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쓴이입니다.


드디어 작품이 끝났습니다.


저퀄리티의 문제와 허접한 작품성, 늘어지는 연재에도 이 작품을 봐주셨던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드디어 저도 제 머리속에 있던 엘리스를 글로 구상하면서 떠나보낼 수 있게되었습니다.


최대한 간단하게 적으려고했지만 쓰고싶은게 많아서... 순차별로 작성하겠습니다.



1.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제가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을 시작했을 때 당시 신챔피언이 엘리스였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관심과 애착을 가진 캐릭터였고요.


한창 롤에 대한 세계관을 파고다니던 시절, 제 친구에게서 '엘리스도 사실 그림자 군도를 두려워한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몇 년 후, 영문 롤 위키에서 '엘리스가 썩은 아귀와 직접 대화를 한 적이 없다'는 정보를 얻었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신과도 제대로 된 의사소통없이 챔피언활동과 종교활동을 벌인다?'라는 나름의 각색을 토대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또한 여러 작품에서 색기담당의 캐릭터가 악역이나 아군측 사이드 조연으로 취급받았던 것에


'그럼 내가 한번 이 캐릭터를 주연급으로 만들어서 선역화시키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또 하나의 이유였고요.


그리해서 처음엔 10편짜리로 작품을 구상했는데요.


당시의 작품을 읽어본 친구가 개연성부터 엔딩까지 많은 문제점을 들어서 혹평을 내렸습니다.



ex) 당시 스토리에서 그림자 군도의 떡갈나무를 본것만으로 프렐요드에 있는 마오카이를 찾아내서 도움을 요청한다든가,


마지막에 임팩트나 큰 의미없이 '나는 엘리스다'라고 선언하는 엔딩이라든가... 리신의 협조동기나 카사딘과의 관계에서 지적된 개연성 등.



게다가 남들과는 다른 삶을 꿈꾸겠다면서 자신의 진로조차도 계획하지 못한 채


다른 친구들처럼 판에 박힌 대학입시를 준비했던 당시의 우울했던 생활이 작품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고,


때마침 인상깊게 접했던<강철의 연금술사>가 가해자 비판에 대해서 매우 무겁고 진중하게 다뤄졌음을 보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만으로 악역을 선역화'시키려했던 제 작품에 자괴감이 들어서 처음부터 다시 글을 썼습니다.


그게 바로 처음으로 연재를 시작한 여왕의 정체성이었습니다.



* 녹서스가 작중의 배경으로 추가되었으며, 르블랑과의 접촉과 필트오버에서 만난 마오카이, 소환사들의 개입 등은 이 때 추가되었습니다.



원작에 비해서 약체화되어 묘사되거나 싸움의 스케일이 적다고해도, 나름의 각색과 해석을 중시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작품은 만들 때 참고를 한 작품은 중학생 때 인상깊게 봤던 <본 시리즈>와


같은 시기에 몇 번이나 정주행할 정도로 재밌게 봤던 <레지던트 이블 실사영화 시리즈>입니다.


제목부터 <본 아이덴티티>와 유사하고, 본의 상황과 <레지던트 이블>의 주인공 이름이 '엘리스'인걸 생각하면 엄청난 영향을 받았죠.



1.1. 초회 연재물과 수정판과의 차이점?


필트오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인물들의 등장, 여정에 걸맞는 여러 오리지널 에피소드들이 추가되었지만,


'정신 기생'. 이 하나로 모든게 설명됩니다. 첫 연재때는 이중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설정밖에 없었는데요.


무엇보다 마오카이나 리신, 카사딘에게서 협력할 개연성이 심각하게 떨어졌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집필 당시 우울한 생활로 인해 사실상 '무감정'상태였던 필자의 상황이 반영되었습니다.


물론 분량이 늘어나고 전개가 느려지고 감성팔이, 아니 감정팔이로 여러 위기를 넘겼다는 비판은 피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작품에 나오는 여러 싸움씬이나 동작들은 <레지던트 이블 댐네이션>이나 <강철의 연금술사 브라더후드>를 참고했습니다.


특히 그림자 군도에서 엘리스와 카사딘이 싸우는 장면은 거의 오마쥬 수준입니다. 브금도 그 때와 똑같이 넣었으니까요.



 


이외에도 다른 브금을 넣었을 때 최대한 음악의 분위기와 원작에 삽입되었던 상황을 연출하려는듯 여러 시도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마지막으로 엘리스가 하는 나레이션은 실사영화 <레지던트 이블 5>에서


엘리스가 그동안의 일을 자기 입으로 소개시켜주는 멘트를 응용하기도 했고요. 영상이 없어서 보여드리질 못하네...


<레지던트 이블> 프렌차이즈의 액션이나 음악, 참 많이도 응용했네요.


스승(= 리신)을 만나서 수련을 통해 성장하고 강해지는 시간을 갖는 일종의 클리셰는


작중의 엘리스에겐 맞지 않는 수련이었음을 강조해 비극적인 엔딩을 맞게끔 구체화시켰고


엘리스와 카사딘과의 관계도 '사랑함으로써 이 난관을 극복해나갈 수 있어!'라는 희망찬 결말은


사랑으로썬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무거운 주제와 분위기에 부합하지 않았기에 이 역시 성공적으로 전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작품의 주요인물들은 모두 비극적인 엔딩만 맞았군요.


어쨌든 한참 연재를 하다가 수험생이 되면서 연재중단을 했었죠.


수험생 당시 국어에서 허덕였던 과거를 계기로 '그래! 다독하면서 수정판으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라는 심정으로


수능 본 날의 다음주부터 연재를 재개했습니다. 수정판이라고 말했지만 리메이크에 가까웠을까요.


그러나 여러분도 아시다시디피 문제가 생겼습니다.



2. 왜 이렇게 못썼나요?


일단 다독을 안했습니다. 수능을 본 이후에 독서를 거의 안했거든요.


일단 <여왕의 정체성>은 먼저 공책에 초고를 쓴 다음 이를 다시 퇴고하면서 올리는 형식으로 연재한 작품입니다.


문체가 뻑뻑하고 무미건조한 문제를 보안한 이 과정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이 방식이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는 특징이 있었고,


주 1회연재에서 주 2회연재로 수정판을 빨리 연재하는 도중에 노트로 쓴 초고분량이 없어졌습니다.


그게 바로 필트오버에서 엘리스와 마오카이가 한 편이 되는 스토리까지였고요.


그래서 이후엔 직접 컴퓨터로 쓰는 작업이 1차 글쓰기가 되었죠. 무미건조하고 단순한 붙여쓰기 문제가 이때부터 심해졌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수정판의 전반적인 줄거리와 설정을 메모한 노트를 분실했습니다.


아이오니아가 작품에서 가장 비중있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시덥잖은 에피소드로 날려먹기식 연재가 눈에 거슬렸던 분들도 적지 않으셨을 겁니다.



ex) 그레고리 기자와의 이야기



개인적으로 신드라나 제드 그리고 진의 출현, 그리고 엘리스가 수련하고있는 동안


카사딘은 뭐하고 있었나 등을 단편적으로라도 다루려고했으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목표였던 100화를 넘겼음에도 이런 부분을 못다룬건 치명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요등장인물들의 설명이나 캐릭터적 특성이 너무 없던것도...


카사딘이 엘리스를 안좋게 보는 관객들의 마음을 대변하도록 설정한 캐릭터는 맞지만


왜이리도 마오카이나 리신은 캐릭터성에 소홀히하고 소극적으로 다뤘는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가장 컸던 문제점은, 글쓴이인 저조차도 이를 인식하면서도 제 시간 내에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는 절망감이었습니다.


팬픽이 으레 그렇지만, 작품의 수준이 엘리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사람들에게 개연적으로 설명하기위해 만들었다는


부정적 인식을 강하게 만들거라고 생각해서, 저도 한동안 현자타임이 와서 연재를 아예 안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끝내기 아쉬웠다는 마음이 들어서 꾸역꾸역 연재해서 완결했네요.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을 많이 들인 엘리스 vs 카사딘편 이후로는 필력이 바닥을 뚫었습니다.


이렇게 길게 써놓고는 '결국은 변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역시 이 작품에 애정과 심혈을 기울였던만큼 결과에서 아쉬운 점이 한둘이 아니었기에,


초반에 읽어줬던 독자들이 떠나갈 정도로 심각했던 문제는 확인해서 알려드리는 것도 중요했다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길게 썼습니다.



3. 글쓴이에게 있어서 이 작품은?


열정은 넘쳤으나 그에 비해 노력이 없었던 작품입니다.


여러 실험적 요소도 넣었고 이렇게 장편으로 완결도 했지만


일단 다독도 안했고, 여가시간에 연재하는데 많은 시간을 기울이지 않은 제 잘못도 있고요.


그래도 개연성이나 스토리는 전작보다는 개선되어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불쏘시개나 다름없었던 이 작품에 수많은 피드백을 해준 친구 '라면대위'님께 고맙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도 이 정도라니... 미안하다 친구야



말이 길었습니다.


전작과 이번 작품을 끝으로 더이상의 장편연재 팬픽을 쓰지는 않으려합니다.


그래도 언젠가 인연이 되면 만날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일방적인 말들만 퍼부은 필자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