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돈을 받아가는 기업은 그에 상응하는 좋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시장경제에서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명제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는 서비스를 소비하지 않게 되고 서비스 제공자는 이익 창출에 실패하겠죠.

그러나 여기서 예외 상황이 있습니다. 바로 독과점인데요, 독과점 상황은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불리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왜냐하면 당연하게도 소비자의 서비스 선택 기회가 줄어들 것인데, 만약 해당 서비스가 높은 기호성을 띄거나 실생활에 필수적이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의 질에는 만족하지 못하나 그렇다고 소비하지 않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독과점은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 동시에 소비자에게 매우 불리한 경제체제의 한 형태입니다. 그래서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가하여 시장경제를 이끌어 왔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피파온라인4의 상황은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좋지 않습니다. 현재 온라인 축구 게임은 피파온라인4 단 하나, EA와 배급사 넥슨이 함께 독점 중입니다. 개발이 매우 어려운 축구 게임 특성상 온라인이 아닌 콘솔에서도 두 개의 게임만이 서비스 중일 정도로 새로운 서비스 제공자의 진입이 지극히 어렵고 게다가 그 두 게임 중 하나만이 온라인으로 성공하는 등 온라인으로의 이식도 매우 어렵기 때문에 독점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 독점 상황에서 소비자가 매우 불리한 이유는 여러 스포츠 중 우리나라 남성이 가장 많이 좋아하는 종목이 축구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게임으로도 즐기고 싶어합니다. 예전부터 이러한 수요가 꽤 많아 국내의 여러 스포츠 게임이 성공했고 피파온라인도 오랜 시간 동안 PC방 점유율 최상위권에 위치하며 사랑받았습니다. 하지만 EA와 넥슨이 독점하는 축구 게임 시장 여건 상 축구 게임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는 철저하게 게임사의 을의 위치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EA나 넥슨은 얼마든지 독점을 이용하여 소비자를 옭아맬 수 있는 위치입니다. 실제로 현재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은 게임사가 독점작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방만한 운영,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확률에 기반하여 과도한 과금유도를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규제를 통해 소비자를 보호한다고 했는데, 현재 소비자들은 이러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 전반적인 인식 뿐만 아니라 입법부 차원에서도 게임은 그렇게 좋은 인식이 아니기 때문에 넥슨이 이슈가 되지 않는 선에서 야금야금 독점 형태로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일부 소비자는 게임을 접거나 과금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이것은 쉬운 문제가 아닌 것이, 앞서 말했지만 좋아하는 스포츠를 게임 상에서 즐기는 것과 게임을 하면서 더 잘 하고 즐겁게 하기 위해 소비자 본인의 여유에 따라 과금하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로서 포기하기 힘든 것들입니다. 실제로 온라인 게임의 대부분은 가상세계에서의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켜주는 재미를 가지고 소비자를 모으며, 모인 소비자들에게 과금하도록 유도하며 이익을 창출합니다. 이는 온라인 게임을 운영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체제 안에서 소비자는 좋은 게임을 선택하고 과금하여 재미있고 즐거운 게임 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온라인 게임에 재미가 떨어지면 소비자는 떨어져 나가고 이익 창출이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온라인 게임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데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피파온라인은 다른 온라인 게임과 다르게 독점이라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다른 게임을 선택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하여 과금을 하지 않으면 게임을 잘, 즐겁게 하기 어렵도록 하는 운영을 이어가면서 소비자를 전혀 위하지 않는, 온라인 게임으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운영방식을 고수해 오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축구 게임을 즐기고 싶기 때문에 아예 접기도 어렵지만 다른 축구 게임이 존재하지 않아 선택의 여지가 없고, 과금을 하지 않으면 쉽고 재밌게 게임을 즐기기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과금을 해야 하는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쉽게 예를 들면, 이동통신사가 국내에서 단 한 곳이 독점하고 있고, 새로운 서비스 경쟁자 진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스마트폰이라는 IT 시대 최고의 전자기계를 사용하지 않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스마트폰의 장점을 모두 알고 있고, 없으면 심적으로 불안해지는 현상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동통신사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유료 부가서비스로 제시하고 비행기 모드 설정 시 요금이 지출되며 유심 칩이 한 달 주기 유상 교체가 필수적이면서 통화 품질과 무선인터넷 품질이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최악이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신이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이동통신사는 전국민이 이용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공론화가 가능하고, 그렇다면 입법부에서도 제도 수정 및 규제를 빠르게 가할 것입니다. 이 부분만은 확실히 피파온라인4와 다르겠죠.

결론으로는 현재 피파온라인4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EA와 넥슨의 을이며 게임사는 절대적 갑의 위치 및 사회적 분위기를 교묘하게 악용하여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독점이 깨지거나 국가 차원에서의 게임 업계에 대한 규제가 가해지거나 또는 모든 소비자가 일치단결하여 게임을 불매하여 게임사의 이익 창출을 방해하는 방법이 아니면 해결되기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