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모르시는 분들 계실까 봐 적어요. 드림물은 원작에 자신이 만들어낸 캐릭터, 즉 자캐가 들어간 팬픽이에요. 이런 거 싫어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부족하지만 잘 봐주세요.
(드림 NL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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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오늘은 높으신 분들과 회의가 있어요."

나는 음식이 담긴 그릇을 식탁에 놓고 앉으며 말했다.

"그래? 참석하지 마."

탈론은 내가 차려 놓은 아침을 먹기 시작하며 대꾸했다.
명령이 아닌 제안이었다.
전에도 탈론 때문에 내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참석하지 않았었고, 탈론은 대놓고 무시해 모임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었다.
그게 미안했는지 제안하는 투로 말한 것 같았다.

"몇 번이나 참석을 거부하는 건데… 한 번이라도 나가 봐야죠. 게다가 드 쿠토 장군님도 나오십니다."

나는 애써 회유하려 말해보았다.

"알고 있어."

뭐, 탈론은 그의 직속이니 당연히 알고 있었겠지.

"그래도…"

"중요한 일은 내가 가서 보고 받으니 공적인 자리에 나갈 필요 없단 말이야."

"다른 분들은 안뵈려고요?"

"싫다니까. 녹서스는 녹서스고 장군님은 장군님이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을 버린 녹서스에게 적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흔히 그것을 남용하고, 실력 없는 자들에게 세습해 권력을 약화시키니 그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싫을 것이니 말이다.

"길드장이나 그런 사람들만 나오는 게 아니에요. 드 쿠토 장군님처럼 정당한 실력으로 자리에 오른 사람들도 나온다니까요."

"말만 그렇지."

"탈론…"

나도 모르게 그의 이름이 입에서 나와버렸다.
왜 그랬는지 몰랐다. 말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예의 차원애서 그를 설득시키려 하는 것이지, 나에게 큰 이익이 되거나 좋은 일을 바라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우리는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일은 드물었다. 불러도 나는 그의 입에서 내 본명을 커녕 가명을 사용한 일도 매우 드물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내가 그를 부를 때는 '에이던 씨' 아니면 '탈론 씨'처럼 꼭 호칭어를 붙여서 불렀다. 나와 나이가 같고 몇년 동안 같이 지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사용했다. 습관인 듯했다.
하지만 지금은 뭐였을까.

그는 움직임을 멈췄다.
나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그의 동결에 당황해 그를 쳐다보았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이 지나가버렸다.
꿈이었던 것처럼, 탈론은 시선을 옮기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숟가락을 입에 가져갔다.
우리는 묵묵히 식사를 마저 끝냈다.

***

"다녀오겠습니다."

채비를 한 후에 나는 문 같지 않은 정문을 열고 좁은 통로 안으로 뛰어들었다. 욕심 많은 길드장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잘 숨겨진 곳에 살아야 했다. 그래서 이런 출입의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어이."

나지막히 들렸다. 작았지만 분명 탈론의 목소리였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다시 방을 쳐다보았다. 탈론의 옆모습이 보였다. 불이 어두워 얼굴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

"……?"

말을 하지 않자 나는 다시 돌아서 가려 했다.
철컥 소리와 함께 닫히는 문. 그 직전에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