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아나는 아이오니아의 평범한 소년이였다. 가족들은 아이오니아에서 나고 자란 평범한 어른들이었고, 전쟁과 다툼에는 사이가 먼 그런 평범한 가정이었다.


그 평화는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평화와 화합을 중시하던 아이오니아는 그렇게 계속 군사력을 유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오니아의 가장 큰 실수이자 오만이었다.

녹서스는 아이오니아의 마법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오니아를 침공했다. 뼈와 살이 평화로운 숲속에 흩어 뿌려졌고, 지난 몇년동안 전쟁다운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던 아이오니아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플레시디엄, 그곳은 아이오니아의 교육적 산물이 담긴 모든것이었고, 아이오니아의 전력은 그곳에 집중되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조금의 군사력이지만 보호를 받았다.

그렇지만, 페아나는 그렇지 못했다.

페아나와 페아나의 가족은 플레시디엄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에 살고있었고, 군사 주둔을 하기위해 모인 녹서스 군사들에게 처참히 살해당하고, 그의 누나는 녹서스군에 끌려가 행방이 묘연해졌다.

페아나가 할수있는건 그저 찬장에 숨어 가족들의 죽기전 단말마를 듣는 것 밖에는 없었다.

페아나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저 가족들과 함께한 추억들을 머리속에 주마등처럼 스쳐보냈다. 그러던 도중 페아나는 한가지 단어가 떠올랐다.

' 업보 '

페아나는 카르마가 가르쳐준 업보가 떠올랐다. 악한 자들이 악한 짓을 하면 그 악한 짓은 언제나 돌아온다고-

그러나 페아나는 그 다음 말한 카르마의 말을 떠올리지 못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업보를 자신이 이루려 하지는 마세요."

페아나는 운이 좋았다. 자신의 부서진 집 아래 쪽에는 녹서스 군사들의 잠자리가 있었고, 그중에는 마법으로 봉인되어있는 상자가 하나 있었다. 그렇다. 복수를 할수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자신들의 혈육을 죽인 업보를 치루게 할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허나 페아나는 곧 이유 모를 충동에 휩싸였다. 페아나는 마법적 재능이 없고, 육체적으로도 평범한 소년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 상자에 걸린 봉인이, 단순한 봉인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페아나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깨어난 녹서스 군사가 그에게 활은 쏜것이다.

페아나는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포위된 상태라 마법이 걸려있는 상자의 뒤로 숨었다. 페아나의 선택은 운이 좋았다. 그 마법은 그의 심장과 공명해 뛰었고- 이내 그의 눈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녹서스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고대 마법이었다. 페아나는 의문을 가졌지만,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녹서스의 군사들은 전투 태세에 들어갔고, 곧 이 상자 뒤에 숨어있는 페아나를 죽일것이 뻔했다.

허나 페아나는 자신의 왼쪽 눈이 이상하다는것을 느꼈다. 이상하다기보다는 무엇인가 보인다는 느낌이었다. 그 고대 마법의 힘은 페아나의 눈에 스며들어갔고, 고대 마법으로 봉인되어있던 상자는 덜컹 거리기 시작했다.

페아나가 녹서스군에게 심장을 찔린것은, 상자가 부셔지고 난 이후의 이야기이다.

상자가 부셔지고 크고 빨간색의 눈을 가진 방패가 페아나의 눈에 들어왔다. 페아나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페아나는 그 방패를 잡았다. 그리곤-

"넌 누구지?"

".....나는 .....르킨....죽....."

그 존재는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오랜 시간동안 봉인되어 있었는지, 죽어가는 상태로 봉인되었는지는 몰라도, 무엇인가 꺼져가는 불씨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다르킨 나의 동족들은 어디 있나"

"다르킨? 인간들에 의해 봉인된 살아있는 무기를 말하는거야?"

"살아있는....무기? 지금의 인간들은 나를 그렇게 부르는건가"

"그렇다면 너는 나의 육체를 숙주삼아 부활하는 건가?"

"잘 알고있군 숙주, 그러나 나에게는 그럴만한 힘이 남아있지 않아."

페아나는 잠깐 생각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하나 계약을 하자 나에게 힘을 빌려줘, 그렇다면 너가 부활할수 있는 힘만큼을 내가 채워주지 "

다르킨은 의아해하는듯이 물었다.

"어째서?"

"나는...그들에게 업보를 짊어지게 해야 해 그러기 위해선 너의 힘이 필요하고 "

"그렇다면 너 또한 그들을 죽이고 그 업보를 짊어지게 될텐데?"

"그 업보가 , 너의 부활이겠지."

다르킨은 이내 수긍한듯 말을 멈췄다.

"꽤나 신념있는 인간이로군, 안타깝구나 너가 타곤의 사람이었다면 성위의 그릇으로도 충분했을 터인데...."

다르킨은 냉정한 말투로 말했다.

"좋다. 너의 말을 들어주지."

페아나는 뜬 눈을 떳다. 그의 시야에는 페아나의 심장을 관통한 창이 보였다. 그러나 무엇인가 이상했다. 그의 심장에서는 피가 흘러나오지 않았고, 그의 양 팔과 다리에는 자신의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갑주가 뒤덮여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방패가 들려있었다.

이내 페아나는 상황을 이해한듯 입을 열었다.

"업보를 , 짊어질 차례다."

그 숲에는 굉음이 울려퍼졌고, 플레시디엄의 전투에서 잔 이렐리아라는 소녀가 전쟁을 끝마친건, 조금 이후의 일이다.

아직도 페아나는 아이오니아의 어두운 곳에서 살아있다.

고대 봉인의 힘이 깃들어 있는 그의 왼쪽 눈과, 이젠 하나가 된 다르킨의 눈을 치켜세우고, 업보를 짊어지지 않은 자들에게 업보를 선사한다.


-살아있는 모두는 업보를 지니고 있다. 나또한 피해갈수 없는 업보를-