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론 과도한 P2W 구조를 피하고 유저 간의 격차를
줄이려 했던 의도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스펙 차이로 게임이 무너지는 것을 막고, 진입장벽을 낮춰서
라이트 유저까지 안고 가려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 간의 충돌과 직업별 역할을
고민하지 않은 채 진행된 평준화가
최악의 역효과를 냈다. 

1. PVE 를 먼저 보자.

파밍 구조에서 가장 큰 고민은, 많은 재화와 노력을 들여
맞추는 제작 장비 인던 장비 사이의 간격 조절이다.

격차가 너무 크면 진입장벽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반대로
격차를 좁히면 성장의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 타협점으로 내놓은 결과물이 현재의 구조다.
많은 노력을 들여 세팅한 제작 장비와 인던 드랍 장비의

차이가 조율 옵션 1개 수준에 불과하고
잠재력으로 일부 메워지는 형태가 되어버렸다고 본다. 

결국 초기 성장을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은
유저일수록 굳이 이 장비를 맞출 이유가 있는가에
회의감이 들게 되는건 당연.
뚜렷한 메리트나 동기부여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특정 직업이 딜을 독식하는 것을 막겠다고
모든 클래스의 실전 딜량을 비슷하게 평준화해버리니

직업마다 존재해야하는 개성과 장단점이
통째로 뭉개져버렸다.

리스크가 큰 근딜이든, 안전한 원딜이든
튼튼한 탱커든 역할군이라는
개념 자체가 의미를 잃었다.

2. PVP 역시 마찬가지. 

순식간에 죽는 불쾌한 경험을 줄인다고 전체적인
교전 시간을 늘리고 회피 시스템을 억제하면서
명중 위주 환경을 유도하고

생존력이 취약한 직업군에는
교전 중 이탈하거나 재정비할 수 있는
고유의 탈출 메커니즘을 부여하려고 했을것이다

대표적으로 궁성, 정령, 마도를 보면된다.
물론 살성도 있다. 

근데 문제는 킬 결정력은 평준화로 뺏어갔으면서
물몸인 살성 생존력은 바닥으로 떨어뜨려 놨다는 거다. 

탈출 기제랍시고 여러 스킬과 직접적으론 암영보에
회피와 은신을 달아주긴 했지만

기본 회피 자체를 죽여버린데다 간파의 씨앗을 
무분별하게 뿌려놓아서 기껏 쓴 탈출기마저
머리채를 잡히고 즉사하는 꼴이되버렸다. 

원거리라는 절대적인 안전장치를 가진 원거리 직업들은
여러 방법으로 기회를 벌릴수있지만 살성은?

그냥 체급 높고 유지력 좋은 특정 직업들만 살아남는
극도로 단조롭고 불합리한 환경으로
귀결되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PVE 에서는 성장의 가치와
직업별 역할군을 무너뜨렸고

PVP 에서는 리스크에 상응하는
리턴과 긴장감을 지워버렸다

과도한 격차를 줄이고 진입장벽을
낮추려던 의도 자체를 무조건 틀렸다고
비난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 클래스가 짊어진
고유의 페널티와 위험도는 고려하지않고

그저 딜량과 시스템 수치만 조정해서
억지로 평준화를 시도한 결과는
너무나 처참하다.

결국, 초기부터 많은 시간과 재화를 쏟아부으며
높은 피지컬로 피로도를 감수해 온 유저들을

가장 바보로 만드는 기형적인 형태만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게임이 지향하던 방향성은 
결국 모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기본이 안되어있거든.

이 모든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정성도 없이 
AI가 뱉어낸 무미건조한 수치에 
밸런스를 내맡겨버린 안일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