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출항할 수 있는거야? 레이날드. 난 너무 오래 기다렸어


 - 이번 여름이 끝나갈 때 쯤으로 봐야죠.


 - 지금은 초여름인데?


 - 그만큼 오래 준비해야 선박에 무리가 잘 안가요. 세라.



 세라가 [행운]호의 크로스자리에 앉아 사과를 베어물며 레이날드에게 던진 말이였다. 레이날드는 돛줄을 다느라 바빠보였지만 세라의 모든 말에 일일이 대꾸해줬다.



 - 세라, [행운]호를 이끌고 어딜 갈껀가요?


 - 어디든지 좋아, 어디가 좋겠어??


 - 힘의 제국 녹서스는 어떤가요? 그곳은 진짜 강한자들이 제국을 지배한다고 해요. 덕분에 군대는 아주 강력하구요.


 - 나쁘지 않네.... 또?


 - 얼음나라 프렐요드, 그곳은 멧돼지를 타고다니는 부족과 얼음을 화살로 쓰는 부족, 그리고 얼음 마녀가 있대요.


 - 잘 알고 있어


 - 기계로 최신화된 기술을 가지고있는 자운.........


 - 됐어, 알만해 깡통같은 곳이지........






 세라가 말줄을 끊어버렸다. 자신이 자운의 무역선에 잡혀있던 끔직한 기억들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빌지워터에 없는 동안 그녀는 자운의 무역선에서 온갖 뱃사람 잡일을 도맡아 했다. 덕분에 배에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깨우치게 되었지만 일이 험하고 거칠어 같이 잡혀 일하던 아이들의 목숨을 잃기도 했다. 결국엔 목숨을 무릎쓰고 탈출에 성공했지만 같이 탈출한 녀석들 중 작고 연약한 남자얘 하나가 생각났다.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서로 믿고 의지하여 형제처럼 지내던 사이였다. 그녀석은 어떻게 되었을까? 세라는 먹던 사과를 갈매기에게 마저 줘버리고 [행운]호에서 뛰어내렸다. 세라 포츈의 인생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을때 그녀는 뜨거운 사랑을 하게 된다. 사랑은 그녀만큼 정열적이고 매혹적이였지만 비밀스럽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녀의 사랑은 룬테라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