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오브페이트
2017-02-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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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정체성 수정판 30화 <희망 VI>
엘리스는 고개를 끄덕인다음 집주인의 등뒤에 섰다. 집주인은 창문을 짐으로 막아놓은다음 창고문을 막았던 물건들을 치워냈다. 문은 이음새가 덜걱덜걱해질정도로 손상이 났고 둔기로인해 크고작은 구멍이 여러개 나있었다. 구멍사이에는 이쪽을 들어오기위해 눈에 불을켜고 있는 주민들이 있었다. "어? 너는 뭐냐. 왜 그 여자앞에 서있는거지?" "으악!" 그의 팔에 지닌 간이 검차가 전방의 주민들을 향해 돌진할때 그들은 대책없이 살에 찔리거나 공격을 피해서 비의도적으로 길을 터주었다. "뭣들하는거야! 우리의 목표는 저 남자가 아니라 뒤에서 쫄쫄거리며 따라오는 마녀다!" 그 돌진이 가장 최선의 무모한 방안이라는 상황임을 가정해도 객관적으로 볼 때 두 사람은 주민들의 열의에 굴복당할 시나리오에 처하고 말았다.
집주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과같은 대담한 태도로 난전에 응하는 주민들을 보고 이를 악물수밖에 없었다. '...' 그리고 그것은 그의 뒤에 무기력한 상태로 따라오고있는 여자도 마찬가지. '스킬을 쓸 수 있었으면... 여기에 있는 주민들만 있는게 아니야. 창고쪽에 있는 사람들까지, 이 집을 둘러싼 사람들... 아니 이 거리를 아예점령해버릴 정도의 인파면 아직도 갈길은 멀어...' 엘리스는 만약 자신이 스킬을 쓸 수 있는 상태라면 지금 이상황을 어떻게 타개해나갈것인지를 상상해보았다. [[이 때 부서지기 일보직전이었던 문이 갑작스레 열리더니 엘리스와 집주인이 튀어나왔다. 그 둘은 싸움보다는 탈출에 전력을 기울였고 사람들은 그를 허용해줄 수 없다는 듯이 그 뒤를 쫓아갔다. 그 주민들 중 한명이 속도가 좋아서 용케 엘리스를 잡으려 했으나! "크... 배신자인가..." "거의 다 잡았군요." 여전히 무리들의 반응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수로 절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셨나봐요?" "웅얼웅얼..." '주문?' 그 와중에도 엘리스는 무언가를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집주인은 엘리스에게 영문을 알려 했다. "가능한 높이 뛰어요." "우아아악!"
'으...' 지금의 자신과 조금 다른 캐릭터로 설정된듯하지만 큰 어려움없이 도주할수 있음은 분명했다. "흐아앗!" "흐아 - 핫!" 간이 검차의 측면으로 주먹을 날려 화살의 몸통을 꺾어버린다음 좌판에 주먹을 날려서 의자를 통째로 부숴버리는 장정의 근력에의해 무산되었다. 엘리스는 오른쪽 어깨를 부여잡은채 주민들이 휘두르는 무기들을 피하고있었다. 주민들의 힘과 스피드는 엘리스보다 우월했지만 전장에서의 경험에 의하면 그들의 공격은 획일적이거나 예측가능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피하기만해선 주민들을 돌파할 수가없었다. '신경독도 못쓰고, 고치도 발사를 못해. 그럼 어쩌자는거지? '위험한 새기거미'같은 경우는 새끼거미를 소환하는 능력과 그들을 폭발물로 만들법한 마력이 필요해. 숙련 난이도는 앞서 두 스킬보다 덜하지않아. 그럼 난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내가 이곳을 빠져나가야하는데 왜 내가 해내지 못하는거냐고. 난 뭘 할수있...' 엘리스의 가슴에 나무몽둥이가 그녀의 피부를 빠르게 접촉했다. 엘리스는 자신의 무력함에 몸부림치는것도, 자신이 뭘 할수있는지에 대한 생각도 끊겨버렸다. "챔피언!" '자신의 안전을 다른사람에게 맡겨야하는 나 자신이 싫다.
왜 스킬이 사용돼지 않는거지. 내가 쓸 수 있는 스킬은 뭘까. 그 스킬이 과연 이 상황을 타개해나갈수 있을까.
신경독도, 고치도, 말할것없이 거미폭탄도 쓰지못하는데.' 잠깐. 만약 나를 전장에 입성한 챔피언이라고 생각해보자.
아이템도, 스킬포인트도 투자하지않은 상태에서도 나는 기본적으로 스킬 1개가 찍혀있었다. 그것이 현실과 같다면...'
순간 엘리스에게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녀의 양어깨와 허리에 붙여져있던 모형 거미다리들에 살과 두께와 무게가 가해졌고 그녀가 머리에 쓴 투구는 그녀의 이목구비까지 내려와서 얼굴을 가렸다. 다섯개의 손가락은 하나로 뭉쳐진뒤 거미의 다리처럼 견고해졌다. 그녀의 몸통이 풍선부풀어오르듯이 커지는동시에 그녀를 감쌌던 검은색 옷이 갑옷처럼 굳어졌다. 주민들은 구타당해서 몸을 움츠려야할 상대가 오히려 몸집이 커지고있음에 정체모를 두려움을 느꼈고 그 절정은 엘리스가 거미 형태로 완전히 변한 다음에 다다랐다. "뭐... 뭐야!" 성인남성만한 크기를 지닌 거미는 오른쪽 다리를 아래로 숙인뒤 있는힘껏 주민들을 향해 처올렸다. 거미의 오른쪽에 서있던 주민들은 4개의 다리를 맞고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대부분의 체형을 생각하면 말도안돼는 힘이었다. "이것이... 거미형태."
"제 위에 타세요." "아... 네!" "캬아악!" "제가 내려오겠습니다. 엘리스님의 상처부위를 자극할수 없어요! 내려서 저도 같이 싸우겠습니다." '엇? 한쪽 발들을 단번에 들어올렸다?' 비교적 다리들의 상태가 양호한 왼쪽 다리에 일순간의 무게를 지탱해 몸을 세로로 세워서 통과했다. 오른쪽다리들이 문의 윗턱에 걸려서 이까지 밖으로 빼내는데에는 시간이 걸렸으나 인간 형태로 나오는것또한 부담이 컸기때문에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그 둘을 맞이하는 상대는 집안으로 들어온 수보다 더 많은 주민들이었다. 칼과 몽둥이는 기본이었고 투창용 창까지 손에 쥐고있는 상대. 거미상태의 엘리스는 전후좌우를 둘러본다음 집주인에게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말했다. "제 배를 꽉잡으세요." '...!' 엘리스는 다리를 이리저리 돌려서 주인의 집을 향해 방향을 돌린다음 그 집을 올라타기 시작했다. "창을 얼른 던져!" 이를 보고만있을수 없는 주민들의 공격이 이어졌고 벌써 거미의 여러 부위에는 창들이 꽂혀버렸다. 거미는 단말마를 내지르면서 비틀거리다가도 멀쩡히 움직일 수 있는 다리들을 활용해 지붕까지 올라갔다. "하아...하아..." 지붕까위인데도 날아오는 창들이 있지만 굴뚝이나 경사진 지붕의 특성상 그들에게 피격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주변이...' 엘리스는 주택가의 밀집도를 눈에 새겨뒀다. 아파트나 빌라같은 개념이 이곳에는 희미한것 같고 주로 개인주택들이 많은 낮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특히 골목가에 세워진 건물들은 더욱 낮은 높이를 지녔고 건물간의 간격도 좁았다. '저쪽이다.' 거미 형태를 띄고있는 엘리스와 그녀의 배에 올라타있는 집주인. 이 둘은 서둘러 지붕 위를 달려나갔고 주민들은 이를 올려다보며 그들을 추적했다. 밑에서 화살이나 창따위를 던지면서 따라오는게 고작이었지만 주민들끼리 무슨 연락망이 있는지 점점 둘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져 사다리를 활용해 옥상이나 지붕, 심지어는 굴뚝에서도 대기를 하는 공세를 보였다. 한번은 그녀가 앞으로 나아갈법한 건물들에 한명씩 올라와서 방어진을 세웠지만 이는 부상을 감수하는 돌격으로 끝내 지나쳤고 사람들이 이동하기 힘든 골목가의 건물에서 시간을 끄는등 제법 영리하게 이동해왔다. 그런 슬기로운 돌격에 지장을 준 요소는 다름아닌 엘리스의 체력이었다. 이동속도가 점점 줄더니 건물하나 통과하는데도 쩔절매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더... 더이상은...' 집주인을 태운 거미는 다리에 힘이 풀려 엎어지고말았다. 4쌍의 다리 모두 후들거리는 상태였으니 더이상의 도주는 어려웠다. 집주인은 자신의 집을 나올때부터 엘리스의 다리가 떨려왔음을 보았기에 차마 눈뜨고 못볼 지경이었다. '말리고 싶었지만... 나보다는 자신의 생존이 우선이었을테고 그와중에 나를 버릴수도 없다고했겠지.' "엘리스님, 엘리스님!" 엘리스는 거미 형태로도 인간의 말을 구사할수 있었지만 목소리가 더 울리고 발성이 흐려기에 대화하기에는 지장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온힘을 다쓴나머지 거미 형태로써는 도저히 인간의 말을 할 수 없었다. 집주인은 거미의 배에서 내려온다음 얼굴이 있는곳으로 가서 말을 걸었다. "정신차려요. 거의 다 왔어요! 이정도면 더이상 사람들에게 쫓기지 않고 이동할 수 있어요. 어서 움직이세요!" "도망가세요. 얼른... 저는 이제 아닌거 같습니다." 집주인은 알고싶었다. 이 사람과 처음 만났을 당시 바보같이 도주자의 눈을 보고 이 사람의 편이되었다. 여기서 의문은 연장선을 그려냈다. 자신의 집에서 베풀어준 호의에 반응이 없던 이사람은 어째서 그녀의 잔혹한 이야기를 꺼리낌없이 얘기해주고 생사의 기로에 섰음에도 자신의 안전까지도 신경을 써준걸까. 엘리스는 인간으로 돌아온뒤에도 거미가 쓰러졌던대로 엎어진 모습 그대로 있었다. 걷기는커녕 일어나기도 벅차보였다. "챔피언님, 어째서 제게 이런 태도를 보인거죠? 처음보는 사람에게 자신의 얘기를 꺼리낌없이 할수있고 이런 무모한짓을 왜 한겁니까?" 엘리스는 옥상에 박혀있는 자신의 얼굴을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몸을 낮춘채 자신의 눈높이를 맞춰주면서 무언가를 말하고있는 집주인의 얼굴이 비췄다. "저는 당신을 살려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당신은 제게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준 사람이에요. 계속 앞을 볼 수 있게 만들어줬잖아요.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비록 무력한 마법사지만, 제게 그렇게 신경을 써온 사람이 위기에 처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이 사람...' "저기 마녀와 배신자가 있다!" "가세요. 아무리 배신자라해도 저들의 본목적은 저입니다. 그러니..." 엘리스는 겨우 상체를 들어올려 집주인을 바라봤다. 그런 그녀에게 여러발의 화살이 꽂혔다. 집주인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으로 다가오고있었다. 집주인은 살아야만했다. 물론 그는 엘리스도 살아남아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살아남을 방법은 없었다. "가세요... 얼른!" '다행이다... 저런 사람을 만나서.' 엘리스의 등에 창이 꽂혔다. 지금껏 맞아온 타격감과, 팔다리에 박혀온 화살들보다 더 강한 충격이었다. "엘리스 챔피언!!!" <글쓴이의 말> 이번주는 하루에 한편씩 글을 올렸네요. 여기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수능이 끝난 주부터 주 2회연재를 해왔는데 지난주에는 한편밖에 올리지못해서 다른 한편을 월요일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화요일 수요일은 이번주 분량을 올렸죠. 목요일 그리고 오늘올리는편은 다음주 분량인데 제가 다음주에 사정이 생겨서 글을 올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것까지 당겨서올리니 일일연재가 되었더군요.
이번화의 스크롤 내리느라 수고하셨고 ctrl + c => ctrl + v 형식의 단조로운 문체를 감당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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