린 밸런스, 미스틱과 이그렉시온으로 인한 변화점

PVE와 PVP 장비는 얼핏 좋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취향 및 필요에 따라 원하는 장비를 취사 선택할 수 있던 것이다. 하지만 미스틱과 함께 신규 장비인 고고한 안개 세트가 추가되면서 밸런스가 무너졌다. 미스틱 장비는 기존 PVE 장비에서만 계승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최종 레이드인 이그렉시온이 등장했다. 이그렉시온의 매칭 입장 레벨은 925다. 기존에 PVE 장비로 아이템 레벨을 올렸었다면 12재련 풀세트를 계승하는 것으로 정확히 925레벨이 된다. 12재련 풀세트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목표로 삼을 수 있는 수치다.

반면 PVP 장비로 아이템 레벨을 올렸었다면 미스틱 장비 계승이 불가능하다. 결국 기존 PVP 장비를 계속 재련하여 언젠가 15재련이 성공하기를 바라거나 미스틱 장비를 처음부터 다시 재련하는 선택지만이 남는다.

이런 아이템 레벨의 차이가 단순히 이그렉시온 진입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마엘 대전이나 PVP섬 등에서 PVP장비가 더욱 불리해진 것이다. 기존에도 PVE 장비의 성장이 더 빨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동일 재련 단계에서도 큰 차이가 나게 되었기 때문에 PVP 장비가 PVP에서 더욱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미스틱 장비는 기존 PVE 장비로만 계승이 가능하다

▲ 아이템 레벨 차이로 인해 PVP 장비가 오히려 PVP 콘텐츠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 '정당한 권리를 바란다 vs 욕심이 과하다' 개선책과 쟁점은?

이런 상황이다 보니 PVP 세트로 아이템 레벨을 올린 모험가들은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PVE 장비에 비해 메리트가 너무 낮다는 이유다.

일부 모험가는 PVP장비도 미스틱 장비로 계승되기를 바라고 있다. 잊힌 전설 세트는 엄밀히 말하면 던전 장비고, 미스틱 장비는 레이드 장비인데도 계승이 가능했는데, PVP 장비도 안 될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것은 욕심이 과하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미스틱 장비가 레이드 장비인 것은 맞지만, 재련에 토큰이 사용되고 세트 효과도 잊힌 전설 세트와 유사점이 상당히 많다. 반면, PVP 장비는 미스틱 장비와의 유사점이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상대적 허탈감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골드 소모 없이 편하게 아이템 레벨을 올려놓고 PVE 장비와 같은 라인에 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미스틱 장비로의 계승을 바라는 측에서는 PVP 장비가 골드 소모만 덜했을 뿐 시간이나 심력 소비는 PVE 장비 이상이었기 때문에 상대적 허탈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PVE 장비 재련에 필요한 골드는 PVP 장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스틱 장비처럼 더 상위의 PVP 장비를 원하는 모험가도 있다. 티어2 당시에도 레이드 장비가 가장 먼저 나오고 여타 장비가 뒤늦게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PVP 장비가 이후에라도 도입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하지만 상위의 PVP 장비가 나온다면 획득 및 재련 난이도를 맞추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6극 이후의 계급 유지 비용을 감안해본다면 획득 및 재련에 6극 이상을 요구할 경우 극히 일부의 모험가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하여 6극 이하를 요구할 경우 현재 장비와 동일한 난이도라는 문제점이 있다.


▲ 티어2 상위 전설 장비 업데이트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이템 레벨 외에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춘 개선책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PVP 세트를 착용할 경우 PVP에서 메리트를 달라는 것이다. 현재 PVP장비가 PVP에서 메리트를 가지는 것은 머리와 하의의 12단계 재련 옵션뿐이다. 사용하기에 따라 나쁜 옵션은 아니지만, 아이템 레벨 차이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PVP 세트라는 이름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히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PVP를 메인 콘텐츠를 즐기고 이에 따라 PVP 장비를 사용하는 모험가들은 티어2 때처럼 강력한 세트 옵션 등으로 PVE 세트에 대항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자주 나오는 개선책은 6세트 효과의 추가다. 기존 방식을 변경하기 어렵다면 6세트 효과를 통해 PVE와 PVP 장비의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PVE 방어구에 PVP 무기를 조합해서 사용하는 방식도 막을 수 있다. 다만 이제까지 장비를 조합해서 올라온 모험가들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페널티에 가까운 처사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도 있다.

※ 장비 간 균형을 맞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개선책을 들려주세요.


▲ 6세트 효과를 포함해, 사용처에 따른 차별화를 보여줬던 티어2 장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